거대자본에 밀려 동네 빵집들이 하나둘씩 설 자리를 잃었지만, 그 틈바구니 사이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굳건하게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빵집이 있다. 천편일률적인 재료와 맛을 떠나 좋은 재료와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승부수를 던졌다. 무한 성장을 지나 수원 대표 빵집으로 자리 잡은 그들의 맛있는 빵 이야기를 담았다. 지금 이 모습 그대로 달려라~, 우리 동네 빵집!
도움말 하얀풍차 망포점(031-205-0031), 참밀그득한빵(070-4126-3991), 오블라디 인계점(031-267-3363)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TV에도 소개된 그 빵집
20년 전통의 ‘하얀 풍차’
망포동 매장 안이 잠시 쉴 틈도 없이 사람들로 북적댄다. 오전6시부터 시작해 저녁9시까지 계속해서 빵이 나오고, 손님들은 익숙한 듯 원하는 빵을 기다린다. 하얀풍차는 20년 전, 매탄동 주공아파트 작은 상가에서 시작했다. 그 때만 해도 수원에 330여 개의 개인제과점이 있었다는 주온영 대표는 “이제는 80여 군데 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하얀풍차라고 그간에 고비가 없었으랴 만은 특히 5년 전쯤엔 대형 프랜차이즈의 물량공세에 밀려 고전해야만 했다. 그래서 새로운 빵 개발에 매달렸고, 얼마 전 TV에 소개된 만득이버거를 비롯해 다양한 빵이 만들어졌다. 초코식빵, 호두식빵, 크림치즈마카롱, 피칸엘리게이터, 화이트롤, 100% 호주산 유기농밀가루로 만든 천연발효빵 코너 등 한눈에 보기에도 생소한 이름과 디자인의 빵들이 상상을 자극한다. 종류만 300여 가지가 넘는다.
“이스트를 전혀 넣지 않고 생산실에서 매일 발효 액종을 배양해서 발효빵을 만듭니다. 향도 좋고 속도 더부룩하지 않아서 건강에도 좋고요. 하얀풍차의 빵은 빵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빵 마니아로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전국 개인제과점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을 올 정도라니, 주 대표의 자부심이 충분히 공감이 됐다. 하얀풍차의 빵을 두고 손님들은 중독성 강하다, 소화가 잘 된다고 얘기한다.
▷하얀풍차 만의 경쟁력_ 기술개발과 시설투자, 적극적인 마케팅
돌가마 오븐부터 시작해 빵 종류별 오븐, 다양한 반죽기계 등 수입의 대부분은 시설 재투자에 사용된다. 건물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빵 종류별 생산실과 연구개발실이 자리 잡고 있다. “설비는 물론 기술도 좋아야 살아남는다. 틈나면 해외에도 나가서 시장조사도 하고, 끊임없이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 대표는 강조한다.
기존의 단골고객만을 의지하지 말고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도 필요하다. 하얀풍차에선 적립카드 외에도 매탄점에선 매월1,2일, 망포점에선 15,16일 구매금액의 50%를 상품권으로 제공하는 행사도 진행된다.
▷추천! 하얀풍차 대표 빵
하나. 크림치즈베이글_ 직원이 강추하는 제품이다. 플레인 베이글의 쫄깃한 식감에 갈릭크림치즈가 덧입혀져 담백하면서도 풍미가 가득하다.
둘. 튀김소보로_ 튀긴 소보로의 바삭함과 꽉꽉 들어찬 통팥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는 빵이다. 진열되기 무섭게 팔려나간다.
엄마의 마음으로 빚은 정성의 빵
‘참밀그득한빵’
처음 서로좋은가게에서 만난 참밀그득한빵의 단팥빵은 첨가물 하나 없이, 부드러움과 촉촉함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그 감촉을 못 잊어 찾게 된 우만동의 참밀그득한빵 공장, 제과제빵사 복장을 제대로 갖춘 5명의 주부들이 한창 빵과 쿠키를 만드는 중이었다.
“국산 유기농밀가루와 유정란을 기본으로 대부분의 재료는 유기농을 고집합니다. 단팥도 국산 팥을 직접 빻아 삶아서 쓰고, 버터크림도 일일이 만들어서 쓰기 때문에 품이 많이 들지만, 그게 엄마의 마음으로 만드는 참밀그득한빵의 색깔이죠.” 장현자 대표의 얘기에 힘을 싣듯 김옥자 씨가 “우리 손자가 할머니가 만든 빵이 제일 맛있다고 할 때 자부심도 느끼고, 빵 만드는 데 더 신경을 쓰게 된다”며 웃어보였다.
참밀그득한빵은 희망지역자활센터의 작은 사업단으로 시작해 올해부터 공동체로 독립해서 운영되고 있다.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빵 만드는 일에 도전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일주일에 한번 회의를 통해 개선사항 및 제품개발,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아가면서 점점 성장해가는 중이다. 장 대표는 “이젠 머핀, 카스테라 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다. 나중에는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은 물론 개인제과점을 내고 싶은 꿈도 갖고 있다. 어린이집과 학교, 서로좋은가게, 군포의 아미스 카페, 우리농 등에 납품한다. 단체주문도 가능하다.
▷참밀그득한빵의 대표 빵
허브쿠키&카스테라_ 장 대표의 말을 빌자면 촉촉함의 비결은 좋은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낌없는 재료사용도 풍미를 더욱 배가시킨다. 한입 베어 물때는 모르지만, 씹을수록 입 안 가득 강하게 퍼지는 허브향이 허브쿠키의 매력이다. 꽉 찬 느낌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카스테라는 유정란을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고소한 계란의 향이 풍부하게 다가온다. 건강한 빵을 먹고 있구나 싶은 생각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케이크의 신세계를 열다
유기농수제케이크전문점 ‘오블라디’
“영통에 오픈하고 6개월은 매출이 늘지 않아 고민이 많았죠. 케이크는 특별한 날 먹는다는 생각의 장벽도 깨뜨리기 쉽지 않았고요.” 조윤종 대표는 손님이 원하는 케이크를 즉석에서 만들어 배달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고 들려줬다. 3년여가 지난 지금, 손님들의 요구로 인계동 매장도 오픈했다. 수원의 대표적인 케이크하우스로 자리 잡고, 제법 디저트 문화도 정착돼 이젠 커피와 함께 케이크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제과제빵기능사인 조 대표는 프랜차이즈 제과점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제케이크라는 아이템을 구상, 오랜 시간 연구를 거듭해 ‘오블라디’를 만들었다. 오블라디의 수제케이크는 색감이나 디자인 면에서도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블루베리 생크림 케이크, 사과케이크 등 40여 가지의 케이크가 화려하게 쇼케이스를 장식한다. 케이크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역시 맛. 유화제는 쓰지 않는다. 호주산 유기농밀가루와 결정과당, 천연소금을 사용해 부드럽고 깔끔한 맛을 낸다. 아이도 어르신도, 당뇨환자도 부담 없이 소화시킬 수 있다. “재료비가 비싸긴 있지만, 제가 직접 케이크를 만들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재료를 유지할 수 있다”고 조 대표가 덧붙였다. 주문케이크는 물론 시즌케이크도 오블라디 만의 야심작. 곧 있을 화이트데이에도 화이트데이케이크를 제작, 가족, 연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계획이다.
▷오블라디 만의 경쟁력_ 제빵사의 인성이 최우선, 꼼꼼한 준비가 필수
오블라디 케이크하우스는 빵을 만드는 사람의 마음,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요령피우지 않는 정직함, 직원을 아끼고 격려해주는 마음이 케이크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조 대표는 자신의 실력만을 믿고 섣불리 도전하기보다는 관련 분야에서 경력도 많이 쌓고 준비를 철저히 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실력+직원관리능력, 이 모든 게 잘 어우러져야 한다.
▷인기몰이 중인 오블라디 케이크
하나. 사과케이크_ 모양도 사과지만, 맛도 사과로 가득 찼다. 화이트 카스테라 속에 감춰진 사과가 달콤한 맛을 전해준다. 100% 산딸기 파우더로 토핑마무리. 모양도 가격도 모두 만족해 손님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
둘. 미소_ 쌀로 만든 케이크로 어르신들이 특히 좋아한다. 부드러우면서도 흑미와 쌀이 가진 차진 느낌의 맛이 지금까지 맛본 케이크와는 확연히 다르다. 물방울 모양의 과당시럽으로 심심할 수 있는 케이크에 신선함을 가미했다.
▷이용 팁!
수원삼성블루윙스의 열렬한 팬이자 서포터즈인 조윤종 대표는 당일티켓을 가져오거나 블루읭스유니폼을 입고 온 고객에게 10% 할인혜택을 준다. 삼성블루윙스가 우승하면 서포터즈들이 부르는 대표적인 노래 ‘오블라디 오블라다’에서 가게이름을 따왔을 정도로 축구사랑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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