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어지러운 게 아니고, 중심을 잡고 있지 못할 정도가 전체가 다 돕니다. 너무 무서워 병원에도 못 가겠더라고요. 그렇게 사흘을 보냈습니다. 정말 앞에 보이는 전화기도 잡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개그맨 겸 MC인 김제동이 ‘이석증’으로 고생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코아한의원 송파본원 박재현 원장은 “어지럼증, 구토 등을 유발하는 이석증은 어지럼증 자체로도 힘들지만 증상을 방치할 경우, 어지러움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자극을 통해 심인성 어지럼증으로 발전하여, 불안장애나 우울증, 공황장애등을 유발하는 촉발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라며 “떨어진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떨어져 나온 ‘이석’이 어지럼증 유발
이석증은 이석기관에서 떨어져 나온 이석가루들이 평형기능을 자극,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달팽이관과 반고리관으로 이루어진 내이에는 평형을 감지하는 전정기관이 있고, 전정기관 안에는 이석과 평형반으로 이루어진 이석기관이 존재한다.
여기서 이석(耳石)이란 말 그대로 ‘귀안의 돌’이란 뜻으로 칼슘덩어리로 이루어진 조그만 돌을 의미한다. 이 이석은 평형반위에서 흔들거리며 몸의 균형을 잡아주다가 이석과 평형반사이의 결합력이 떨어지면, 원래 있어야 할 평형반 위에서 떨어져 나오게 된다.
박 원장은 “떨어진 이석 조각들이 귀안의 반고리관을 돌아다니며 어지럼증을 유발하게 된다”며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 숙일 때, 또 누울 때나 누워서 고개를 돌릴 때처럼 머리의 변화에 따라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석증은 어지럼증 환자의 50~60%를 차지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으로 최근 꾸준히 그 수가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5년(2008∼2012) 동안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석증 환자가 19만 7846명에서 28만 2345명으로 1.4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여성(19만 9603명)이 남성(8만 2742명)보다 2.41배 많았고, 50대 이상이 전체 진료 인원의 64.1%를 차지했다.
이석 제자리에 돌려놔야
한의학에서 이석증은 기훈(氣暈), 허훈(虛暈), 담훈(痰暈)에 속하는 것으로 본다.
“동의보감에서 어지럼증을 기훈, 허훈, 담훈, 풍훈, 열훈, 습훈 등 6개로 분류하는데 이석증은 그중에서 스트레스, 영양불량, 과로, 피로, 허약상태, 체내 수액대사 부전으로 인한 기훈, 허훈, 담훈에 속하는 질환입니다.”
피로,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해 몸이 약해진 경우, 또 체내 수액대사가 잘 이뤄지지 않을 때 이석증이 생겨날 수 있다는 것. 또한 머리에 큰 충격을 받거나 골밀도가 떨어지는 골다공증, 메니에르병, 편두통이 있는 경우에도 흔히 나타날 수 있다.
이석증의 치료는 정확한 진단 후 떨어져 나온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 넣는 시술과 추나치료를 시행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박 원장은 “이석증 치료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석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이라며 “어설프게 자가진단하여 잘못된 치료를 하게 되면 치료가 늦어짐으로 힘든 것 뿐 아니라, 이석증과 비슷한 양상의 어지럼증을 보이는 다른 질환에 대한 진단 및 치료시기가 늦어져 위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발 막기 위한 근본치료와 후치료 병행해야
한편, 이석증은 치료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재발이 높고 다양한 후유증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이석증은 발병 후 1년 이내에 20~50% 정도가 재발한다”며 “전정신경염을 앓았거나 고령 혹은 여성인 경우, 또 이석증이 3회 이상 발병했던 경우는 재발의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이석증이 치료된 후에도 ‘머리가 무겁고’ ‘멍~하거나’ ‘띵~한’ ‘잠깐씩 아찔아찔한 느낌’의 후유증이 있는 경우, 전정기능저하의 동반여부에 따라 후유증 치료가 필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석증의 잦은 재발은 습관성 이석증으로 발전, 재발의 확률이 더 높아질 뿐 아니라 어지럼증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우울증, 신경증, 불안장애 등의 정신과적 질환이 동반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석증 발병 시 이석을 제자리로 되돌려 놓는 기본 처치와 함께 몸의 환경을 원래대로 되돌려놓는 근본 치료를 귀질환 전문 한의원에서 10일에서 1개월 정도 꾸준히 진행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이석증이 있다면 적당한 운동과 휴식, 균형 잡힌 음식섭취가 필요하며,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카페인함유 음료, 알코올 등은 삼가는 게 좋다.
도움말 코아한의원 송파본원 박재현 원장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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