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영웅으로 떠올랐던 한국의 박태환, 미국의 펠프스, 중국의 쑨양 선수 등 스포츠 영웅들을 보며 누구나 한번쯤 그들의 몸매와 수영실력에 감탄했을 것이다. 떡 벌어진 어깨와 역삼각형의 체형, 근육질의 몸매를 보며 ‘나도 저런 체형이었다면…’. 또는 거센 물살을 헤치며 역동하듯 헤엄치는 모습을 보고 ‘멋있다’,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불가능한 이야기. 먼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나 주인공이 내가 아닌 내 아이라면 어떨까?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 아이가 박태환, 펠프스, 쑨양 선수와 같이 대단한 수영선수가 되지 말란 법이 없다. 비록 나는 못되더라도 한창 자라나는 내 아이는 얼마든지 훌륭한 수영선수가 될 수 있다.
초등학생 6명, 충북수영연맹 선수로 훈련 중
충청북도수영연맹(이하 연맹)이 충북지역 수영선수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맹은 지난해 10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선수로 활동할 아이들을 모집, 현재 청주지역에 거주하는 6명의 초등학생들이 연맹 선수로써 맹훈련을 하고 있다. 주로 초등학교 2~3학년 학생들로 이루어진 선수팀은 지난해 11월부터 매일 2시간 이상씩 흥덕구 사직동 청주실내수영장에서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등 수영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실력을 다지고 있는 것.
물론 처음 훈련을 시작했을 당시, 아이들은 물속에 머리를 넣는 것조차 무서워할 정도로 초보였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그야말로 일취월장했다. 아직은 작은 체구지만 물살을 가르며 나가는 모습이 제법 선수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다. 훈련을 지도하고 있는 연맹의 최은미 코치는 “아이들이 열의가 있고 열심히 한다”며 “실력 또한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최 코치는 “아직은 기초적인 훈련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근력을 보강하는 운동도 병행하는 등 좀 더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실력 있는 선수로 키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이들은 오는 3월 16일에 열리는 ‘제 12회 안양시 수영연맹 회장배 마스터즈 수영대회’에 전원이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소혜(문의초 3) 양은 “열심히 연습해 큰 대회에도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수영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운동
수영이 아이들 건강에 좋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균형있는 몸매 유지와 다이어트는 물론이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효과적이다. 특히 근력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튼튼한 잔 근육을 키울 수 있으며 무엇보다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코치는 “수영을 하면 집중력과 지구력이 좋아지기 때문에 결국은 공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수영은 모든 아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이 수영을 하기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초등 저학년들까지도 수학, 영어 등 입시 위주의 공부를 하느라 운동을 위해 매일 2~3시간을 투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 이에 대해 충북수영연맹의 조병태 상임부회장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수영만큼 좋은 운동은 없다”며 “꼭 선수가 되지 않더라도 수영을 하면 아이들 미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려한 과거의 실력 되살리고파
각 시·도의 수영연맹 주 역할은 선수육성이다. 하지만 수영연맹에서 직접 선수를 육성하는 시·도는 거의 없다. 예산 부족 등으로 대회개최 및 준비와 행정적인 업무를 하기에도 빠듯하기 때문이다. 충북수영연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지난해부터 수영선수를 직접 육성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 말 그대로 실력있는 선수를 제대로 육성하기 위함이다. 과거 화려했던 수상실적과는 달리 최근 저조해진 충북지역 선수들의 실력을 향상시키려는 자구책인 셈이다. 현재 충북수영연맹에 등록된 선수는 3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90% 이상이 초등학생이고 중학교 진학 후 선수로 활동하는 아이들은 점점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충북수영연맹의 이용범 회장은 “과거 화려했던 충북수영의 면모를 되살리고 싶다”며 “우선 수영의 저변확대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선수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맹은 현재의 선수팀 이외에도 초등저학년을 대상으로 15명 규모의 선수팀 2개를 더 운영할 계획이다. 조병태 부회장은 “단순한 취미생활이나 강습수준이 아니라 선수로 활동하길 원하는 학생들의 참여를 기다린다”며 “수영장 입장료 이외의 별도의 비용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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