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Opera)는 클래식 창법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종합무대예술이다. 성악적인 기술은 물론 연기, 감정을 살린 몸동작까지를 모두 겸비해야 비로소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보통은 성악을 전공하며 자연스럽게 오페라 무대에 오르는 것이 순서지만 특별히 ‘오페라’ 무대에 오르기 위해 자신의 열정을 불사르는 학생이 있다. 광문고등학교 김진석(3년)군이다. 진석군이 꿈꾸는 ‘성악 세계’에 대해 들어 봤다.
뮤지컬 배우로 연기 익히다
진석군의 이력은 이미 화려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연기를 했고 뮤지컬 배우로도 많은 활동한 진석군이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연기 공부를 하다가 연극을 접했죠. 연극에 매력을 느낄 때쯤 연기와 음악을 접목한 폭넓은 예술인 뮤지컬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연기력과 가창력을 인정받은 진석군은 유명한 뮤지컬 ‘명성황후’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는 기회를 얻었다. 세자 역할이라는 비중 있는 배역으로 150회 공연까지 하게 된 것.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이후에도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며 중학교 때에 극단에 입단, 대학로 무대에서 많은 공연을 소화해 나갔다. 주연으로 출연했던 대표 어린이 뮤지컬 작품으로 <아빠의 생일 선물> <건강나라 보물상자> <담배 뚝 진석이의 꿈> 등 다수가 있다.
한창 뮤지컬 활동을 하던 그에게 오페라라는 새로운 장르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뮤지컬이 보다 일상적인 주제로, 대중적 창법과 대중적 악기가 동원된다면 이에 비해 오페라는 모든 대사를 성악으로 표현해야 하며 정통 클래식 음악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뮤지컬과는 또 다른 발성을 필요로 하는 성악이 정말 매력적으로 와 닿았어요,”
일찍부터 뮤지컬 배우를 하던 진석군의 꿈이 ‘성악가’로 돌아서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중학교 3학년 때 우연히 관람한 오페라 <아이다>. 2시간 30분 남짓 진행된 그 공연이 진석군의 음악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진석군은 오페라의 웅장한 무대, 배우들의 화려한 연기, 배우들이 뿜어내는 소리의 마력에 홀딱 반해 버렸다. 그 후로 그는 유명 오페라 작품 국내 공연이 있을 때 마다 관람을 놓치지 않고 성악가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성악과 오페라 세계에 입문하다
연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정통 예술 세계로 다가서기 위해 고등학교 때부터는 성악 세계에 입문했다.
“남들은 돈도 쉽게 벌 수 있고 대중의 인기를 끌 수 있는 뮤지컬이나 계속 하라고 말하지만 정통 성악의 매력에 빠지면서 어렵고 외로운 성악의 길을 선택했습니다. 육성 그 자체로 남의 마음에 다가서는 묘한 매력 때문에 성악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오케스트라 반주에 웅장함을 토해내며 관객을 압도하는 오페라의 매력은 성악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 빠져들게 만드는 마력 같은 힘을 갖고 있었다.
성악의 세계에 처음 입문하며 많은 고충도 따랐다. 서로 다른 발성법이 문제였다. 뮤지컬을 오랫동안 하다 보니 뮤지컬 창법에 익숙해서 성악의 벨칸토 창법에 적응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일반 가요나 뮤지컬은 창법에서 고음 발성 시 가성을 이용하는데, 성악은 진성으로 폭넓은 옥타브를 넘나들어야 해요. 특히 고음에서 진하고 순수한 감정을 실어 내야 해서 연습이 순조롭지 않았죠. 집안에 방음벽을 설치하고 발성에 몰두했습니다. 연습하느라 목청이 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고음 연습을 할 때에는 성대가 찢어져 피를 흘린 적도 있었죠.”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만의 소리를 찾아내기 위해 꾸준히 연습에 몰두했다.
외국어 공부도 시작했다. 이탈리아 가곡이나 독일가곡은 단순히 발음만 따라한다고 곡이 완성되지 않는다. 감정표현을 위해 가사해석의 필요성을 느낀 진석군은 어학실력을 갖춰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처음에는 가사의 의미도 모른 채 그저 따라만 불렀는데, 그러다 보니 노래에 감정과 영혼을 담을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이태리어, 독일어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내 꿈은 테너 가수
진석군의 강점은 어릴 때부터 연기 공부를 해 노래 부를 때 어느 누구 보다도 감정 전달이 쉽다는 점이다. 때로는 감정이 실린 발성을 연습하기 위해 다양한 문학 작품을 접하며, 감정 이입과 조절을 위한 연습도 한다. 초견력이 뛰어난 것도 그의 또 다른 강점. ‘음감을 받아들이고 표출하는 능력이 뛰어나 성악 세계에 다가가는 능력이 남들보다 빠른 편’이라는 칭찬도 자주 듣는다.
그는 “제가 가진 음악적 장점들을 더욱 발전시켜 세계적인 테너가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자신의 꿈을 밝힌다.
진석군은 요즘 7월 개인 공연을 앞두고 준비 중이다. 대학교에서 성악 공부를 한 후, 성악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의 산타체칠리아음악원에서 심도 있는 성악과 오페라 공부를 해 보고 싶은 인생의 커다란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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