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생들이 학교생활 중 많은 시간을 대입을 위한 학과 공부에 투자한다. 그러나 진학을 위해 책상 앞에서의 웅크린 공부보다 큰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당찬 학생도 있다. 광문고등학교 정하영(2학년)양이 바로 그런 학생. 하영양은 자신의 인생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학업에서 가장 중요한 고교 2학년 시절을 자신이 원하는 재능 활동 발산에 집중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성적은 최상위권이다.
수학, ‘미운’ 친구에서 ‘친한’ 친구로
고등학교 입학 후 처음 치룬 수학내신시험에서 하영양이 받은 성적은 5등급. 뭔가 문제를 직감한 그는 ‘무식한’ 수학 공부 방법을 택해 열공의 길로 접어들었다. 중학교 과정의 수학 자습서를 사서 다시 공부하기 시작한 것. 시간이 걸렸지만 학습 효과는 1년 후 1등급이란 성적으로 돌아왔다.
“중학교 과정을 복습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제게 부족한 부분이 굉장히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던 중 기말고사를 치렀는데 중학교 수학을 공부하고 있던 제가 시험성적이 오를 리가 없었죠. 중학교 수학을 처음 시작할 때는 선행 학습을 하는 다른 친구들을 보며 막막하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지만 1년 후 성적 향상과 함께 그런 마음도 싹 사라졌어요.”
단계별 연결 학습이 중요한 수학. 하영양은 잃어버린 수학의 고리를 연결하기 위해 중학교 과정부터 착실히 기초를 다지며 수학을 정복해나갔다.
중학 과정 인터넷 강의, 자습서 등으로 일주일 내내 수학공부에만 집중한 하영양. 그는 “수학 공부를 하느라 해 뜨는 것을 본 것도 여러 번이었다”고 했다.
수학에 대한 성취감은 자신감으로 발전했고, 이제 수학은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됐다. 진정한 수학 마니아로 거듭난 것이다.
냉철한 논리는 나의 힘
어렸을 때부터 남들 앞에서 말하는 걸 좋아한 하영양은 초등학교 때 나의주장 말하기대회와 웅변대회 등 다수 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중학교 시절 사춘기가 오면서 소심해지고 또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으로 바뀌었다. 그는 “남들 앞에서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일이 어느 순간부터 어려워졌다”고 털어놨다. 그런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등학교 입학 후 지원한 동아리가 바로 독서토론 이야기부. 방과후학습 프로그램인 독서토론논술반에도 등록, 독서와 토론의 힘을 키워갔다.
“평소에는 제가 좋아하는 책이나 자기계발서, 패션 쪽에 관한 책들만 골라 읽었었는데 동아리 활동과 방과후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게 되어 특히 좋았습니다. 생각하는 폭도 넓어지고 지식도 많이 쌓여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하영양의 독서에 대한 집념은 독서 능력 향상으로 이어졌고 교내 토론대회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하영양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의견을 조리 있게 밝히며 상대 의견을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방법과 설득의 기술을 익히게 됐다”고 말했다.
내 꿈은 패션 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는 하영양이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가져온 꿈이다.
“어머니가 패션 쪽이랑 관련된 일을 하시기도 했고, 어렸을 때부터 패션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어요.”
그러다 고등학생이 된 후 자신의 진로를 ‘패션디자이너’로 구체화했다. 막연하기만 했던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이루기 위해 패션의 세계를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서울패션위크’를 참관하며 패션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국내외 패션 잡지를 구독하며 스크랩도 하고 디자인 페이퍼도 만들었다. 동대문시장에서 원단샘플을 얻어와 다양한 원단을 분석해보기도 했다.
방학에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진로관련 프로그램 ‘패션디자이너 프로그램’에 참가해 기본적인 패션에 대한 이해를 넓혀갔다. 또 현직 디자이너들과 함께 하며 디자인에서부터 샘플이 나오기까지의 전 과정을 체험, 패션디자이너에 대해 막연한 환상이 아닌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부분을 보며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그는 활동영역을 넓혀 국가인증 프로그램인 ‘미혼모에게 치마 기증하기’ 프로그램에 참가, 직접 만든 편한 치마를 기부하고 있기도 하다.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패션동아리를 직접 만든 하영양은 “학교에서 주어진 시간에 직접 잡지 스크랩도 하고, 동아리로고를 디자인해 단체복도 직접 만들고, 또 팔찌도 제작해 보고, 동대문 탐방도 하며 진로와 관련된 활동을 자유롭게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좋았다”거 동아리 활동을 자랑했다. 패션동아리부는 교내 축제에서 처음으로 패션 모델왕 대회를 개최, 멋진 행사를 연출하는 실력을 뽐냈다.
“앞으로 패션과 관련된 학과에 입학, 패션에 대해 심층적인 공부를 한 후 패션디자이너를 넘어 패션 CEO가 되는 게 제 꿈입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열혈학생 정하영’이 당당히 밝히는 그의 꿈이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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