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때문에 입호흡 하게 돼 수면 방해 … 키 성장 방해하는 최대의 적
구미동에 사는 주부 최미경(48) 씨는 요즘 휴지를 달고 산다. 코에선 콧물, 입에선 재채기가 끊이지 않는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최미경씨처럼 맑은 콧물과 코막힘 재채기로 고생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가 증가한다. 실제 최근 5년 사이 계절성 비염 환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 자료를 토대로 5년간 비염 환자 추이를 보니, 환절기인 3~4월(봄)과 9~10월(가을)에 환자가 증가했으며 특히 9월에 가장 많았다. 또 9세 이하와 10대 환자 수가 다른 연령에 비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키 크고 싶다면 비염은 반드시 치료해야
이렇게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점차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분당 하이키한의원 이승용 원장의 설명을 들어보자.
“알레르기 비염이 증가하는 것을 두고 ‘너무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라 면역력이 약해져 발생한다’는 위생가설을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를 외부로부터 신체를 방어하는 기능인 위기(면역력)가 약한 상태에서 다양한 외부 요인에 감촉돼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수면 부족, 과로, 컨디션 저하 등 몸속의 면역력이 약화되고 원기가 부족하면 생기는 것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콧물 코막힘 등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잠을 자주 깨다보니 성장호르몬이 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장 치료를 하는데 있어서도 비염은 반드시 치료하고 관리해줘야 하는 질환이다.”
최근 서울대병원은 비타민D가 부족한 아이가 알레르기 비염이 발생할 위험이 1.5배 이상 높다고 발표했다. 알레르기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등 항원에 대해 면역반응이 과민해져 생기는데, 비타민D가 알레르기 질환의 주된 면역세포인 T림프구의 면역반응을 억제하고, 알레르기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조절T림프구의 기능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라는 것. 물론 비타민D는 면역반응에만 관여하는 영양소가 아니다. 비타민D는 체내에 흡수된 칼슘을 뼈와 치아에 축적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부족하면 어른의 경우 골다공증이 발생하고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 키가 잘 자라지 않게 된다.
이승용 원장은 “비타민D는 우유나 멸치에 많이 들었지만 먹기만 해서는 몸에서 필요한 만큼 만들어지지 않는다. 햇볕을 적정량 쬐어야 비타민D가 활성화 되어 인체에서 활용될 수 있다”며 “따라서 알레르기 비염이 있고 키가 작은 아이들은 우유나 멸치 등을 충분히 먹고 평소 햇빛 아래에서 최소 20분 이상 뛰어 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Advice이승용원장
비염 있는 어린이 치료는 이렇게~!
키가 작아 한의원에 내원하는 아이들을 분석해보면,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통 설사 등을 호소하는 소화기 허약아들 다음으로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등 알레르기 질환군이 많다.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몸이 약하고 찬 허한증이나 폐열이나 풍열 등 열증으로 발생한 경우로 구별한다. 허한증은 피부가 창백하고 허약해 보이며 밥도 잘 안 먹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보통 보중익기탕 가미방에 성장탕을 함께 처방한다. 그러면 비염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혈색이 좋아지고 입맛도 좋아지면서 키도 잘 크게 된다. 열증이 있는 아이들은 다크서클이 심하고 눈이 충혈 돼 있으며 얼굴빛이 어둡고 지저분해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형개연교탕과 성장탕을 함께 처방하면 비염이 좋아지면서 지저분하고 까맣던 얼굴빛이 좋아지고 키도 잘 자란다.
분당 하이키한의원 이승용 원장은 “키가 작은 아이들은 성장을 방해하는 원인이 있게 마련”이라며 “1년에 4cm 이하로 자라거나 만성 비염으로 항상 코를 훌쩍거리는 아이는 그 원인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자라지 않던 키가 쑥숙 자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도움말 분당 하이키한의원 이승용 원장
신민경 기자 mkshin@naeil.com
알레르기 비염이야? 감기야? 헛갈리네~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은 비슷한 증상을 갖고 있어 차이점을 모르면 구별하기 쉽지 않다. 알레르기 비염과 성장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어린이의 비염을 감기로 착각해 치료시기를 놓치면 만성비염이나 축농증까지 진행될 수 있다. 콧물·코막힘·기침으로 코가 막혀 입호흡을 하게 되면 점차 얼굴이 아데노이드형(얼굴이 길어지고 아래턱이 뒤로 밀려 윗니가 돌출)으로 변형되기도 하니 부모들의 세심한 관찰이 요구된다. 또 알레르기 비염이 발생했다면 습도를 조절하고 실내를 자주 환기시키면서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잘 때도 몸이 온도 변화를 자주 겪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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