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눈길 닿는 곳마다 가을이 단장을 하고 마음을 사로잡는다. 높푸른 하늘에서 너른 논의 황금물결에서 풍만한 자태로 익어가는 늙은 호박에서 가을과 마주친다. 철지난 바다에서 들려오는 꽃게와 대하의 풍년소식은 반갑고도 반갑다. 아이들과 이 가을을 즐기기 위해 가까운 갯벌로 나가보자.
공도 차고 바지락도 캘 수 있는 도비도 =
송악IC와 석문방조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왜목마을을 차례로 지나면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에 도착한다. 물때를 맞춰 가면 넓디넓은 갯벌에서 즐비하게 조개를 캐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조개, 게, 골뱅이, 낙지 등을 잡아 올리는 손길이 분주하다. 도비도는 원래 섬이었지만 대호방조제를 축조하며 육지로 변한 곳이다. 도비도 농어촌휴양단지에는 숙박시설, 전망대, 유람선 선착장과 암반해수탕 등의 시설과 회와 칼국수를 파는 식당, 건어물과 수산물을 파는 수산물 직판장이 있다.
휴양단지에는 야영이 가능한 곳이 있어 텐트 여러 동과 캠핑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 아이들과 조개를 캐보자. 긴 장화와 햇살을 피할 모자, 호미와 조개갈퀴 등 장비를 갖추고 갯벌로 내려가자. 장갑과 막힌 신발이 필수다. 도비도 갯벌은 부드러운 진흙이 아니고 바위마다 굴 껍질이 붙어있어 날카롭고 위험하기 때문이다. 살짝만 스쳐도 피를 보게 된다. 흥분한 아이들이 뛰다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쭈그리고 앉아 호미로 갯벌을 파다 보면 제법 알이 굵은 바지락을 만나게 된다. 엄지손톱만큼 작은 바지락은 다음을 기약하며 놓아준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와! 진짜 크다.” “아빠! 이리 와 보세요!” “낙지다. 벌써 세 마리째다.” 조용한 갯벌이 금방 시끌벅적해 진다.
* 갯벌에는 작은 게와 바지락이 지천이다.
한두 시간 만에 작은 양동이가 제법 묵직하다. 아이주먹만한 게도 여러 마리 잡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한 바구니씩 조개를 담고 있다. 바닷물을 받아 조개를 담가두면 해감을 시킬 수 있다. 소쿠리나 양파망을 준비하면 조개를 담아오기 편하다.
썰물 때가 되면 금방 물이 들어온다. 잠깐 사이에 발목까지 차오른다.
조개 캐는 재미에 몰랐는데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저린데다 배도 고프다. 아이들이 뛰놀기 좋은 잔디밭에 그늘막을 친 가족들은 라면을 끓이고 도시락을 까먹고 있다.
바다가 보이는 횟집에도 식사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무지개다리를 건너 선착장 쪽으로 이동하면 작은 고깃배를 가까이 대고 살아 있는 생선의 회를 떠준다. 바닷물결 따라 살랑살랑 흔들리는 배 위에서 회를 먹는 경험도 재미나다.
오후에 도비도에 닿았다면 바다 위로 뉘엿뉘엿 저무는 해를 바라볼 수 있다. 일몰을 담아내려는 사진사들의 모습도 장관이다.
충남지역 가볼만한 제철 축제 =
도비도 맞은편, 대호방조제 끝자락에는 삼길포구가 있다. 우럭 광어 등 신선한 회를 좋은 가격에 팔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바다낚시로도 유명하다.
서천군 홍원항 일원에서는 전어축제가 한창이다. 9월 28일(토)부터 시작된 축제는 10월 13일(일)까지 계속된다. 맛이 좋아 사먹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는 이름을 얻은 이 생선은 집 나간 며느리 불러들이기 전문이다. 행사기간 동안 횟집과 노상 식당에서 회, 무침, 구이 등 다양한 전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서천에 들렀다면 가까이서 보고 즐기고 느끼는 새들의 마을이라는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에도 들러보자. 생태에코라운지와 버드디스커버리룸, 생태전망대를 돌아볼 수있다. 홈페이지에서 교과연계프로그램이나 스마트탐조프로그램 등을 신청하면 참여 가능하다.
안면도에는 대하축제가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든다. 10월 27일(일)까지 태안군 백사장항에서 크고 싱싱한 자연산 대하를 맛볼 수 있다. kg 단위로 판매하는 대하는 회나 소금구이로 먹는다.
가는 길에 자연과 인간이 함께 하는 공간 ‘서산버드랜드’가 있다. 철새서식지 천수만의 자연환경과 철새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기간에 따라 체험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 버드랜드 철새박물관 2층 전시실에서는 생태해설사가 조류상태의 특성 및 천수만의 새에 대해 설명한다.
도비도농어촌휴양단지사무국(010-4543-0140), 상가번영회(010-5403-4311)
* 물때를 알고 가야 조개캐기를 할 수 있다.
서천종합관광안내소 952-9525
서천군 조류생태전시관 bird.seocheon.go.kr 956-4002
서산버드랜드 www.seosanbirdland.kr 664-7455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