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 금지법 "환영합니다"

지역내일 2014-02-25

올해로 분필을 잡고 아이들과 씨름을 한 시간이 16년을 향해 달려간다.
그간 수많은 대입과 고입을 치르며 이에 관련된 법안이나 규제들이 변화할 때마다 내심 기쁜 순간보다는 안타까운 순간들이 더 많았던듯하다.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의 아쉬움이랄까
하지만 18일자로 국회를 통과한 선행학습 금지법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는 정말로 오래간만에 흐믓한 마음으로 커피를 마시며 법안에 관련된 내용들을 찾아보았다.
국회에서 논의된 선행학습 금지법에 관한 내용중 제안 이유를 살펴보면 “사교육중 선행학습은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 외에도 학교의 수업시간에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못하게 하고, 교사들의 정상적 수업을 방해하는 폐단을 낳고 있음....(중략).....사교육 경험을 전제로 한 학교수업 실시, 교육과정을 벗어난 범위와 수준에서의 시험출제 등으로 선행학습이 조장되고 있음”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이 법의 제명을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 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안]으로 명명하였다.
또한 시행 내용에는 대부부분 제안 이유와 제명대로 공교육에서의 선행학습 또는 교육과정을 벗어하는 상위학년에서의 문제출제에 관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많은 과목중에 유독 ‘수학’이라는 과목에 선행학습 금지법으로 인한 여파가 어떨지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기도 하고 입시에서 당락을 가를만큼 많은 비중이 있는 과목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법이 과연 수학이라는 과목에 대해서 긍정적인 방향인가라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 다면 나는 자신있게 “당연하다”라고 말할 것이다.
학교의 수학시험 문제중 어렵게 출제되는 문제는 ‘선행해야 풀 수 있는 어려운 문제’와 ‘시험 범위내의 깊은 공부를 해야 풀 수 있는 어려운 문제’로 나뉜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자에 해당하는 경우보다는 후자에 해당하는 경우를 “훌륭한 출제”라고 표현하는데 전자의 경우에는 선행만 하면 대비가 되지만 후자는 다양한 문제를 고민하고 풀어봐야 생기는 ‘실력’이 있어야 대비가 되기 때문이다.
과거의 수많은 입시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이런 ‘실력’이 고등학교 때 수학 실력으로 이어지고 대입까지 좋은 결과를 내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과거에 치열했던 고교 입시가 축소되면서 오로지 과도한 선행으로 그 빈 자리를 채우려다 오히려 수학을 기피하는 아이들이 늘어가던 차에 이런 법이 발효가 되었으니 나로서는 “당연하다”라는 말을 할 수 밖에.


나 역시 우리나라의 수학 교육과정상 선행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선행은 ‘적당한 선행’이어야 한다. 평범한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생도 힘들어하는 고등과정을 진행하는 ''과도한 선행‘이 아닌 대입까지의 긴 여정에서 수학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그리고 아이의 성향과 수학에 대한 발달 상황을 고려한 ’적당한 선행‘말이다.


수학 학습 목표가 변해간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아이들의 수학 능력의 기준치도 변해간다.
수학에서 서술형 비중을 높이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 시험문제를 모두 서술형으로 출제하는 학교도 있다. 뉴스에서는 연일 대입 논술에 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고 향후 문이과를 통합하여 수능을 보겠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지금 초중등 자녀를 둔 엄마들은 귀담아 듣고 기억해야할 내용이다. 즉 이제는 과도한 선행이 아닌 적당한 선행과 깊이있는 공부로 실력을 쌓고 처음보는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순발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 수학에  대한 자존감도 올라가고 지금처럼 서술형으로 문제가 바뀌어 가면서 논술에 대한 비중도 높아지는 교육방향에서 벗어나지 않고 대입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워질 수 있다.
변해가는 환경을 무시한 채 엄마만의 욕심으로 우리 아이에게 과도한 선행을 강요하며 아이들에게 ‘불편한 수학실력’을 강요하고 있는건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볼 일이며 ‘옆집 아이’라는 기준이 아닌 우리아이에게 어느정도의 선행과 깊이가 필요한지 역시 고민해볼 일이다.


박일정 소장
마테바움 융합수학연구소
마테바움 잠식직영학원 대표원장
(02) 417-0909


송파 초중맘을 위한 2014 수학&고교생활 대비 특선 학부모 브런치
2014년 2월 27일(목)
장소 : 한성백제박물관 대강당(올림픽공원 남2문)
대상 : 송파 거주 초중학생 학부모
접수 : www.miz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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