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떴다 _ 안산에서 펼쳐진 이색 졸업식

밀가루 졸업빵 이제는 잊어주세요!

달라진 졸업식풍경 잔잔한 감동 넘쳐∼

지역내일 2014-02-19

뜨거운 포옹, 끼 넘치는 졸업제까지
졸업식이 달라졌다. 졸업과 동시에 찢어 버리던 교복은 깨끗이 빨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밀가루로 범벅됐던 얼굴은 멋진 사각모자와 감사의 눈물로 아름답게 빛났다. 졸업식날 도를 넘어선 뒤풀이로 눈살을 찌뿌리게 했던 문화 대신 졸업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려는 각 학교와 학생들의 노력 덕분이다. 안산지역 졸업식 날 풍경은 어땠을까? 1899년 안산공립소학교로 출발한 안산초등학교는 벌써 100번째 졸업생을 배출했다. 잔잔한 감동이 넘쳤던 우리지역 졸업식 소식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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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부고, 졸업은 한마당 잔치 ‘졸업떡 드세요’
올해 3회째 졸업생을 배출한 선부고는 전통을 살리는 졸업식을 기획했다. 지난 12일 선부고등학교 다목적 강당에서 ‘영광의 그날까지 선부고는 당신과 함께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졸업식은 3학년 담임교사들이 가마를 타고 등장하며 시작됐다. 교사들이 가장 꺼린다는 고3담임을 맡아 학교생활이며 대입지도까지 다른 교사들 보다 몇 배 많이 노력한 데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학생들과 교직원은 모두 검은 가운과 사각모자를 착용해 마치 대학 졸업식을 보는 듯한 광경이 연출했다.
이어 졸업생 455명의 꿈과 각오가 동영상으로 상영되는 가운데 일일이 졸업장 수여식이 진행됐다. 내빈소개와 지루한 축사로 주객이 전도되었던 그동안의 졸업식을 바꿔 진짜 주인공 인 졸업생을 한명 한명을 단상에 세운 후 응원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새롭게 바뀐 졸업식에 대해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반기는 분위기. 졸업생 지윤정양은 “3년 동안 있었던 일들이 떠오르면서 기분이 이상하다”며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준 학교와 친구들에게 고맙다”며 즐거워 했다. 학부모들도 “예전보다 의미도 있고 눈살 찌뿌리게 하는 행동도 없어 아주 보기 좋다”며 흐뭇해했다. 선부고등학교는 졸업식 잔치 의미를 살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에게 떡을 선물했다. 강인수 교장은 “옛날부터 즐겁고 경사스러운 일에는 떡을 해서 기쁨을 나눴다. 오늘 아이들의 새로운 출발이 되는 졸업을 다 같이 축하하기 위해 떡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학교가 준비한 떡은 학교 근처 파출소와 노인정과도 나누며 졸업의 기쁨을 함께 했다.


초지중, 선생님과 뜨거운 포옹 사제의 정 나눠
해마다 독특한 졸업식을 선보였던 초지중(교장 김기우)학교는 올해 졸업전야제로 중학생활 마지막의 장식했다. 졸업식보다 하루 앞선 11일 오후에 진행된 초지중학교 졸업전야제는 교내 밴드와 춤 동아리 학생들의 축하공연과 졸업생이 참여한 UCC경연대회로 진행됐다.
UCC제작에 참여한 학생들은 “친구들과 작품을 만들면서 뭔가 중학생활을 마무리하는 것 같았다”며 “고등학교에서 헤어지는 친구들도 있지만 함께한 추억은 영원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튿날 진행된 졸업식은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교사와 학생이 지난 추억을 되돌아보며 아쉬운 마음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3학년 교과 담당 교사들은 졸업장을 받은 학생들을 일일이 안아주며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김기우 교장은 회고사를 통해 “졸업생들은 국가수준학업성취도에서 뛰어난 결과를 보였고 초지제와 진로프로그램, 초지기네스 등 교내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었다”며 추억한 후 “힘든 일이 있을 때 마다 초지중학교 시절을 떠올리며 이겨나가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초지중학교는 졸업생을 대상으로 교복 물려주기 행사도 진행했다. 졸업생이 교복을 기증하면 학교에서 모았다가 필요한 후배들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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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째 졸업생 역사 깊은 안산초 졸업식
격동의 한국사와 함께 성장한 안산초등학교에서는 100회 졸업생이 탄생하는 역사 깊은 졸업식이 진행됐다.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기 전 1899년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기부로 건립된 안산군공립소학교.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으로 한때 폐교의 위기도 겪었으나 이듬해 개교하는 등 한국사와 땔 수 없는 역사를 간직한 곳이 바로 안산초등학교다. 2011년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학교 근처 논에서 벼를 키워 수확한 쌀로 밥을 지어먹기도 하고 일년 내내 연극수업을 들을 수 있는 명문 학교로 성장했다.
특별한 행사인 만큼 곽진현 안산교육지원청장이 방문해 졸업을 축하했다. 곽진현 교육장은 “100회 졸업생을 배출하기까지 학부모와 학교 학생들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렸을지 생각하면 숙연해 진다”며 “역사 깊은 초등학교 졸업생답게 어디서나 씩씩하게 꿈을 간직하고 성장하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안산초 이완섭 교장은 졸업생 96명의 손에 졸업장을 쥐어주며 졸업을 축하했다. 전교생과 학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졸업장을 받아든 아이들의 얼굴을 떨림과 기쁨으로 한껏 상기됐다. 졸업한 학생들은 “친구들 선생님과 헤어져서 아쉽다” “가족들과 맛있는 거 먹으러 갈 건데 뭘 먹을지 기대된다” “중학생이 되면 공부 열심히 하겠다”며 아이다운 반응을 보였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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