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와 진학 고민 중학교 입학과 함께 본격 출발

부모가 함께하는 진로교육

지역내일 2014-02-17

교육기획 - 2월 한 달 준비하는 새 학년 새 학기 게재 순서
-. 초등 : 초등학교 입학시키는 엄마에게 고함
-. 중등 : 진로와 진학 고민 중학교 입학과 함께 본격 출발
-. 고등 : 고등학교 3년 동안 우리 아이 캘린더
-. 고3 : 전형 별 다른 대입 준비, 합격생에게 듣는다 
중등 시기는 체험과 자료조사를 통해 방향을 잡고 진로를 어느 정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가정과 학교의 진로지도가 가장 강화되어야 한다. 사진은 지난해 천안부성중학교에서 진행한 진로교육 특강


“아이의 진로 지도가 중요하다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잡월드에 몇 번 다녀오고, 학교에서 하는 진로캠프에 참여하게 한 것이 전부에요. 이제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는데 계속 체험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학창시절에 진로지도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막막합니다.” 올해 중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를 둔 신주영(40,천안시 용곡동)씨는 진로 지도를 어떻게 하고 있는 지 묻는 답변에 위와 같이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진로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교육청에서는 학교마다 진로진학상담교사를 두어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하고, 주당 10시간 이내 진로와 직업 교과 수업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초등학교 시기부터 진로체험을 하고, 많은 특강을 듣는다. 중학교의 경우 직업체험을 확대하고, 재학 중 1회 이상 직업체험을 필수 교육과정으로 한다.
동시에 진로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가정도 늘고 있다. 아이들의 직업체험공간인 ‘잡월드’나 ‘키자니아’ 등은 주말이나 휴일, 방학이면 가족들로 늘 붐빈다.
 
문제는 초등 시기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가정에서의 진로교육이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길을 잃는다는 것. 체험은 많이 하지만, 그를 이후 어떻게 이어가야 하는 지 대부분 막막해 한다.
하지만 교육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본격적인 진로지도를 시작해야 하는 때는 중학교 시기’라는 의견을 보인다.
 
천안시 한 고등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초등 시기 탐색을 통해 다양한 길을 알아봤다면, 중등 시기에는 체험과 자료조사를 통해 자신의 방향을 잡고 고등학교 시기에는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며 “진로를 어느 정도 결정해야 하는 중학교 시기 가정과 학교의 진로지도가 가장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진로에 대한 고민을 고등학교 진학 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등학교에서는 진학 또는 직업선택 등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진로 지도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체험이나 직업 탐색 등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진로지도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초등시기부터 가정에서 아이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 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로지도 출발은 자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


그렇다면 가정에서 진로지도는 어떻게 해야 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겨야 할까. 천안지역사회교육협의회 한미현 부모교육 강사(49)는 “아이를 부모와 분리 독립된 인격적 존재로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수용하는 일이 가정에서 하는 진로지도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아이가 스스로를 존귀하고 중요한 사람이라고 여겨 자존감을 가져야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 진로지도를 진학지도와 혼돈해서는 안 된다. 한 강사는 “부모들은 대부분 자랄 때 진로지도를 받은 경험이 적어 진로를 진학에만 한정해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진로지도는 선택이 아니라 개발의 관점에서 자녀의 삶의 질 향상과 행복, 자아성장 및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이루어져야 한다”며 “자녀의 특성 및 자녀가 선택하는 교육이나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자녀가 잘 하는 것, 즐거운 것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부모가 직접 진로지도 특강이나 과정을 들으며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도 도움이 된다. 천안지역사회교육협의회(회장 김경태) 손현정 사무국장은 “지역사회교육협의회는 학교나 학부모 단체 등을 대상으로 진로지도, 아이들의 성, 부모교육 등 다양한 수업을 진행한다”며 “상반기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계획, 운영할 예정으로 자세한 내용은 협의회로 문의하면 안내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Tip. 부모가 진로지도 특강에 참여할 경우 자녀에게 맞는 진로지도를 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슷한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서로의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천안지역사회교육협의회(578-4448)의 ‘부모교육’, 천안교육지원청(529-0596)에서 매월 넷째 주 목요일 진행하는 ‘목요특강’ 등이 있다.


아이 지원하기 위해 부모도 함께 정보 찾아야 =


아이가 잘 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함께 찾기 위해서는 부모의 노력도 필수다. 초등 시기 다양한 체험을 통해 아이의 관심 분야를 파악했다면, 중학교 시기에는 점점 관심사를 좁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관심사에 따라 미래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고, 그를 위해서는 진학을 할 지, 전문적인 기술을 익힐 지 등 구체적인 준비과정도 알아봐야 한다. 

아이가 특별히 관심 두는 분야를 발견하지 못할 때는 역으로 함께 미래 직업을 파악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직업사전’에 따르면, 2012년 현재 한국 직업개수는 약 1만1655개. 다양한 직업군 중 미래에는 무엇이 전망 있는지 함께 찾아보고 이야기하면서 아이가 관심을 가질 만한 분야를 유도하는 것도 진로에 대한 고민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서 운영하는 워크넷(www.work.go.kr)의 직업정보검색을 활용하면 직업전망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한국능력개발원에서 운영하는 커리어넷(www.career.go.kr)의 ‘한국직업지표’도 좋은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자료의 ‘영역별 직업지표’에서는 보상, 일자리 수요, 고용안정, 근무여건 등 다양한 영역에 따라 현재와 10년 후 유망 직종의 순위가 제시되어 있어 흥미 있게 이야기를 나눌 자료를 제공한다.  


Tip. 아이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한미현 부모교육 강사는 “고용노동부 워크넷(www.work.go.kr)에서 무료로 심리검사를 해볼 수도 있고, 한국 콘텐츠진흥원(www.kocca.kr) 사이트에 가면 미디어와 문화예술관련 정보와 동영상자료도 볼 수 있다”며 “전문인 인터뷰, 직업 체험 캠프, 방송국 등 기관에서 개최하는 체험강좌, 직업 체험 학습 프로그램 참여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기 부여 위해 대학생 멘토링이나 학과 체험도 도움 =


대학 투어도 아이에게 동기부여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천안월봉중학교(교장 김기수)는 지난해 10월 서울대 캠퍼스 멘토링을 진행했다. 서울대 캠퍼스 생활을 체험하고, 대학생 멘토들에게 어떻게 공부하고 미래를 꿈꿀 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자리였다. 천안월봉중 최순희 학부모회장은 “캠퍼스 멘토링 후 엄마들에게 아이들의 자세가 굉장히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좋아야 한다는 멘토의 말을 듣고 운동을 시작한 아이는 물론, 공부에 흥미가 없던 아이가 목표를 갖고 공부해 성적이 굉장히 향상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최 학부모회장은 “아이들에게 공부할 목표를 갖고, 미래의 꿈을 갖게 하는 좋은 계기였다”고 덧붙였다.
 
대학 캠퍼스 투어나 학과 체험, 대학생 멘토링 등 프로그램은 상당히 많은 편. 교육업체들에서도 캠퍼스 투어를 상품으로 개발한 곳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하게 알아보고 선택하는 것은 필수다. 월봉중 서울대 캠퍼스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박종찬(22?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2학년) 학생은 “실제 꼭 필요하지 않은 데도 구색을 맞추기 위해 프로그램을 구성한 곳도 많기 때문에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고등학생의 경우 대학생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통해 실제 입시 등에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듣는 것이 좋고, 중학생의 경우 특별한 프로그램보다 대학을 둘러보며 미래를 설계하는 정도가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Tip. 이화여대 서울대 성균관대 등 홍보대사를 활용해 직접 캠퍼스 투어를 진행하는 대학이 많다.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홈페이지에서 프로그램을 확인하고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다. 캠퍼스 둘러보기는 물론, 대학생 멘토들과의 이야기 시간이나 학과 방문하기 등 프로그램이 포함된 캠퍼스 투어를 진행하는 교육업체들도 활용할 수 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사진설명 : 중등 시기는 체험과 자료조사를 통해 방향을 잡고 진로를 어느 정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가정과 학교의 진로지도가 가장 강화되어야 한다. 사진은 지난해 천안부성중학교에서 진행한 진로교육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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