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에 사는 조재동·이윤정 부부는 둘 다 도시에서 나고 자랐다. 농사를 지어본 적은커녕 가까이에서 본적조차 없다. 하지만 아이가 자랄수록 내 아이만큼은 흙냄새를 맡게 하고, 흙을 만지며 놀게 해주고 싶다. 더욱이 유기농 먹 거리 구입비용도 만만치 않아 이왕이면 세 식구 먹을 간단한 채소 정도는 직접 길러보고 싶다. 과연 가능할까?
꾀부리지 않고 성실하면 초보자도 가능해
본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는 도시촌놈이 난생 처음 농작물을 키운다는 게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은 결코 아니다.
주말농장 관계자는 “대부분의 주말농장에는 농장주가 상주하면서 씨뿌리기부터 수확에 이르는 전 과정마다 시기별로 필요한 영농기술을 일일이 가르쳐주고 종자와 비료 등을 실비로 제공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또 “처음 분양받은 사람일수록 농장주가 가르쳐 주는 대로 성실하게 따라해 의외로 수확량이 좋은 편”이라며 오히려 “한해 두해 거듭될수록 초심을 잃고 꾀를 부리게 돼 작황이 좋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인다.
문제는 시간적인 여유다. 주말농장을 제대로 가꾸려면 수시로 들러서 솎아주고, 가지치고, 풀도 뽑아줘야 하는데 생활이 바쁘다보면 농장일이 또 다른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에서 최대한 가까운 농장을 선택하는 게 첫 번째 전제조건이다.
아이 위한 자연 체험학습장
주말농장의 또 다른 매력은 아이들을 위한 자연 체험학습장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5년 이상 주말농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정현순 주부는 해가 갈수록 아이들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처음엔 흙 만지는 것도 싫어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흙을 가지고 놀게 됐어요. 덕분에 흙 속에 사는 여러 동식물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자연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죠. 또 다양한 농작물이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먹는 음식에 얼마나 많은 정성이 깃들어 있는지 배울 수도 있었고요. 자연 속에서 땀 흘리며 함께 했더니 어느새 아이가 훌쩍 자랐네요.”
또, 주말농장을 통해 이웃들과 서로 교류하고 음식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다. “처음엔 적은 비용으로 건강하고 깨끗한 먹 거리를 양껏 길러 먹을 수 있다는 게 좋았어요. 그런데 점점 수확량이 늘면서 동네 이웃들이나 친척들에게 나눠주다 보니 그게 참 뿌듯하더라고요.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건강하게 기른 채소들이다 보니 받는 분들도 정말 고마워하시고요. 주말농장을 하지 않았다면 느끼지 못했을 기쁨이죠.”
주말농장 초보자는 1~2구좌 적당
부천 지역 주말농장의 분양가격은 1구좌 당 10만 원 내외다. 1구좌는 16.5㎡로 대략 5평 정도인데 3~4인 가족 기준의 초보자라면 1~2구좌가 적당하다.
주말농장 관계자는 “처음 농장을 분양받을 때는 의욕이 넘쳐서 욕심을 내지만 실제로 파종만 하고는 제때 돌보지 않아 아무것도 수확하지 못하거나 장마철에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농사를 망치거나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일단 최소한의 규모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채소류는 성장이 빠른 만큼 단 시일 내에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일수록 상추, 열무, 쑥갓 같은 채소 위주로 농사를 짓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또 “일단 심어놓으면 비교적 손이 덜 가는 고구마와 감자도 적당하다”면서 반면 “고추는 병충해가 많아 초보자에게는 무리한 작물”이라고 말한다.
우리 동네 주말농장 분양중
오정동 새마을부녀회는 오정동 440번지 일원의 주말농장 부지를 분양한다. 오는 3월 30일까지 신청 받으며, 분양가격은 1구좌 당 5만원이다.
또, 소사구는 구민을 대상으로 옥길동 511-1번지 일원에 자리한 ‘소사사랑 나눔농장’을 운영한다. 운영기간은 3월부터 12월까지며, 1구좌 당 소외주민 2만원, 일반주민 5만원에 분양한다. 신청은 오는 2월 25일부터 28일까지 받으며, 소사구 도시관리과에 직접 방문해 신청하거나 소사구청 홈페이지 이벤트창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특히, 유기질비료 살포 및 경운, 개인표찰, 재배기술 교육, 계절별 종자 및 모종 등을 구에서 지원한다.
또한 야인시대캠핑장 시민문화동산 내 텃밭은 부천시청 녹색농정과 도시원예팀이 분양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1인당 2구좌까지 신청 가능하며, 한 구좌 당 분양가격은 6만원이다. 조만간 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할 예정이다.
한편, 개인이 운영하는 주말농장도 있다. 오정농협 영농회장이 운영하는 영재네 주말농장은 오정구 대장동 273-3번지에 자리하고 있다. 분양가격은 6평 기준 7만원, 10평 기준 12만원이다. 또 오정구 고강동 2-20번지 일원에 자리한 너른마당 주말동장은 10평 기준 1구좌 당 분양가 20만원이다. 또 오정구 대장동에 자리한 행복한 도시농장 역시 현재 분양중이며, 5평 기준 1구좌 당 7만원이다.
한편, 부천도시농업네트워크와 부천도시농부, 여월농업공원 등에서 작물재배법과 병충해, 거름과 퇴비 만들기 등의 농법교육을 실시한다.
문의 : 032-625-2801, 2806(부천시) / 032-625-6442(소사구) / 010-3137-1037(오정동) / 010-3993-5100(영재네) / 032-677-3081(너른마당) / 032-213-4536(행복한 도시농장)
장경선 리포터 sunny08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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