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방학이 끝나고 졸업과 입학시즌이 됐다. 초등학교 입학생을 둔 초보 학부모들의 고민도 크지만 자녀를 중·고등학교에 진학시키는 고참 학부모들의 마음도 편치는 않다. 예비 중학생 학부모는 세분화 된 중학교 교육과정에 자녀가 잘 적응을 할지, 한창 사춘기를 맞이하는 아이의 생활지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에 대해 막막하고 두렵다고 얘기한다.
예비 고등학생 학부모들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대입을 목전에 둔 아이들의 진학지도와 진로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엄마노릇 잘 해낼 수 있을 지 막막해 한다.
중·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과 학부모의 고민은 무엇이며, 이런 고민을 명쾌하게 풀어줄 선배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조언을 모았다.
하혜경·박향신 리포터 ha-nul21@hanmail.net
중학교 입학 자녀 둔 학부모 고민과 전문가 조언
학교폭력, 문자메시지, SNS 등 맞춤식 신고 가능
Q. 학교폭력이 가장 걱정이다. 특히 중학교 시기에는 사춘기와 맞물려 아이가 학교폭력에 노출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초지중 입학생 학부모)
A. 최근 학교생활 지도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학교폭력 관련 분야다. 초등학생 때 시작되긴 하지만 집단 따돌림이나 폭력은 사춘기가 오면서 심각해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우려가 높은 만큼 학교마다 다양한 예방책을 마련 중이니, 미리 아이들과 함께 알아보고 지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학교마다 각 지역 경찰서 청소년계 경찰관과 전담체계가 구성되어 있어 전담 경찰관의 전화번호를 꼭 입력해 두었다가 피해사례가 발생하면 미루지 말고 알릴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이 좋다. 아이들에게 이런 상황이 닥쳤을 때 “엄마는 항상 네 편이다. 꼭 해결해 줄 수 있으니 말을 해 달라”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사소한 폭력이 반복될 경우 심각하게 발전하는 만큼 미리미리 SNS나 문자메시지로 신고하고 상담을 통해 상황을 알린다면 심각한 폭력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초지중 이소연 생활인권부장)
Q. 선배들이 초등학교 공부는 공부도 아니라면서 중학생이 되면 정말 힘들게 공부해야 한 대요. 중학교에서도 공부를 잘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석호중 입학생)
A. 중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은 9과목. 초등학교보다 조금 많아지기는 합니다. 그러나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어렵지는 않아요. 초등학교 기초가 잘 닦여있다면 누구나 따라갈 수 있어요. 과목별로 다른 교사가 가르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데 몇 번 수업을 듣다 보면 오히려 재미있어요. 학기가 끝난 후 심화문제를 풀면서 복습을 하고 수업시간에 집중하는 것이 잴 중요해요. 그리고 학교 시험은 언제나 교과서에서 나온다는 사실. 교과서만 차근차근 읽어도 내신성적 받기는 어렵지 않아요. (해양중 1학년 김형준)
Q. 담임교사가 아이를 책임지던 초등학교와 달리 중학교는 과목마다 선생님이 달라서 상담을 누구와 해야 하는지 고민이에요. 학습상담은 교과 선생님과 진행해도 되는지 궁금합니다.(석호중 입학생 학부모)
A. 수업시수가 적은 담임선생님 반의 학부모님들이 고민을 많이 하는 부분입니다. 학습상담은 당연히 교과 선생님과 할 수 있어요. 학교가 정한 상담주간을 활용할 수도 있고 공개수업날 교과 선생님과 상담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교생활 전반적인 것에 대해 상담하려면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담임교사와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교과 선생님과 상담을 원할 때에도 담임선생님을 통해서 상담시간 등을 잡아달라고 부탁한다면 좀 더 원활한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답니다.(초지중 이소연 생활인권부장)
Q.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달라진다는데 엄마와의 소통이 힘들어질까 걱정입니다. 좋은 방법 없을까요?(성포중 입학생 학부모)
A. 사춘기 아이는 ‘내 품안에 자식이 아니다’라는 걸 인정해야 하나 봐요. 뭐가 그리 불만이 많은지 정말 도 닦는 마음으로 지켜보는 시기를 지내고 있어요. 자녀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위해 책을 많이 읽었는데 데이비드 윌시의 ‘10대들의 사생활’이 큰 도움이 됐어요. 이 책을 읽고 아이의 변화가 ‘내 아이가 버릇이 없어서’ 혹은 ‘나쁜 아이들과 사귀어서’가 아니라 그 시기 반항과 급격한 감정 기복 등이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이라는 걸 알고 나니 마음이 좀 편해지더라고요. 학교에서 진행하는 학부모 교육도 도움이 됐어요.(해양중 3학년 학부모)
고등학교 입학 자녀 둔 학부모 고민과 전문가 조언
생활기록부 관리는 기본, 대입정보는 전문기관 도움 필요
Q.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등교시간이 빨라지고 야간 자율학습 때문에 늦게 끝난다는데, 우리아이는 몸이 약해요. 집중해서 공부를 하면 금방 지치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신길중 3학년 학부모)
A. 3년간 어려운 공부를 해 내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체력이고 건강입니다. 그리고 기상은 5시30분~6시, 잠드는 시간은 12시를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조선 왕의 하루 시간표도 이런 수면 규칙을 지켰어요. 오후에는 30분 정도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은데, 여학생은 줄넘기를 꾸준히 할 것을 추천합니다. 남학생은 축구나 농구가 좋지만 한 시간은 넘기지 않는 것이 그 다음 학습에 지장이 없어요. 그리고 물을 많이 마시게 하세요. 뇌에도 몸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동산고 박영조 교사)
Q. 고등학교 예습을 하고 있는데, 영어·수학은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솔직히 너무 어렵다는 생각만 듭니다. 선행학습도 많이 못했어요. 고등학교에 가서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관산중 3학년 김연희)
A. 영어는 어휘력을 키우세요. 듣고 외우고 반복하면 암기력은 반드시 좋아집니다. 수학은 기본을 다져야 합니다. 예습하고 있는 단원이 이해되지 않을 때에는 중학교 교과서를 반드시 다시 보세요. 같은 단원을 교육방송으로 반복해서 들어보아도 좋아요. 또 선행을 많이 한 학생의 경우, 선행에 대한 자만심으로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우선 교과시간에 수업을 충실하게 받아야 합니다. 또 쉬는 시간에 영어단어 5개 외우거나 수학 문제 1개 풀기 등 자투리시간을 잘 활용해보세요. 국어는 시와 소설을 읽어보세요. 한 권을 세 번 읽는 것이 세 권을 한 번씩 읽는 것보다 좋아요. 부모님과 함께 읽으면 더욱 좋겠지요.(동산고 박영조 교사)
Q. 학원에 다녀온 아들이 게임과 핸드폰을 합니다. 그 시간에 ‘공부를 하라’고 하면 오히려 화를 냅니다. 아이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갈등이 커지니 불안합니다. 어쩌면 좋을까요?(중앙중 3학년 학부모)
A. 자녀가 고등학생이 되면 부모역할도 반드시 성숙해져야 합니다. 부모의 불안한 심리는 자녀에게 오히려 해가 됩니다. 진학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교차하며 성숙해가는 시기임을 이해해 주세요. 또 ‘공부를 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는 시기이니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역반응으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학습에 매우 소홀하다면, 스스로 공부에 필요성을 느낄 때까지 지켜보고 기다리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지요. 게임은 주말에 하는 것으로, 핸드폰은 정해진 시간을 지키도록 반드시 설득해야 합니다. 부모님이 먼저 어떤 게임인지 알고 서로 시간을 타협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공부나 독서, 새로운 대화거리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진로상담사 김연희 씨)
Q. 부모의 정보력이 대입에 중요하다고 하는데, 저는 그렇지 못한 부모라서 걱정이 됩니다. 해마다 변하는 입시 정보도 이해가 어려워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상록중 3학년 학부모)
A. 먼저 생활기록부가 중요합니다. 고1 때부터 적극적으로 학교 행사에 참여하여 수상기록을 만들면 수시에 도움이 됩니다. 수시와 정시는 함께 준비하는 것이 맞습니다. 입시제도가 조금씩 변하고, 2017년에도 수시와 정시의 비율이 약간 달라질 전망입니다. 입시정보를 부모님이 다 알고 준비하는 경우는 매우 소수입니다. 학교 선생님도 학생 수가 많아 한계가 있습니다. 전문학원의 도움을 받는 것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이과를 지원하는 학생의 경우 이과논술 전문교사를 만나 배우고, 앞서 진학한 선배의 경우를 알아두면 좋겠지요. 학생마다 다르겠지만, 너무 서두르면 학생도 지치고 교육비부담도 있으니 시기에 대한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가고자하는 대학과 과를 미리 정해놓은 경우는 직접 그 대학의 입학처를 찾아보는 것도 우리아이에게 맞는 많은 정보를 쉽게 얻기에 좋습니다.(진로상담사 김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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