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맛집] 직접 빚은 평양식 만두 묘향손만두

멋 내지 않아도 맛있는 담백한 맛!

뜨끈하고 맑은 국물에 밥 말아 먹으면 감기까지 뚝

지역내일 2014-02-11

평양식 만둣국은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다. 그릇에 담긴 모양새도 달걀지단이나 파와 같은 흔한 고명 한 점 올리지 않은 맑은 국물에 만두만 보인다. 맛도 모양도 군더더기 없이 만두 본연의 맛을 뽐내는 위풍당당함이라고나 할까? 오랜 시간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는 듯하다. 

묘향


복을 담은 인간적인 음식
만두는 빚은 모양이 복(福)을 감싸고 있는 듯해서 복을 먹는 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설 명절 음식으로 많이 먹는 것도 이때문인 듯. 보통은 만둣국에 떡을 넣어 같이 끓여내지만 평양식은 만두만 소담하게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철이 유난히 추운 평양 지역에서 든든하게 겨울을 나기 위해 돼지고기 등 열량이 높은 재료를 넣어 만들기 시작한 것이 평양식 만두의 시작이고 보면 다분히 서민적인 음식이기도 하다.
본래 만두는 제갈공명이 죽은 원혼을 달래기 위해 사람의 머리 대신 밀가루 반죽에 소고기와 양고기로 속을 채워 만인(蠻人)의 머리를 대신해 제물로 사용한대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만두가 서민적이면서도 애틋한 인간애를 간직한 음식이라고 하는 이유도 이때문인 듯하다.


화려하지 않아 더욱 정이 가는 맛
워커힐을 지나 경기도로 넘어가는 초입에 위치한 ‘묘향손만두’는 등산을 마치고 내려온 사람들과 가족단위 손님으로 늘 붐비는 곳이다. 오후 2시가 넘었는데도 15번째 순번표를 받고 기다려야 할 정도면 소문난 맛 집임에는 틀림이 없는 듯. 한적한 시골에나 있을 듯 한 낡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일반 가정을 개조해 놓은 듯 음식점분위기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한지로 도배해놓은 벽면에도 메뉴판 외에는 흔한 장식하나 없이 심플하다.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까지 옹기종기 앉아 식사하는 모습이 시골 잔치집이라도 온 듯 정감이 가는 곳이다.
기본 반찬은 물김치와 커다랗게 듬성듬성 썰어 담은 깍두기가 전부다. 적당히 익어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의 깍두기는 만두와 함께 먹으면 더 맛깔스럽고 밥 한술이 떠오를 만큼 감칠맛이 난다. 얼갈이배추와 열무로 담은 물김치는 간이 진하지 않아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여러 번 숟가락이 가게 한다. 여러 종류의 음식을 주문했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아 음식이 나오는 것을 보면 역시 전문점답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담백한 만둣국과 전골
만두의 맛은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평양식 만두는 맛이 슴슴하고 짜거나 맵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손으로 직접 빚은 만두는 만두피가 두껍지 않고 속이 꽉차있어 단단한 느낌이 들 정도로 소담하다. 고기냄새도 나지 않고 다른 재료들과 맛이 잘 어우러져 쪄서 먹어도, 탕으로 먹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깊은 맛이 난다.
손만둣국에는 아무것도 없이 고기국물과 만두뿐이다. 만두모양이 특이해서 아이들은 마치 용암이 분출하는 한라산 같다며 즐거워한다. 고기육수로 우려낸 국물은 적당한 간과 어우러져 전형적인 평양식의 담백한 맛을 낸다. 어린아이 주먹만 한 만두를 잘라보니 돼지고기와 채소, 두부 등의 속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있다. 국물과 함께 만두를 한 수저 뜨고 그 위에 깍두기 한 조각을 올려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어서 손님들이 많은 이유를 느끼게 한다.
넓적하고 커다란 밥솥모양의 뚝배기에 결이 살아있는 고기, 버섯, 채소가 육수와 어우러진 만두전골은 2-3명이 먹기에 충분할 만큼 양이 넉넉하다. 뽀얀 국물과 숭숭 썰어 넣은 대파, 푸짐한 고기가 먹기에 앞서 눈을 먼저 만족시킨다. 뜨끈한 바닥에 앉아서 보골보골 끓는 전골을 먹으면 감기도 떨어져나갈 것 같은 시원함이 느껴져 최고의 만찬이 부럽지 않다.


얼큰한 뚝배기와 시원한 오이소박이국수
겨울에도 시원한 것을 찾는 아이들. 대부분의 음식점에서 차가운 국수는 계절음식이라 겨울에는 주문을 받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이소박이국수를 주문했더니 커다란 대접에 푸짐하게 담은 국수가 뻘겋고 맑은 김칫국에 담아져 나온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만큼 살얼음이 언 김칫국 색이 맛깔스러워 보인다. 가운데 소를 넣어 갈색으로 변할 만큼 푹 익힌 오이소박이는 겉은 아삭하고 속은 물컹해서 어린 시절 시골에서 먹었던 오래된 맛을 떠올리게 한다. 둘이 먹기에도 충분할 정도의 많은 양을 아이들 혼자서 뚝딱 먹어치우는 것을 보면서 한여름에는 얼마나 더 시원하게 먹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한다.   
만둣국 다음으로 많이 주문하는 묘향뚝배기는 육개장과 만둣국을 함께 먹는 느낌이다. 적당히 얼큰한 국물에 풀어진 만두, 팽이버섯이 어우러져 한 그릇 먹고 나면 땀이 바짝 날 만큼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입소문이 많이 나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이 대부분이지만 외곽 초입이라 여행 다녀오는 길에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하고 가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매주 월요일은 쉬는 날이며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지만 적어도 30분전에는 도착을 해야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이은경 리포터 hiallday7@naver.com


위치 경기도 구리시 아천동 300-8
주차 가능
메뉴 손만두국 7000원 묘향뚝배기 8000원 찐만두 7000원 만두전골 3만원 오이소박이국수 6000원
운영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매주 월요일 휴무)
문의 02-444-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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