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논술수업을 하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주어진 논술 제시문에 대해 정확한 독해를 하지 못한다는 심각한 문제를 알게 됐다. 연고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글의 한 부분인 문장이나 단락들은 잘 이해하는 편이지만, 전체적인 내용이나 중요한 부분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또한 글의 내용적 영역이나 분량에 따라 독해의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학생들의 독해력 문제는 요약이나 비교하는 논술유형에서 뚜렷이 나타났다. 독해력을 측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요약’과 ‘비교’이기 때문이다. 수능 국어영역은 언어의 전반적인 이해능력을 객관식으로 측정하는 것이기에 대학수학의 기본인 고전이나 논문 등에 대한 독해력을 테스트하기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대학 측은 논술문제를 통해 직접적으로 논리적 독해력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독해력에서 가장 큰 문제는 ‘부정확성’이다. 글에 대해 ‘대충’ 파악은 하는데, 주제와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가장 많다. 이는 학생들의 요약답안에서 글의 내용을 단순히 축약해 놓은 글이 가장 많다는 사실로 드러난다. 학생들이 글의 부분들은 이해했지만 경중은 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글의 경중을 구분하지 못한 것은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결과이다. 글의 흐름을 파악 못하니 핵심적으로 논하고자 하는 점을 정확히 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주제를 중심으로 요약하지 못하고 나열식으로 축약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주관성’이다. 일부 학생들은 주어진 글이 빠르게 독해가 되지 않을 때, 자신의 배경지식을 동원해 ‘추측성’ 독해를 한다. 주어진 글에서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글의 외부에서 내용을 파악하는 오류를 범한다. 그래서 글에서 직접적으로 거론하고 있지 않는 내용을 언급하는 것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학생들 대부분이 습관적으로 이런 독해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불안정성’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글의 내용적 영역에 따라 요약능력의 ‘차이’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과학기술과 경제, 철학 영역에서 요약의 문제점이 많이 드러난다. 일부 학생들은 이들 영역만 나오면 아무 것도 쓰지 못했다. 그렇다고 과학기술과 같은 영역의 글이 다른 영역보다 어렵게 출제되는 것은 아니다. 글의 내용에 따른 독해력의 편차는 평소 독해하는 글이 편중되었음을 보여준다. 또한 긴 글에 취약했다. 학생들은 글의 길이 자체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긴 글을 보면 아예 독해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학생도 있다.
논술전문 삶의논술학원
원장 김동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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