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용돈교육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 구분하고 가끔 ‘사치’하더라도 ‘낭비’ 막아라!

지역내일 2014-01-25

녹색소비자연대 환경주부모임 ‘솔나리’ 회원인 이금희(52·천안시 불당동)씨는 자녀들이 초등학생 때부터 용돈을 주고 용돈에 대한 교육을 해왔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용돈은 가족회의를 통해 금액을 정했다. 아이들에게 용돈기입장을 쓰도록 도왔고 한 달 후 용돈의 쓰임새와 아이들의 의견에 따라 용돈의 양을 조절해 주었다.
아이들은 주로 간식을 사 먹거나 친구들 생일선물구입에 용돈을 사용한다. 이금희씨는 “아이들에게 ‘용돈은 전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며 “대체적으로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돈을 사용하는 방법이나 규모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가르쳤다”고 말했다.


용돈을 통해 소비와 절제의 균형 배우도록 도와야 =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용돈교육을 했던 이금희씨는 “초·중등 아이들은 대부분 돈에 대한 개념이 없다”며 “이것은 반드시 부모가 교육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돈은 써서 없애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벌어야 하고 어디에 꼭 필요한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6학년 아들과 중2 딸을 키우는 김정숙(45·아산시 탕정면)씨는 “아이들이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돈을 요구하면 그것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단지 갖고 싶은 것인지를 묻는다”며 “아이들과 시간을 두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절반 이상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친구들과 교류를 위해 최신 스마트폰을 사달라는 아들과 오랜 대화와 협상을 통해 2G폰을 사주었다. 김씨 아들이 필요한 것은 핸드폰이고 원하는 것은 최신 스마트폰이었는데 학생의 신분과 경제적 여건을 생각할 때 전화와 문자가 가능한 2G폰이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김씨는 “아이들이 훈련을 통해 소비와 절제의 균형을 맞춰가도록 도와준다”며 “만족을 지연시키는 결론을 얻기까지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고 오래 대화하기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용돈이 많든 적든 얼마간은 떼어 저축하는 습관을 길러 주어야 한다”며 “아이가 자라 기부의 의미를 이해할 때 기부할 곳을 정해준다”고 덧붙였다. ‘세 살 버릇이 여든 간다’는 말처럼 돈을 잘 쓰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려서부터 고민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용돈은 연령에 맞는 경제교육의 좋은 수단=


친구들의 영향을 잘 받는 아이들은 즉흥적인 소비를 하거나 또래의 유행을 따라 무분별한 요구를 하기도 한다.
이영미(48·아산시 배방읍)씨는 중3 아들에게 통장과 체크카드를 만들어 주고 용돈을 통장으로 입금한다. 아들이 친척이나 다른 어른들에게 받는 용돈도 통장에 입금하도록 한다. 이씨는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통장에 기록이 남기 때문에 용돈 관리에 효과적이다”며 “한 번씩 통장을 확인하면 어떻게 돈을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자기 이름의 통장에 돈이 모이는 것을 경험하면 아이들은 용돈을 아껴서 통장잔고를 늘리는 재미를 알게 된다”고 귀띔했다.
이금희씨는 집안의 살림살이를 장만할 때도 아이들과 의논하고 아이들이 한 부분을 담당하게 했다. “차량을 새로 구입할 때 아이들이 거들도록 했어요. 결국 두 아이가 자기 용돈을 보태 자동차 바퀴 하나씩 산 셈이 되었지요. 이렇게 물건 구매에 참여하면 아이들은 경제적 개념을 깨우치고 물건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지요.” 이런 경험들을 쌓다보면 자기 스스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이금희씨는 “요즘은 중고등학생이 되도 엄마의 주도하에 소비생활을 하다 보니 선택과 결정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편이다”며 “연령에 맞는 경제교육과 훈련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영옥(49·천안시 불당동)씨는 친구들과 어울려 자질구레한 문구용품을 끝도 없이 사다 나르는 초4 딸에게 ‘선택과 집중’에 대해 가르친다. “큰돈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참새방앗간 드나들 듯 문방구를 다니며 관리도 못할 문구를 사 모으는 것을 보며 걱정이 되더군요. 푼돈이라고 함부로 쓰는 게 습관이 될까 봐요. 이따금 자신을 위해 좋은 물건을 사는 ‘사치’는 할 수 있지만 단돈 10원이라도 ‘낭비’는 하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어요.” 신씨는 마트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1+1이라는 이유로 덥석 사와 쌓아 놓고 사용하지 않는 주부들에게도 같은 말을 해주고 싶다.


용돈교육을 시작하려는 엄마들에게 권하는 책
경제습관을 상속하라 조진환/한빛비즈
우리아이를 위한 용돈의 경제학 김지룡/김&정
용돈 좀 올려주세요 석혜원/다섯수레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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