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이 최근 4명의 큐레이터를 잇따라 해고해 파행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쿠사마 야요이’전 개최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던 대구미술관이 내부적으로는 인사잡음과 관장의 파행업무처리로 속앓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한국큐레이터협회(회장 윤범모)는 7일 대구미술관의 큐레이터 파행인사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에 따르면 2012년 4월 9일 김선희 대구미술관장 취임후 1년 9개월 동안 큐레이터 4명이 계약만료를 통보받고 잇따라 해고돼 평균 5개월마다 한명씩 일터에서 쫓겨난 것으로 나타났다. 큐레이터는 조사연구와 소장품의 수집, 보존, 전시, 교육 등의 학예연구 업무를 수행하는 미술관의 핵심 전문인력이다.
이들 큐레이터들은 2012년 9월, 2013년 8월과 12월, 올해 1월 등에 거쳐 2년에서 8년경력의 큐레이터 직원들로 모두 계약만료라는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들은 대구미술관의 개관준비 팀에서 5년간 전임계약직 큐레이터로 일하고 5년의 임기 후에 다시 채용절차를 거쳐 3년간 근무한 8년차 큐레이터와 팀장과 학예연구실장 등을 맡았던 미술관 개관초기 직원들로 알려졌다.
협회측은 “전문계약직의 경우 재임기간 중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계약을 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인데 해고통보를 받은 4명은 재계약 불가사유도 알지 못한 채 일방적으로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일부 해고자는 근무평가서류 열람을 요청했으나 대구시와 대구미술관이 묵살했다며 억움함을 호소했다.
대구미술관은 현재 4명의 큐레이터를 해고하면서 한명을 신규 채용했고 결원 3명에 대해서는 채용절차를 밟고 있다.
대구미술관은 큐레이터 연쇄해고와 함께 직원에 대한 인사파행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미술관은 학예연구직으로 입사한 학예연구사 한 명을 행정지원과로 인사 발령한 후,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학예연구실로 복귀 발령하기도 했다. 또 학예연구실 소속 학예연구사 두명을 다시 행정지원과로 인사 발령하고, 다시 4개월 뒤 행정지원과에서 학예연구실로 전보하는 인사를 하기도 했다.
협회측은 “이같은 파행인사는 학예연구실의 업무 연속성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원칙과 기준 없는 인사행정인 동시에 인사를 도구로 학예연구사들을 길들이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미술관 개관과 함께 직원들을 한꺼번에 많이 뽑는 과정에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큐레이터를 뽑는 것”이라며 “기존 직원에 대한 해고는 인사에 대한 전권을 가진 관장이 계약만료에 따라 조치한 것으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구미술관은 지난해 대구시 감사에서도 예산편성없이 작가 출품작에 예산을 지원하고 미술품 수집심의위원회 가격결정보다 높이 작품을 구매하는 등 업무를 부적적하게 처리해 8가지 지적을 받고 시정조치를 요구받았다. 최근에도 대구미술관은 관장이 재산등록 신고를 기피하고 출장비를 부당하게 지출하는 등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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