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여고 2학년 박소윤

''패션 CEO'' 꿈꾸는 긍정녀

지역내일 2014-01-07

오뚝한 콧날에 웃을 때마다 쏙 들어가는 보조개가 어여쁜 박소윤 양은 ‘시장통 키드’로 자랐다. 동대문 광희시장이 놀이터였고 아빠 손잡고 원단시장이며 경기도 옷 공장을 숱하게 순례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공장 한 켠에서 색색의 고운 빛깔 옷을 맘껏 거울에 비춰보며 1인 패션쇼 놀이를 하다가 맘씨 좋은 옷 공장 주인장에게 여러 벌 선물을 받기도 했다. 한해 두해 ‘옷 놀이’한 시간이 쌓일수록 패션계 더듬이가 자연스럽게 발달했다. 

박소윤


동대문시장을 놀이터 삼아 보낸 어린 시절
“각양각색의 옷들이 디스플레이된 풍경, 한 치 양보 없이 치열하게 가격 흥정을 벌이는 사람 냄새 나는 삶의 풍경, 시장통을 휘젓고 다니는 지게꾼 아저씨의 날렵한 동작이 어릴 때부터 익숙한 광경이었죠. 뿐만 아니라 최신 유행 컬러, 디자인을 벤치마킹하러 아빠와 함께 백화점을 자주 돌았어요. 그런 추억과 경험이 다져지면서 내 꿈은 자연스럽게 패션계 CEO로 정해졌죠.”
잡지책 패션 섹션을 공들여 스크랩하면서 최신 유행을 익혔고 신사동 가로수길, 명동, 홍대 앞이 온통 그에게는 살아있는 패션 교과서였다. 길 가다 마주친 패션니스타들의 개성 넘치는 코디법을 머릿속 저장 장치에 차곡차곡 입력했다.


긍정 마인드 심어 준 ‘절친’ 같은 아버지
그는 자칭 ‘긍정왕’이다. 뭐든지 해보자는 긍정 마인드로 똘똘 뭉쳐있어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 덕분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전교회장을 거쳐 고등학교 때도 임원을 도맡아 하고 있다. 모나지 않게 두루두루 ‘화합’을 도모하는 친화력이 그의 필살기다.
박양을 활달한 성격에 넘치는 에너지의 주인공으로 키운 숨은 조력자는 바로 아버지. 성적이 롤러코스터를 탈 때도 공부하라는 잔소리 한마디 없이 묵묵히 지켜보며 끊임없이 격려하며 세심하게 보살펴주는 멋진 아버지가 그의 든든한 ‘빽’이다.
“아빠가 항상 나를 사랑하고 지지해준다는 믿음이 뭐든 호기롭게 도전하게 만드는 에너지원입니다. ‘절친’ 같은 우리 부녀지간을 주위에서 많이 부러워해요.” 활짝 웃으며  박양은 자랑스럽게 덧붙인다.
‘딸 바보’ 소윤양 아버지는 학교에서도 유명 인사다. “딸에게 다양한 세상 경험을 해주고 싶다며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부녀가 함께 장애인 복지시설로 자원봉사를 다녀요. 팔 걷어 부치고 장애인을 돕는 아버지의 모습이 다른 학생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있죠. 아주 독특한 분이십니다.” 이윤찬 창덕여고 교사가 귀띔한다.
아버지의 바람처럼 박양은 봉사를 다니며 누군가의 관심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새로운 세상’에 눈떴고 장애인에게 가졌던 편견도 점점 사라졌다. “정신 지체 장애인 화가가 그린 점묘화의 정교한 색상과 표현 기법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분의 삶의 자세를 엿보고 많이 배웠지요.”


장애인복지시설에서의 특별한 경험
특히 그는 복지관에서 자신만의 끼를 살려 색다른 봉사를 펼쳤다. “복지관 안 작은 나움 옷가게가 내 봉사구역이었어요. 그동안 갈고 닦은 나름의 패션 감각을 살려 마네킹을 코디하고 예쁜 옷을 따로 골라 색다르게 디스플레이했죠. 손님들에게 옷도 직접 팔아보기도 했고요. 장래 꿈을 이곳에서 미리 맛볼 수 있어 재미와 보람을 두 배로 맛보았죠.”
의류학과 진학을 목표로 하는 그는 여느 예비 고3처럼 성적 때문에 고민이 많다. “내게 맞는 공부법을 찾느라 좌충우돌한 시간이 꽤 많아요. 치밀한 준비 없이 자기주도학습에 도전하겠다고 나서면서 공부 리듬감을 잃어 성적이 수직 낙하한 쓰라린 경험도 있어요. 덕분에 자기 절제력이 약한 편이라 공부 할 때는 외부의 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어요.”
지난 방학 때는 아침 6시부터 밤 11시까지 촘촘하게 시간표가 짜여있는 기숙학원에 자청해서 들어가 공부 습관을 바로잡았다. “어려운 수학 문제가 나와도 ‘할 수 있다’고 자기 체면 걸면서 끙끙거리면서 몰입하니까 결국 풀리더군요. 그런 자신감이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최근에 그는 자신이 목표로 정한 대학 캠퍼스를 답사하고 돌아왔다. 대학 교표, 학교 로고가 박힌 투명 파일, 샤프 펜슬 같은 문구류를 한아름 사다가 ‘합격 부적’처럼 지니고 다니는 데 마인드 콘트롤에 그만이라며 살짝 귀띔해 주었다.
“내 휴대폰에 나 자신을 격려하는 좋은 글귀, 삽화를 잔뜩 저장해 놓고 힘들 때마다 하나씩 꺼내보며 용기를 얻어요. 남들이 다 포기할 때 ‘1m만 더 파보자’며 힘을 내 보물을 찾은 광부의 절박한 마음으로 책상 앞에 앉아 있습니다.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친구들이 꽤 많은데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의류업 CEO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어요. 갈 길이 또렷하니까 전력질주만 남안 셈이죠.”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1년 후 꼭 합격 문자를 보내겠다고 거듭 약속하는 박양의 뽀얀 얼굴이 구김살 없이 해맑아 보였다.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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