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공부에서 중요한 것

지역내일 2014-01-15

올해는 수시 논술전형에서 수능 최저 등급과 우선선발이 대학별로 폐지되거나 완화된다. 인서울 대학을 기준으로 하면 정시만큼 많이 선발하는 전형이다. 첫 논술 시험은 수능보다 앞선 9월에 치러지지만 고3을 앞둔 학생이라고 해도 논술 교육을 접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지금부터 논술을 준비한다 해도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시간은 적다. 그래서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논술 공부는 과연 어떻게 공부해야 효율적일까?


논술 교육의 핵심은 ‘첨삭’


논술은 첨삭에서 시작해 첨삭으로 끝난다. 자신이 스스로 생각해 낸 논리를 글로 표현하고 이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한지 표현은 적절한지 선생님의 의견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은 자신이 쓴 글이 좋은 글인지 나쁜 글인지도 모르고 넘어가게 된다. 첨삭을 해도 충실하지 않다면 그만큼 학생이 교정받아야 할 부분을 놓치게 돼 학생이 힘들여 생각해 놓은 논리와 써놓은 글이 그저 별 문제 없는 글로 인정받는 부실한 교육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첨삭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논술은 다른 사람이 써 놓은 좋은 글을 여러 번 본다고 해서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문제를 푸는 전형과 좋은 글의 예시를 미리 보여줘도 학생은 그대로 글을 써내지 못한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도 마찬가지다. 글을 많이 써 보지 않은 학생이라도 평소 갖고 있는 언어 습관에 따라 자신의 논리와 표현은 각기 다른 개성이 있다. 그래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습관을 바로 복사하듯 따라 익힐 수는 없다. 오로지 자신의 특성을 그대로 둔 채 더 합당한 논리와 표현으로 첨삭을 통해 조금씩 교정해 나가는 방식만이 논술의 정도(正道)다. 논술에서 필요로 하는 사고방법과 논리전개 방식을 물들 듯 배워나갈 수 있는 방법은 학생의 특징을 고려한 충실한 첨삭밖에 없다.


그래서 논술은 소수의 인원으로 한반이 구성돼야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다. 물론 강의 중심의 많은 인원이 같이 공부하는 방식이 도움이 될 때도 있다. 문제의 해법에 대해 뛰어난 선생님에게 자세한 설명을 빠르게, 많은 분량을 들을 때다. 하지만 이때에도 해법을 듣는다고 해서 자신이 꼭 그렇게 사고하고 쓰는 방법을 익혔다고 볼 수 없다. 스스로 해보고 교정을 받아야만 자신의 것으로 되는 게 논술의 특징이다.


다양한 주제를 외운다고 실력은 늘지 않는다


논술을 잘하긴 위해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주제에 대해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는 그 주제에 대해 수준 높은 글을 써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사실 학생들은 이미 내신과 수능 공부를 통해 다양한 주제는 익혀왔다. 논술은 객관식처럼 단편적인 사실여부나 약간의 의미를 묻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로 하여금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을 토대로 확장된 사고를 하거나 여러 지식을 통합해 종합적인 분석과 의미를 발견해낼 수 있는지를 묻는다. 그래서 단순히 주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논술을 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논술에서 다양한 주제를 익힌다는 것은 그 주제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을 의미한다. 정규교과과정에서는 당연히 학생이 고민해 볼 것을 요구하지만 논술을 제외한 시험에서는 그러한 고민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따라서 평소 주제를 알지만 고민해 보지 않았던 주제를 논술을 통해서 다시 깊이 있게 다뤄봐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논술 문제를 푸는 것이다. 문제 자체가 고민한 결과를 내놓으라는 것이므로, 논술 문제를 풀며 다양한 주제를 접해 볼 것을 권한다.


독서는 양보다 질


구태의연한 얘기지만 독서가 필수적이다. 서울의 상위권 학교의 논술은 수준 높은 독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글을 아무리 잘 쓴다 해도 합격할 수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독서를 통해 여러 배경 지식을 익혀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자신의 실력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독서를 통해서 한 번에 잘 이해는 되지 않지만 부분간 연관성을 따져가며 전체 의미를 파악해 가는 독서를 해야 한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책을 골라 읽을 수는 있지만 한 번에 바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더러 나오는 책을 틈틈이 읽으면서 논술을 준비하는 게 좋다. 그 독서량도 많으면 좋겠지만 고3 안에 3~4권이면 족하다. 그 정도도 읽지 않으면서 시험 요령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인으로 인정받길 바라는 것은 무리라는 점을 명심하자.


박문수 원장
전 중앙일간지 기자
전 대치 명품논술 문과 평가원장
현 이지논술 문과원장
Tel.412-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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