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말 안하고 살 수가 없나 나르는 솔개처럼~”
지난 3일 밤 9시. 흥덕구 사직동 ‘여섯줄바라기’ 연습실에서는 강렬하면서도 정감있는 통기타 연주소리가 울려 퍼졌다. 20여명의 여섯줄바라기 회원들은 저마다 통기타를 끌어안고 자신만의 감성으로 한마디 한마디 정성들여 노래를 부르고 있다. 눈을 감고 옛 시절의 감성을 떠올리며 연주하는 중년에서부터 목에 힘줄이 보일만큼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이십대 청년, 아이돌 음악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십대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나이와 직업은 달라도 진지한 표정만큼은 모두들 매한가지다.
여섯줄바라기의 첫인상은 ‘밝음’
서민이나 집시들이 자유롭게 노래하고 춤출 때 사용하던 통기타. 그래서 통기타에는 자유로운 선율이 기본적으로 깔려있다. 특히 통기타는 특유의 밝고 경쾌한 음색을 내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섯줄바라기의 첫인상은 ‘밝음’, ‘편안함’ 그리고 ‘즐거움’으로 표현할 수 있다. 처음 만나는 사이임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로 쉽게 어울리고 노래할 수 있다. 2주전에 여섯줄바라기 회원이 되었다는 김기봉(43) 씨는 “연습할 때 앞에서 이끌어주는 사람이 있어 배우기가 쉽고 특히 20~30대 청년들과 조화가 잘 된다”며 “새로운 회원을 편안하게 대해주며 분위기가 좋은 동호회”라고 소개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덕에 회원간에 결혼을 하는 일도 생겼단다. 실제 김용권 씨와 강나연 씨는 오는 4월 12일 결혼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함께 기타연습을 하며 애정을 쌓았다는 후문이다.
여섯줄바라기의 가장 연장자인 진혜정 씨는 “40대 후반을 지나 50대를 바라보는 중년들이 동호회에 가입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섯줄바라기에서는 가능하다”며 “중년 주부들에게 통기타 동호회 활동을 해보라고 적극 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통기타의 멋·낭만과 함께하는 시간
여섯줄바라기 회원은 현재 28명(정회원)으로 이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30분부터 자정까지 사직동 연습실에 모여 기타연습을 하고 있다. 정겨운 7080 음악에서부터 ‘젠틀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 회원들은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이루고 있고 직업도 교사, 식당사장, 학원원장, 공무원 등 그야말로 각양각색이다.
직업, 나이가 다양하다 보니 기타 실력 또한 제각각이다. 그래서 여섯줄바라기에서는 ‘완전초보’ 회원을 위한 2개월 코스의 기본 강좌를 마련해 놓고 있다. 매주 금요일 이뤄지는 연습과는 별도로 매주 수요일 오후 8시부터는 초보자를 위한 강좌가 열리고 있다. 강의를 담당하고 있는 김지현 씨는 “기타를 처음 만져 보는 사람도 여섯줄바라기 회원이 될 수 있다”며 “서로 배려하고 열심히 활동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라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여섯줄바라기에서는 매월 1회씩 정기연주회를 열어 회원들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하고 있다. 연주회는 희망자에 한해 자신이 연습한 음악을 회원들 앞에서 연주하면서 실력을 평가받는 자리다. 김준식 회장은 “매월 열리는 연주회는 가수들의 신곡 발표와도 같은 의미”라며 “다른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는 기회를 통해 실력이 향상된다”고 전했다.
편안하고 생활의 활력소 되는 동호회로 거듭나
사실 여섯줄바라기는 회원들간 아픔을 겪은 동호회다. 김준식 회장을 비롯해 여러 회원들은 8년 전 ‘통기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청주지역 모임(이하 통사모)’을 창단한 멤버이자 회원이었다. 그러나 회원들간 갈등으로 인해 지난해 여름 통사모를 탈퇴, 여섯줄바라기를 새롭게 만든 것이다. 김 회장은 “어려움을 겪은 만큼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연주하고 생활에 활력소가 되는 동호회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
여섯줄바라기는 아마추어 동호회임에도 꽤 유명한 공연팀도 갖추고 있다. 7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공연팀은 청주지역에서 꽤 이름있는 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에만 20여 차례에 이르는 공연을 했으며 올해에는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는 정기연주회도 계획하고 있다.
김준식 회장은 “통기타는 박자와 리듬감만 있으면 누구라도 연주할 수 있고 휴대가 간편하며 연주하면서 노래도 할 수 있는 아주 흥겨운 악기”라며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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