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학생 치유 전문기관 ‘꿈그린센터’

상처 보듬고, 관계 맺기에 대한 전반적인 지도까지

교육청 직영 기관으로는 전국 최초 … 전액 무료로 치유와 행동변화까지 이끈다

지역내일 2014-01-04


*학교폭력 피해학생 치유 전문기관 ‘꿈그린센터’ 전경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려니 했어요. 하지만 기억이 쉽사리 지워지지 않았어요. 악몽에 시달리다 잠도 잘 못 자고, 누가 또 괴롭힐지 모르니 친구들 대하는 것도 예전 같지 않았죠. 어느새 저는 혼자였어요.” 학교 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의 눈물 섞인 고백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연구를 통해 피해 학생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도 폭력의 충격에서 쉽사리 헤어 나올 수 없다고 보고한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드러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노력에 전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연일 학교폭력 방지를 위한 해결책이 쏟아지는 등 다양한 노력이 함께한다. 이와 관련, 최근 충남도교육청이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도교육청은 학교폭력 피해학생과 학부모에게 정신적 안정과 건강 회복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 치유기관인 ‘꿈그린센터’를 개소, 운영하고 있다.


충남도교육청에서 직영하는 가정형 기숙종합지원센터 =


꿈그린센터는 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들이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갖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정형 기숙종합지원센터다. 충청남도교육청에서 직영해 운영하며, 5명의 전문상담사와 1명의 전문상담교사를 배치, 명예센터장을 중심으로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들을 보호하고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학교폭력 발생으로 자치위원회가 열려 피해 보호 조치를 받거나 학교 담임교사의 의뢰서가 있는 경우 입소할 수 있다.
꿈그린센터는 지난해 11월 27일 개소, 총 4기차(12월 24일 현재)를 진행했다. 한길자 실장은 “학교폭력의 피해를 받은 학생은 그로 인한 심리적 상처 때문에 행동에 있어서도 위축되기 쉽다”며 “꿈그린센터는 개인상담은 물론, 행동변화를 이끌 수 있는 다양한 외부활동과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이후 학생들이 학교에 돌아갔을 때 적극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 실장은 “타 시도 교육청의 경우 학교 폭력 피해학생의 치유를 위해 병원과 협약을 맺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간혹 교육청에서 치유기관을 위탁 운영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교육청이 직영하는 곳은 꿈그린센터가 전국 최초”라고 덧붙였다. 


2주간 개인상담 및 외부활동 프로그램 … 추후관리도 병행 =


학생들은 2주간 매일 개인상담을 진행하고, 요일별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지역사회탐방’ ‘체육활동’ ‘봉사활동’ ‘미션수행활동’ 등을 한다. 호신술도 포함되어 있다. 프로그램은 모두 석사 학위 이상의 상담사들이 함께한다. 2주간 숙식도 항상 상담사가 함께 기거한다. 전적으로 마음을 이해하는 상담사 선생님, 비슷한 경험을 겪은 친구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속에서 학생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고, 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다.
최남수(32) 상담사는 “아늑한 가정처럼 꾸며진 센터에서 2주 동안 합숙하며 전문상담사들과 지내다 보면 아이들이 처음보다 훨씬 좋아져서 돌아간다”며 “학교로 돌아간 후 상담선생님과 통화를 해보면 아이들이 많이 밝아지고 달라졌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최 상담사는 “센터에서 2주간을 지내며 자신감을 키웠지만 정작 학교로 복귀하면 다시 마음이 약해지는 경우도 있다”며 “그를 위해 퇴소 후 2주 정도는 적응을 잘 하고 있는지 학교 상담선생님과 계속 통화하며 함께 살피고, 방학을 활용해 1주 정도 추가로 입소해 자신을 점검하는 시간도 갖는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은 학생들에서 그치지 않는다. 입소와 퇴소 때 부모들에 대한 상담도 진행, 집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린다. 이에 대해 한 실장은 “아이가 학교폭력의 피해자가 되면 부모들은 대부분 아이가 100% 보호받기를 바란다”며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에서 아이는 친구들과 계속 부딪치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스스로 이겨나갈 힘을 갖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충남도교육청이 직영해 운영하는 학교폭력 피해학생 치유 전문기관 ‘꿈그린센터’는 천안시 동남구 청당동에 위치해 있다. 2주간 기숙하는 프로그램으로, 비용은 전액 무료다. 

*꿈그린센터는 가정형 기숙종합지원센터로, 2주간 합숙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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