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이 끝났다는 홀가분함도 잠시, 어느덧 정시 지원이 끝나고 이제는 합격의 결과만을 남겨 놓고 있다. 누군가는 웃을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마음속으로 눈물을 머금고 심기일전을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비관할 일 만은 아니다. 내년도 입시 변화의 핵심 중 하나는 정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좀 더 강해졌다는 것이다. 이 말인즉슨, 매년 그래왔지만 2015학년도 수능에서의 재수생 강세는 전보다 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에 재수를 마음먹은 학생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필자는 오랜 세월 재수를 하는 많은 학생들과 현장에서 지내오며 그들의 행동방식과 정서를 이해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럼 재수 성공을 위한 반드시 필요한 것들에는 무엇이 있을까?
첫째로, 뚜렷한 목표의식과 목표를 향한 의지다.
어찌 보면 재수생이라면 두 가지 다 있어야 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같은데 실제로 현장에서 보면 목표의식은 있는데 의지가 없거나 열정만 넘치고 목표의식이 없다거나, 둘 중 하나인 학생들이 꽤 있다.
학과별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게 되면 스스로를 끊임없이 동기부여 하는 과정 속에 놓게 되며 동기부여를 통해 얻어 낸 성과물은 당사자에게 보다 큰 성취감을 안겨 준다. 하지만 너무 장기적이거나 복잡한 계획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분기별로 크게 집중해야 하는 것들을 인지하고 난 후 월 단위와 일주일 단위로 짧은 계획을 준비하되 본인이 소화할 수 있는 계획의 양이면 충분하다.
둘째로, 체계적인 학습관리와 생활관리다.
재수 초반에 학원생들의 경우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학생들을 종종 보았다. 학원 학생들은 선생님들 뿐 만 아니라 학원 스텝들의 도움으로 빠르게 자리 잡아갈 수 있지만 혼자 공부하는 공부의 경우는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학습관리와 자기통제이다.
나이 많은 성인이라도 앞서 이 두 가지 이유로 자기주도학습을 하다가 그릇 치는 경우가 많다. 하물며 이제 겨우 20대 초반의 학생들이 스스로 한다는 것은 만무한 일이다. 대부분의 재수생들이 학원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일들을 반증해 주고 있다.
한편, 일부 학생들의 경우 가정형편으로 인해 학원 등록을 고민하는 경우가 있는데 재수학원마다 있는 장학제도를 이용한다거나 상대적으로 재수비용이 적고 학습 코칭 선생님이 있는 독학재수반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셋째, 오답노트의 활용이다.
오답노트를 작성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무시하는 학생들이 꽤 많은데, 수능은 항상 같은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틀린 문제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본인만의 오답노트를 성의껏 만들어 학습에 활용했다면 수능 당일 날 수험장에 가져갈 것으로 자신만의 얇아진 오답노트를 한 권만 있으면 충분하다.
넷째, 학습 시간배분이다.
수능에서 특정 과목만 잘 한다고 해서는 대학에 진학갈 수 없다. 재수생들 중에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과목만 집중적으로 하는 학생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재수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정확하게 균등한 시간을 공부하지는 못할 지라도 국어, 영어, 수학은 매일 보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다섯째, 몸 관리이다.
재수를 하게 되면 스트레스와 운동부족, 자세 등으로 인해 몸이 많이 상하게 된다. 몸이 아프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급기야는 앉아 있기도 힘든 상황으로 진행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재수생이라면 몸 관리는 다른 무엇보다도 정말 중요하다.
흔히 재수를 마라톤에 비유하고는 한다. 그렇다면 마라톤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코스별 전략?, 아니면 완주를 할 수 있는 체력?, 아니면 기후나 날씨일까? 이런 것 모두가 중요한 요소이지만 필자가 마라톤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꾸준함이다. 꾸준함은 비단 재수 생활 뿐 만이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통용되는 성공요소이다. 처음과 같은 마음을 늘 유지하기 쉽지 않겠지만 처음 계획한대로 흔들림 없이 뚜벅뚜벅 걸으며 꾸준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힘든 재수 생활을 이겨내고 반드시 웃을 거라 믿는다.
김정호 원장
現 하이스트 NSJ 재종반
연세대 교육대학원 수학교육과
前 강동청산 재수반 부원장(2002~2007)
前 청산유레카 기숙학원 원장(2005~2006)
前 강남청솔(2008~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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