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에 의한 전염성 호흡기질환
김동호 과장님
호흡기바이러스란?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성 질환은 매우 다양합니다. 바이러스는 각 생물의 기관 및 조직에 친화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호흡기관을 좋아하는 바이러스를 호흡기 바이러스라고 하고 위·장 기관을 좋아하는 바이러스를 장 바이러스라고 합니다. 우리 몸에서 외부와 가장 빈번하게 교류하고 있는 기관이 호흡기입니다. 사람은 호흡을 통해 산소를 공급받아야만 생존할 수가 있으며 성인이 하루에 교환하는 공기의 양은 8,000-10,000 리터나 됩니다. 공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이물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 이물질들 가운데는 몸에 해로운 유해물질도 많이 있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양의 공기 교환이 일어나는 가운데 접촉할 수밖에 없는 유해 물질로부터 호흡기관이 보호되려면 철저한 방어방법이 호흡기에 갖추어져 있어야 됩니다. 이러한 유해 물질 가운데 한 가지가 호흡기 바이러스입니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대부분이 사람과 사람간의 전염으로 그 존재를 영위해 나갑니다. 호흡기바이러스 중에서는 가벼운 콧물 등의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있는 반면, 심한 폐렴 또는 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도 있습니다. 가벼운 감기를 일으키는 호흡기바이러스의 종류도 100여 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심한 상·하기도 감염을 일으키는 호흡기 바이러스도 그 종류가 매우 많습니다. 이러한 호흡기 바이러스는 기후나 온도에 따라 그 유행 양상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대개 계절의 구분이 뚜렷한 온대 지방의 경우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은 계절성 유행을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
호흡기 바이러스 중에서 가장 그 영향이 큰 것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입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겨울에서 초봄까지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계절을 초월한 유행으로 인해 일반적인 계절적 유행의 틀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독감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로 1933년에 발견되었습니다. 이 바이러스는 Orthomixoviridae 에 속하는 RNA 바이러스입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 B, C형이 있으며 사람에게 유행하는 것은 A, B형입니다. A형이 먼저 12월, 1-2월에 유행한 후, B형이 2-4월 사이에 유행합니다. 독감의 증상은 어른은 고열, 두통, 근육통, 쇠약감 등의 증상을 나타내나 어린 소아에 있어서는 고열을 동반한 호흡기 증상으로 잘 나타납니다. 독감에 대한 치료약으로 여러 가지 항바이러스제가 있으며 타미플루가 가장 대표적인 약제입니다. 독감에 대한 투약보다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독감을 관리하는데 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독감이 유행하기 1-2달 전부터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적극 추천됩니다.
그 외의 기타 호흡기 바이러스
또 다른 중요한 호흡기 바이러스 중 하나가 Respiratory syncytial virus(RSV)입니다. 이 바이러스 또한 겨울철에 주로 유행하는 것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끼리 서로 융합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해서 이름이 정해진 바이러스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심한 모세기관지염, 폐렴을 잘 일으키는 바이러스로서 미숙아, 만성심폐질환이 있는 소아에 이환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4-6월 사이에 후두염 및 모세기관지염, 폐렴을 잘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입니다. 1-4형까지가 있는데 3형이 제일 빈번하게 유행을 합니다. 폐쇄성 후두염을 대개 크룹이라고 하는데 소아가 크룹에 걸렸을 때 기침을 하면 개가 짖는 것처럼 컹컹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이 특징이고 차고 습한 공기를 쐬면 증상의 호전이 있습니다.
그리고 특별한 유행시기가 없이 유행을 하는 아데노바이러스가 있습니다. 아데노바이러스는 호흡기 감염을 주로 일으키는 형과 장염을 일으키는 형이 있습니다. 호흡기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 인두염, 폐렴 등을 주로 일으키며 결막염을 동반하여 일으키기도 합니다.
증상, 치료 및 예방
이들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환은 대부분 일정한 경과를 거치면 저절로 회복이 됩니다. 인플루엔자의 경우 타미플루를 초기에 투여하면 그 증상기간을 단축할 수가 있지만 치료적인 약제가 없는 대부분의 경우 대증적인 치료에 의존합니다. 예를 들면 열이 나면 해열제를 복용하고, 콧물이 심하게 나면 혈관수축제를 사용하여 콧물을 마르게 하고, 가래배출이 힘들면 가래배출이 용이하게 하는 약을 투여하기도 합니다. 증상에 따른 치료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라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입니다. 대증치료는 환자의 불편감을 조금이라도 경감시켜 질병을 덜 힘들게 넘어가도록 하는 치료입니다. 그러나 발열이 심한 경우 많은 임상 의사들은 항생제를 해열을 시키는 치료약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적절한 항생제의 사용이 아니고 항생제의남용에 해당되는 경우입니다. 물론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후 2차적으로 세균감염이 되는 경우에는 항생제가 반드시 필요하겠지만 바이러스에 감염 초기에는 항생제 사용을 어느 정도 유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이러스의 호흡기 감염 초기에는 미열 및 어는 정도의 권태감이 있게 됩니다. 바이러스가 급속히 복제되어 확산되는 시기에 주로 심한 발열이 있게 됩니다. 이러한 시기에는 해열제를 투여해도 정상 체온까지 떨어지는 경우가 드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열이 정상이 아니더라도 환자의 경구 섭취 및 활동이 많이 처지지 않으면 해열제를 투여하며 경과를 지켜보면 되지만 수분섭취가 많이 떨어지고 많이 처져 보이면 심한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입원하여 수액공급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충분한 수분 공급은 해열 및 증상 완화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통상 열은 5일 이내에 완화되지만 5일 이상 넘어가면 소아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환된 환자에게 형제나 자매가 있는 경우 바이러스 전염이 추가적으로 예상이 되기 때문에 경과를 주의 깊게 관찰하고 격리 및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의 위생관리가 필요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종류는 매우 많으며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사람에 따라 그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며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질환은 대부분 저절로 회복되나 필요에 따라 대증적인 필요와 수액 치료가 필요합니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전염력은 다른 어떤 매개 전염병보다 급속하고 빠릅니다. 이는 신종 인플루엔자의 급속한 전파를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됩니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전파를 차단하는 것은 마스크 착용 등의 호흡기 예절과 철저한 손 씻기로 가능합니다. 또한 인플루엔자와 같이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있다면 미리 접종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향후 각종 호흡기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시판되어 사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호흡기 및 알레르기 질환
서주희 과장님
우리 애는 기침을 달고 살아요
기침은 왜 하는 것일까요? 기침은 가래를 제거 하거나 기도에 들어간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우리 몸의 방어 장치입니다. 우리 몸의 코, 목 뒷부분, 기관지, 식도, 뇌의 일부 등 여러 부위에서 자극을 느끼고 뇌의 기침중추에 신호를 보냅니다. 그러면 기침 중추에서 성대, 횡격막, 호흡근육에 명령을 내리고 “에취”하고 기침을 하게 됩니다. 하루에 몇 차례 정도의 기침은 정상적으로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기침은 병이 시작하는 것을 알리는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기침의 횟수가 늘어나고 정도가 심해지는 것은 대표적으로 바이러스성 상기도염인 감기를 생각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감기로 인한 기침은 보통 정도가 심하지 않고 증상을 완화 시켜주는 치료만으로 1-2주 이내에 호전이 됩니다. 따라서 4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기침을 하는 소아는 숨어있는 호흡기 질환 혹은 전신적 질환이 있는지 진찰 및 검사를 통해 확인 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증상에 따라 혹은 진찰 소견에 따라 흉부/부비동방사선검사, 폐기능 검사, 기도과민성 검사, 알레르기피부반응/혈액검사, 흉부전산화단층촬영(CT), 기관지경 검사 등을 시행하게 됩니다.
영유아 및 소아 천식
천식은 소아에서 흔한 만성질환 중 하나로 우리나라 학동기 아동의 약 5-10%가 천식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만성 기침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천식은 만성적인 기도의 염증으로 인해 기도가 가역적으로 좁아지고 이로 인해 기침과 호흡곤란이 유발됩니다. 주로 특징적인 천명음(쌕쌕거리는 휘파람 소리)이 가슴에서 들리지만, 단지 운동 중이나 밤에만 기침을 하는 경우도 있어 적절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영유아에서는 답답함 등의 증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여 천식 증상을 발견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침을 장기간 하거나 운동을 하거나 차가운 공기를 흡입할 때 기침이 유발될 때, 감기에 걸리지 않았을 때 쌕쌕거림을 보이거나, 가족 중 천식이나 알레르기 질환력이 있는 경우에는 천식으로 인한 기침이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천식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알레르기검사 및 폐기능 검사 등을 시행하여 천식을 진단할 수 있으며, 환경조절로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항원을 피하고, 적절한 약물 치료를 시행하여 천식으로 인한 합병증 및 일상생활의 어려움 등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우리 애는 코를 달고 살아요.
콧물, 코막힘은 비염의 흔한 증상으로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감염성 비염이나 알레르기 비염, 혈관성 비염 등 여러 종류의 비염 및 부비동염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누렇고 진한 콧물과 고열이 동반 된다면 세균성 부비동염 등의 합병증을 고려해야 하며 물 같은 콧물이 흐르고, 갑작스러운 재채기, 눈/코의 가려움이 동반될 경우 알레르기성비염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반복적인 콧물, 코막힘 증상이 동반될 때는 적절한 원인을 찾고 치료 하여 감기로 오인하여 오랫동안 고생하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비염은 코 점막이 다양한 원인 물질에 대하여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알레르기질환의 하나입니다.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눈이나 코 주위의 반복적인 가려움증의 증상이 주된 증상이며, 과다한 눈물이나 두통을 유발하기도 하고 코피가 자주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후각 기능을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알레르기 비염은 비부비동염, 코 물혹, 중이염, 천식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특히 소아에서는 만성적인 코막힘과 입호흡으로 인해 안면 골발육 이상 및 치아부정교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일상적인 활동 및 학업 장애로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이 의심되는 경우, 유발 원인을 찾기 위한 알레르기 검사가 시행되며, 원인 항원을 피하는 환경조절 및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물 치료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알레르기 비염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면역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습니다. 면역치료는 원인 알레르겐에 대한 감수성을 약화시켜 증상의 호전을 유도하는 치료 방법으로 주사 및 설하요법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
아토피피부염은 영유아기에 흔히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입니다. 심한 가려움증과 습진성 발진이 나타나고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됩니다. 유전적인 소인과 환경적인 요인, 환자의 면역이상반응 및 피부보호 장벽의 이상 등이 아토피피부염의 발병에 관여합니다. 주로 생후 1세 미만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며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진행하는 알레르기 행진의 첫 신호일 수 있어 초기부터 관리와 치료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의 피부 발진은 영아에서는 얼굴, 팔, 무릎에서 시작하여 전 부위로 퍼질 수 있고 좀 더 크게 되면 팔과 무릎의 접히는 부위, 목, 손목, 발목 등에 증상이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토피피부염은 장기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면서 짧은 시간 내에 해결되지 않으며 피부보습, 약물 치료 및 원인물질의 회피요법 등을 개개인에 맞추어 시행하여야 합니다. 또한 영유아에서 식품에 의해 아토피피부염이 유발, 악화되는 경우에는 정확한 알레르기 검사를 시행한 후 유발식품을 제한하는 것이 좋으며, 불필요한 식품제한을 시행하지 않아 성장에 필요한 적절한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식품알레르기
식품알레르기란 식품을 섭취한 뒤에 나타나는 유해 반응 중 하나로 면역학적인 기전에 의해 발생합니다. 신생아기나 영아기에는 면역체계가 불완전하고 소화효소의 부족 등으로 인해 식품항원의 노출이 증가하면서 알레르기가 잘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로 우유, 계란, 땅콩, 밀, 콩 등이 원인이 되며, 땅콩 등의 견과류 및 갑각류, 생선에 대한 알레르기는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식품알레르기의 증상은 설사, 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 뿐만 아니라 두드러기 등의 피부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가슴조임 및 흉통, 쇼크 상태까지 진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품알레르기가 의심되는 경우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식품을 찾아내 섭취를 제한함으로 증상 유발을 피해야 하며, 적절한 검사 없이 무분별한 식품제한을 하는 것은 소아의 영양섭취를 제한하여 성장을 저해할 수 있으므로 옳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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