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월 교육봉사를 위해 떠났다. 도착한 곳은 캄보디아. 실상은 처참했다. 신발을 안 신고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상처가 나도 약이 없어서 치료는 생각도 못했다. 옷은 하도 안 빨아서 지저분했고, 지붕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 식수로 썼다.
며칠을 보내고 돌아온 길. 아이들의 모습이 계속 아른거렸다. 교사다 보니 가장 관심이 간 것은 아이들 교육. 무작정 학교를 지어줘야겠다고 결심하고 인터넷에 카페를 개설했다. 2011년 쁘렉농에 학교를 세우고, 지난 10월 15일 깜뽕츠낭에 제2학교 기공식을 한 ‘캄보디아 학교세우기 모임’은 6년 전 개인의 결심으로 시작됐다. 모임을 만든 노장권 교사(51·천안청수고 재직)를 10일 만났다.
*캄보디아 학교 세우기와 캄보디아 어린이 결연맺기를 추진하는 노장권 교사
-. 카페를 통해 후원자를 모으고 학교까지 만들었는데, 어떻게 진행했나
잘 몰랐으니까 시작할 수 있었다. 아이들의 모습을 본 후 어떻게든 학교를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마음만 있었다. 캄보디아가 물가가 우리나라보다는 낮으니까 적은 금액으로 가능할 줄 알았다.
시작하고 보니 의외로 건축비가 상당하더라. 막막하던 차에 여기저기서 손을 내줬다. 무작정 카페를 개설한 건데 하나 둘 회원이 생겼다. 관련 내용을 교사저널 월간지에 계속 썼더니 교사들의 참여도 많았다. 그렇게 해서 2008년 5월 우선 결연 맺기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 학교를 짓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
우연한 기회에 같은 생각을 하는 교사 부부를 만났다. 아산염작초 교장이었던 최광현 선생님과 천안도솔유치원장이었던 심혜숙 선생님 부부가 퇴직 후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계획하시더라. 그래서 이야기를 전했더니 캄보디아에 한 번 다녀오시고는 뜻을 밝히셨다. 그분들이 함께하며 속도를 냈다. 2011년 신축해서 그해 9월 초등학교 학력인정학교로 캄보디아 교육부 허가를 받았다. 10월 3일이 쁘렉농 초등학교의 개교일이다. 두 분이 지금 캄보디아에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 우여곡절 끝에 학교를 지었는데. 올해 또 2호 학교 기공식을 가졌다. 과정이 궁금하다
*2호 학교 부지 선정을 위한 방문에서 아이들과 함께. 깜뽕츠낭 학교는 10월 15일 기공식을 갖고 공사를 진행 중이다.
겨울이 되면 연말에 세금혜택을 받지 않나. 개인이다 보니 세금혜택을 주지 못하는 게 미안했다. 그래서 그를 위한 단체 구성을 통해 지난해 11월 20일 외교통상부에 비영리 민간단체 NGO로 등록됐다. 그 과정에서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을 알게 됐다. 결연 사업과 학교 만들기 내용으로 지원을 신청했는데, 전국 590단체의 지원 신청 중에서 열네 번째로 선정됐다. 지원금으로 깜뽕츠낭 지역에 2호 학교를 추진, 10월 기공식을 갖고 현재 건축하고 있다.
-. 제2학교 건립 진행상황은 어떤가
캄보디아 물가가 상승하고 있어 첫 학교 때보다 건축비가 훨씬 많이 든다. 2호 깜뽕츠낭 학교도 첫 학교의 경우처럼 지난 2월 청주평촌초등학교에서 퇴직한 김영근 선생님이 마음을 모으셨다. 그래도 비용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잘 해결될 거라고 생각한다. 처음 학교도 계획을 완벽하게 세우고 시작한 게 아니었다. 그저 아이들을 위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차질 없이 학교가 지어지고 개교할 수 있도록 나도 더 기도하고 노력하려고 한다.
-. 학교 세우기와 결연에 대해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캄보디아는 우리보다 훨씬 낙후하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아이들이 학교 다니는 것을 생각도 못한다. 싸앙, 벙축, 쓰렁스러우, 프놈펜 등 시골마을로 갈수록 상황은 더 열악하다. 월 2만원으로 그곳 아이들과 결연을 맺으면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학교를 다니다 안 다니다 반복한 아이가 있었는데, 결연을 맺어 올해 고등학교를 마치고 쁘렉농학교 유치원 교사가 됐다. 학교를 세우고, 결연을 맺으면 어느 한 아이의 인생이 바뀐다. 현재 34명 회원이 43명의 아이들을 돕는데, 결연을 맺어야 할 아이들이 44명 더 있다. 결연뿐만 아니라 안 쓰는 중고 노트북을 후원할 수도 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후원 문의 및 결연맺기 신청 : http://cafe.daum.net/buildingschool
(검색어 : 캄보디아 어린이 결연맺기)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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