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산다 - ‘공정여행 같이가(GACHIGA)’

놀기만 하는 여행은 이제 그만!

40~60대 주부로 이뤄진 사업단 출범…사회적기업으로 발돋움할 채비 한창

지역내일 2013-12-17



‘공정무역’에서 따온 개념인 ‘공정여행’이 요즘 여행업계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단순히 놀고 먹고 즐기기만 하는 여행이 아니라 환경오염이나 문명파괴 등을 해소하고 현지인들에게 실제로 경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여행, 이른바 책임여행과 일맥상통하는 공정여행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청주지역에서도 최근 주부들을 중심으로 한 공정여행 사업단이 꾸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40~60대 6명의 주부로 구성된 사업단 
‘공정여행 같이가(GACHIGA)(이하 같이가)’는 청주지역에서 공정여행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단이다.
정성희, 김명숙, 김영희, 안진희, 이건애, 전은수 씨 등 6명의 40~60대 주부들로 이뤄져 있는 같이가는 청주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실시한 ‘충북공정여행 TC(투어 컨닥터) 양성과정’을 모태로 만들어졌다. 

노동부의 일자리 지원사업으로 운영됐던 충북공정여행 TC 양성과정은 소비보다는 관계를 지향하는 여행으로, 지역민을 가이드로 고용하고 지역민이 운영하는 숙소와 식당을 이용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프로젝트였다.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청주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진행된 ‘여행디자이너’ 양성과정에서는 25명의 여성들이 참여, 3개월에 걸쳐 200시간 동안 공정여행과 관련된 기본교육을 실시했다.
같이가는 강좌를 수강한 교육생 중 6명이 모여 만든 사업단으로 현재는 공정여행 전문업체인 ‘트래블러스맵’ 임영준 부장으로부터 심화교육을 받고 있다. 특히 ‘쇼셜벤처 아이디어 공모’에 당선, 3000만원에 이르는 사업비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 지원금은 내년 4월 운천동에 사무실을 임대하는 비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공정여행 사업을 기획한 청주여성인력개발센터 공정여행디자이너 조정미 기획팀장은 “내년 1월에는 사업등기를 내고 하반기에는 협동조합 형식의 여행사를 창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행지의 의미 되새기는 공정여행
경기개발연구원 미래비전연구실에서는 최근 800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앞으로 경제적·시간적 여건이 된다면 꼭 하고 싶은 여가는 무엇입니까’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28.8%가 여행을 선택, 캠핑(3.8%), 사회봉사(3.6%), 골프(3.4%), 가족·친지만남(2.5%), 악기연주(2.4%)와 큰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여행은 일상에 지친 이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 주고 재충전해 주는 ‘보약’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낯선 곳에서 색다른 문화를 체험해보고 그 과정에서 몰랐던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 누구라도 한번쯤 시도해 보았거나 꿈꿔봤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여행이 다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출발 당시 설렜던 맘과는 달리 아쉬움만 가득 안고 돌아오는 경우도 종종 있다. 여행에서 찾고자 했던 휴식과 여유보다는 빠듯한 일정을 쫓아가느라 숨고르기 바빴던 패키지 여행, 우리나라보다 경제수준이 낮은 나라를 여행하면서 느끼는 왠지 모를 불편함. 공정여행은 이러한 불편함을 단번에 일축시킨다.
조정미 팀장은 “공정여행은 여행지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진정한 여행을 추구한다”며 “나만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여행”이라고 강조했다. 조 팀장은 이어 “공정여행은 여행하는 사람, 여행지를 제공하는 지역민, 여행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는 사람 모두가 행복한 여행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제 2의 인생’ 펼칠 수 있는 계기 마련
같이가는 ‘여행지의 재조명’과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의미 이외에도 중년 여성들에게 제 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6명의 주부들은 모두 여행을 좋아하긴 했지만 직업으로 삼을 정도의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고. 이건애 씨는 “여행을 좋아해 여러 곳을 다녔고 특히 산을 좋아해서 여러 산을 여행했지만 일로는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내가 좋아하는 여행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니 행복하다”고 전했다.
또 김명숙 씨는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지역의 역사를 알리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일은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며 “제대로 된 공정여행 기획가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이가의 정성희 회장은 “공정여행은 여행의 방식과 문화를 개선시키는 일”이라며 “공정여행을 널리 알리고 사회적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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