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 학원에서 자주 보는 문구 중 느낌이 확 오는 글귀다. 느낌은 오지만 실천이 안되는 것이 학생들의 현실이다. 사춘기와 성장기를 걷는 우리 학생들이 잠을 줄여가며 꿈을 이루기 위해서 책상 앞에 앉아 있다는 것은 부모로서 가장 바라는 희망사항일 것이다. 필자는 학력고사를 대입시로 치뤘던 세대여서 삼당사락(三當四落)이라는 룰을 지키려고 불철주야 열심히 공부했던 시절이 아련하게 추억되곤 하는데 기성세대로서 바라보는 지금의 학생들은 창의적이고 개성 넘치는 면은 좋아졌지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은 많이 부족해 보이는 것 같다. 자녀를 둔 모든 부모들은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자녀들을 육체적, 정신적으로 강하게 키울수 있을 것인가? 영양과다로 육체적으로는 발달했지만 멘탈이 많이 약하다고들 한다. 예컨대, 헝그리정신의 부족, 정신적 나약함등이 그런것들이다. 해병대 캠프, 국토순례, 기아체험 등등 체험 프로그램을 통하여 육체적 고통의 극한에서 오는 정신적 강인함을 생성하려는 부모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때만 반짝하는 일회적인 행사에 지나지 않아서 안타까울 뿐이다. 예전 부모님들 시대에는 생활자체가 극복해야 하는 고통의 순간이었기 때문에 따로 신경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에 베었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은 이런 이벤트를 통하여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서 기대효과가 그리 크지 못하다.
앨빈토플러의 고통총량의 법칙이 있다. 인생전반에 걸쳐 누구에게나 같은 질량의 고통이 주어진다고 한다. 주머니에서 먼저 꺼내서 겪어 낸다면 후일에 감내해야 하는 양이 줄어서 좀더 행복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다고 한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이 마치 영웅담을 늘어놓듯이 군대이야기를 하는 것도 사회생활에서 경험하지 못한 극한의 고통을 군에서 경험하므로써 그 뒤에 오는 희열감 같은 것을 회상하며 이야기하는 것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학원 교습시간을 10시로 제한하여 늦게까지 수업할 수 없던 초기에 강남에서 새벽반 수업을 최초로 시도한 경험이 있다. 매일 새벽 4:30분에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여 수업을 진행했는데 선생에게나 학생들에게나 너무나 견뎌내기 힘든 고통의 시간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그 고통이후에 올 달달한 열매를 기대하고 참고 인내했지만 정말 고역 그 자체였던 것 같다. 그 결과 그해 와 이듬해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적이 있었다. 지금도 그때 제자들이 종종 찾아와서 그때의 힘든 추억을 회상하며 행복한 웃음을 웃기도 한다. 군대는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새벽반이 더 힘들었다고 하며 자신이 과외하는 제자학생들에게도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의 무용담을 늘어놓게 된다는 것이다. 5, 6등급 학생들이 새벽 꿀맛같은 졸음을 쫒아가며 1년을 완성하고 나니 서울의 중위권 대학에 전원 합격하는 것을 보고 인내의 고통은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가 분명 맞고 그때 그 고통을 덜어내 버리니 우리 아이들의 행복감이 갈수록 더해진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얼마 전 삼성전자 취업을 확정짓고 찾아온 제자에게 선생님의 욕심 때문에 너무 강행군을 해서 미안했다라고 얘기하니 성인이 되어버린 그 학생은 이야기한다 스승의 은혜라고 선생님과의 인연 때문에 저희가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고 달달한 이야기를 해주어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편하게 공부시켜서 좋은 성적과 원하는 대학에 보낼 수도 있지만 인생은 적절한 통과의례가 있어야 하고 이왕이면 더 단맛의 인생을 느끼려면 인내할 수 있는 쓴 고통의 시간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예전 유행했던 잠만 집에서 자고 자물쇠를 걸어 잠그는 자물쇠반, 필자처럼 새벽반, 알때까지 남아서 반복학습하는반, 여러 형태들이 있지만 지금 우리 자녀들에게도 이러한 방법적인 접근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겨울방학을 목전에 둔 우리 부모님들은 이 기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 인지를 고민하실 수 있다. 해마다 보내보는 겨울방학이지만 지나보면 너무도 한 것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예비고3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예비 중, 고1은 정말로 중요한 기회의 시간인 것이 분명하다. 공부하는 자녀들한테는 조금의 압박으로 다가설 수 있지만 고통총량의 법칙을 이야기 해주며 이번 겨울 강행군을 계획하여 일취월장하는 실력으로 새학기 새학년을 맞이 할 수 있었음 하는 바람이다.
이튼학원장 김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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