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한 여성분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상담을 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인즉슨 전 남편과 이혼을 한 후 자녀들을 데리고 재혼을 하고자 하는데, 새로운 배우자와 자녀들간의 관계가 단순히 동거인에 불과하다고 들어서 부모-자식으로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자녀가 있는 상태에서 이혼을 한 후 재혼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겪는 고민거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수시로 제출해오라는 주민등록등본에는 친부 또는 친모 외에 재혼한 배우자가 등재되어 있는데 성이 다를 경우 재혼한 가정임이 너무 쉽게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최근 법원은 성(姓)과 본(本)의 변경을 예전보다는 넓게 허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률적으로 자녀와 계부, 계모는 ‘인척’에 불과할 뿐이어서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민법은 2005. 3. 31. ‘친양자’제도를 신설하였는데, 이 제도는 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친양자제도는 미성년자에 대하여 가정법원의 친양자재판을 받아 친생자관계를 인정받는 제도로서, 친양자는 혼인 중의 출생자로 보아 친생부모와 친족관계가 모두 소멸합니다. 친양자로 입양하기 위해서는 ① 3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가 공동으로, ② 미성년자에 대하여, ③ 친양자가 될 사람의 친생부모의 동의와, ④ 친양자가 될 사람의 법정대리인의 동의 또는 승낙이 있어야 합니다. 다만, 1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의 한쪽이 그 배우자의 친생자를 친양자로 하는 경우에는 ①요건을 필요로 하지 않고, 법정대리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동의 또는 승낙을 거부하거나, 친생부모가 3년 이상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친생부모가 자녀를 학대·유기하거나, 자녀의 복리를 해친 경우는 동의 또는 승낙 없이도 친양자입양이 가능합니다.
친양자 입양재판의 확정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친양자 입양신고를 하게 되면 친양자는 ‘부부의 혼인 중 출생자’로 보게 됩니다. 친생부모와의 친족관계가 유지되는 일반 입양과 달리 친생자 입양이 확정되면 친양자의 입양 전 친족관계는 종료되게 됩니다. 따라서 입양 전 친족관계에 의한 재산상, 신분상 권리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게 됩니다. 다만 부부의 일방이 그 배우자의 친생자를 단독으로 입양하는 경우에 있어서의 배우자 및 그 친족과 친생자간의 친족관계는 종료되지 않습니다. 즉 위 사례에서 어머니가 자녀들을 데리고 재혼한 후 재혼한 배우자가 자녀들을 친양자로 입양하는 경우에는 어머니와 자녀들간의 친족관계는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법률사무소 유안
유달준 변호사
www.uanlaw.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