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에 대하여 : 여자, 그리고 나이
지은이 박혜란
펴낸곳 웅진지식하우스
올해 12월은 또 새롭다. 무엇을 하든 같은 것을 두세 번 만하면 지겹고 재미없어 그만두겠다고 하는 평소 성격대로라면 반복되는 겨울도 지겨워야 하건만 이상하게도 계절은 지겹지 않다. 아마도 계절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해마다 하도 다채로워서인가보다. 아이들을 키우며 유치원 재롱잔치에 가고, 초등학교 자모회에 몇 번 참석하고, 중·고등학교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몇 번 치르고 나니 어느 덧 우리 집 저녁에는 나와 남편만이 덩그러니 TV를 보고 있다. 누구나 인생의 수레바퀴는 비슷하게 돌아가는지 아이들이 어려서는 내 나이가 궁금하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나이가, 아니 정확히 ‘나이가 든 나’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딱 그때쯤 서점에 갔을 때 나를 바라보던 이 책과 눈이 마주쳤다. ‘나이 듦에 대하여’.
이미 출간된 지 한참 된 책이지만 내가 갖게 된 의문에 현명한 비답을 내려줄 듯한 제목이었다. 거기다 ‘여자, 그리고 나이’ 부제까지 말이다.
저자는 마치 마음씨 좋고 푸근한 큰언니가 이야기하듯 편안하게 이야기한다. 신혼 무렵에는 밖으로만 바쁜 남편을 이해하지 못해 맹렬히 다투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들 키우느라 ‘나’라는 존재는 잊어버리고 아줌마가 되어버렸다. 그 시절이 어느 덧 지나고 텅 빈 집에서 허전해 하는 자신과 이제는 바깥보다 집을 편안해 하는 남편의 모습이 측은해진다는 이야기들이 비단 나만 그런 건 아니었다고 다독여주고 있다.
돌아보면 의미가 다 다른 나이가 더해지고 있다. 올해 수능을 마친 딸아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던 날, 구김도 없는 이불깃을 습관적으로 펴주면서 엄마인 나도 눈물을 삼켰다. 열아홉을 넘고 있는 딸에게도, 지켜보는 나에게도 ‘또 한 살을 먹는 것이 이렇게 힘들구나’ 느끼면서 말이다.
이 책은 초등, 중등 사춘기를 거치면 성장하는 것보다 어른이 되어서 중년기(?)를 거치며 마음이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나이 든 ‘아이’가 아닌 나이 든 ‘어른’이 되는 법을 해마다 한 가지씩 배워 나가는 것이 쉽지 않음을 생각하게 하는 12월이다.
이제 12월은 나에게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나이테를 둘러주고 가려나 보다.
윤정미 리포터 miso0818@hanmail.net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 - <타임>지 에세이스트가 권하는
지은이 : 로저 로젠브라트
옮긴이 : 권진욱
펴낸곳 : 나무생각
“인생에서 가능한 한 실수를 줄이고 유쾌하게 나이들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이 책에는 나이 듦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인생을 더 지혜롭게 가꾸어 나가길 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58가지의 조언이 담겨 있다.‘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제1법칙)’ ‘당신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제2법칙)’ ‘나쁜 일은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 두라(제3법칙)’ 등으로 시작하는 58가지 법칙들은, 현대인들이 강박증처럼 지니고 있는 막연한 불안감에 대해 유쾌하게 해결책을 보여준다. 촌철살인의 감각을 지닌 카투니스트 황중환 씨의 그림이 더해진 개정판으로 유머러스한 삽화와 깨달음이 담겨 있다.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 ‘나이 들어가는’ 우리 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삶을 살아가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한다.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
-대한민국 40대 인생 보고서
지은이 : 이의수
펴낸곳 : 한국경제신문
오늘날 대한민국의 마흔들이 겪는 사연을 15개의 스토리와 연결 메시지로 풀었다.
세월이 바꿔놓은 마흔 동창들의 이야기, 치열한 직장생활의 애환, 평생을 바쳐 장만한 집, 가슴 찡한 부부의 사랑 등 저자가 그동안 만난 사람들의 사연을 이야기로 각색한 스토리는 강한 인상과 여운을 준다. 스토리와 연결된 메시지를 통해서 삶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마흔이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을 친절히 알려준다. 이것이 바로 아픔을 끌어안고 꿋꿋이 걸어가는 대한민국 40대가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이다. 비록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마흔의 어깨를 짓누르지만, 아직도 청춘의 푸른 피가 흐르고, 진정한 의미의 도전이 가능한 마흔이기에 저자는 삶이 힘들어도 꿋꿋하게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을 이야기한다. 지난 세월이 아름다웠듯이 우리의 미래도 아름다울 것이라고…
마흔 이후, 이제야 알게 된 것들
-살면 살수록 뼛속까지 사무치는 인생의 우선순위들
지은이 : 김경섭
펴낸곳 : RHK
“아무리 각 잡고 힘 줘봐야 각설탕은 그저 하나의 사물에 불과합니다. 그것이 물에 들어가 녹아서 함께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설탕의 본질을 누리게 되는 것이니까요. 지금이 바로 그래야 할 때입니다.” (8쪽, 서문 중에서)
저자는 중년은 후배 세대와 선배 세대를 위해서 고민해야 하는 나이임을 역설한다. 이는 “상처를 입힌 게 있으면 용서받고 그가 남겨둔 상처 있으면 씻어낼 수 있을 만큼 성숙해진 나이도 되지 않았습니까?”라는 자문과 닿아 있다. 저자에 따르면 중년은 ‘모두의 자유와 정의를 위하여 더 오래 고민’해야 하고 ‘불의와 비겁을 부끄러워할 줄’알아야 하며,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살아야’ 하는 성숙해진 나이이다. ‘마흔앓이’에 대해 섣불리 진단하거나 달달한 위안의 메시지를 부려놓지 않으면서도 열심히 살아온 삶에 대한 자부와 멋지게 살아갈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다.
정리 윤정미 리포터 miso08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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