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

여성의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공간

북카페, 작은도서관, 창작실 운영

지역내일 2013-11-28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사는 것이 여자라면 진부한 옛말이라고 할까. 하지만 아직도 많은 여성들이 어머니란 이름 앞에서 자신의 꿈을 잃어버린다. 왜 그러냐고, 일도 육아도 잘 하는 여자도 많다는 세상의 핀잔에 자책도 해보지만, 자신을 발견하며 당당한 하나의 존재로 살아가는 일은 쉽지 않다. 어쩌면 그 불편함을 이기지 못하고 주어진 삶 속으로 숨어 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자의든 타의든 주어진 삶 속으로 숨어들어간 여성들은 행복하지 않다. 그런데 여기 세상으로 나오라며 여성들을 부르는 곳이 있다. 서로 도우며 의지할 수 있는 공간, 서로의 꿈을 함께 키워나가는 대안 공간 ‘마더센터’를 소개한다.


 


 모두가 주인이 될 수 있는 대안 공간



 
후평동 부안초등학교 입구에 자리 잡은 ‘마더센터’는 지역주민들에게 늘 열려져 있는 공간이다. 춘천 지역의 여성들이 모여 만든 도내 최초의 도시형 마을기업으로, 공정무역 커피 전문점 북카페 ‘살림’과 비영리 작은도서관 ‘꾸러기어린이도서관’이 입주해 있다.


독일의 마더센터를 벤치마킹해 90여명의 여성 조합원들과 함께 만든 만큼 그야말로 여성을 위한 공간. 현재, 외출이 쉽지 않은 가정에 책을 배달해주는 도서관 책 배달 서비스와 비폭력대화, 미술 치료 등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마더센터’의 특징은 찾아오는 주와 객이 없다는 것. 1만원 가입비를 내고 조합원이 되면 어떤 모임이든 참여할 수 있고, 또 주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조합원 개인이 기획하고 강의하는 조합원 강좌(도자기 페인팅, 꿈 투사)가 12월부터 개강한다.


이렇게 ‘마더센터’는 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카페에서 맛볼 수 있는 ‘박미란의 레몬차’ 역시 이렇게 탄생된 것. 조합원이 직접 만든 레몬차에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현재는 요리에 관심이 있는 조합원들이 모여 메뉴 개발팀이 결성되기도 했다.


‘마더센터’ 이선미 이사는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이곳을 찾는 모두가 주인”이라며 새로운 사람들이 모이고, 그들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힘을 모아가고 있다고 했다.


 


 


 북카페, 어린이도서관, 창작실 등 이용 가능


 “남편이랑 카페에서 차 마셔본 것이 언젠지 모르겠어요. 분위기도 좋고, 아이들도 부담 없이 함께 올 수 있어서 좋네요.” 지난 10월 문을 열어, 아직까지 모르는 이들도 많지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유기농 아이스크림에 공정무역 아름다운 커피와 다양한 차 맛은 물론 아기자기 한 따스함이 묻어나는 공간. 아이들은 책과 함께 도서관에서 뒹굴 수 있고, 어른들은 여유 있게 차 한 잔 마시며 책도 볼 수 있다. 갈 곳 없는 청소년들을 껴안고자 하는 바람을 담아 청소년은 무조건 1000원 할인, 어른도 자신의 컵을 사용하면 500원을 할인해준다.


뿐만 아니라, 1인 1음료를 마시면 무료로 창작실도 대관할 수 있다. 15명까지 사용가능하며 각종 스터디 모임이나 회의, 정기 모임하기에 그만이다. 홀 전체 대관도 10만원이면 가능하다.


‘마더센터’의 문을 열면서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이선미 이사는 “봉사 개념의 시민단체와는 달리 수익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자립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자조’는 ‘마더센터’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다. 스스로 자신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것. 이를 위해 지역의 여성들이 서로 도와주는 공간이 ‘마더센터’인 것이다. 마더센터 정희영 이사장은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곳, 사람들의 꿈을 실현시키는 곳이 마더센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문의 253-82125 / www.mothercenter.net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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