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주부들에게 배운다! 생활 속 경제교육

잘 먹고 잘 살기? 돈을 제대로 아는 것부터가 시작!

지역내일 2013-11-28 (수정 2013-11-28 오전 10:53:10)

어떻게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돈의 가치는 달라진다. 그걸 알기에 용돈을 줄 때마다 아이들에게 ‘돈 아껴 쓰라’고 당부는 하는데, 사실 어떻게 하는 것이 아껴 쓰는 거냐고 묻는다면 말문이 막혀버린다. 부모의 솔선수범 없이는 자녀의 계획성 있는 소비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주부 경제교육전문가에게 물었다. 생활 속 실제경험이 토대가 돼서 그런지 평소 궁금했던 건강한 소비습관, 보험료다이어트, 자녀 용돈관리방법이 마음에 쏙쏙 꽂힌다.
도움말 라온경제교육센터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잠깐, ‘아껴 쓴다’는 의미부터 짚고 넘어가자!
21세기에 살지만, 우리의 경제관념은 그저 아껴 써야 한다는 수준에만 머물러 있다. 아껴 쓴다는 것이 안 먹고 안 쓴다는 게 아니다. 공과금 등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 필수지출, 숙제의 의미라면, 원하는 걸 해결하는 욕구지출은 선물의 의미다. 요즘엔 즐겁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욕구지출도 필요하다. 욕구는 필수지출 비용을 조금씩 아끼고 모은 돈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예산을 잘 세우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건강한 소비습관

Q 가계부채로 빠져나가는 돈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다 보니,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실제 만져보는 현금은 거의 없다. 그래서 신용카드사용은 늘고, 매월 부담하는 신용카드 값도 만만치 않다. 가계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A 하우스퓨어, 에듀푸어를 스스로 자처하고 있는 건 아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자신이 이런 경우였다는 이승희 씨는 “가족과 대화를 통해 정리해도 될 부채, 쓸모없는 교육비에의 지출을 구분했다. 그동안 아이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엄마 욕심에 학원을 보내왔더라. 아낀 비용은 저축을 해서 향후 아이가 학원을 필요로 할 때 지출할 계획”이라고 들려줬다.


*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_ 교육비, 교통비 등등 신용카드사용 항목을 정한다. 필요하다면 카드는 한 장만 남긴다. 신용카드사용을 자제하면서 체크카드→현금으로 옮겨간다. 특히 대형마트 쇼핑을 줄이고, 가까운 마트를 갈 때도 구입품목에 필요한 현금만 들고 가는 것이 계획되지 않은 소비를 막을 수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일주일의 소비패턴이 눈에 들어온다.
“대형마트 쇼핑 후 이어지는 외식, 카드 한 장으로 모든 게 해결되는 문화는 가계지출을 늘리고, 아이들에게는 무감각한 경제관념을 심어주게 된다. 대형마트 가는 횟수를 한 달에 한번 정도로 줄였더니, 실제로 카드 값이 20~30만원 절약됐다”는 게 라온경제교육센터 김효연 대표의 경험담이다. 마트의 왁자지껄한 소음 속에서 저녁을 때우기보다는 그 돈을 모아 편안한 곳에서 질 높은 가족식사를 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지 않을까.


*통장 쪼개기_ 빠듯한 살림에서 가장 효과적인 현금 확보는 필수지출항목을 아껴 쓰는 것이다. 전기, 수도요금 등 공과금에서 새는 돈을 막자. 전자제품 가짓수에 따라 전기요금은 상승하기 마련,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면 현금이 쌓인다. 김은선 씨는 “정수기 냉온수 사용을 안했더니 전기요금이 1만 원 가량 절약됐다. 정수기도 렌탈 서비스를 끊고 필터를 구입해 직접 교체하는데, 그에 드는 비용도 상당히 절감이 됐다”고 했다. 이렇게 해서 아낀 비용은 차곡차곡 모아 욕구지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모아서 작은 돈 없다. 김은선 씨는 중고차를, 최대희 씨는 노트북을 구입했다. 그것도 현금으로.
통장 쪼개기도 중요하다. 공과금, 생활비, 보험료 등이 빠져나가는 통장을 분산관리하면 규모 있는 지출이 가능해진다.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용도별로 적금통장을 마련하는 것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필요하다. 30만원을 적금한다면 10만원 씩 쪼개서 적금을 드는 편이 낫다. 통장 표지엔 가족여행, 학자금 등 용도를 적어서 목표의식을 명확히 한다. 


▶자녀용돈관리


Q 초등 고학년이 되면서 용돈을 올려달라고 하기에 매달 용돈기입장을 적어서 가져오라는 조건을 걸었다. 아이는 마지못해 약속을 했지만, 부모라면 자녀의 용돈관리를 위해선 이렇게들 하지 않나. 사실 그 나이 때의 아이들 용돈이 얼마가 적당한지도 궁금하다.
A 용돈의 금액을 정할 때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금물이다. 자녀 개인의 선호와 필요가 무엇인지 충분히 의견을 나누고, 자녀 스스로 사용처를 분명히 정하게 하는 게 순서다. 정한 부분에 대해선 신뢰도 중요하다. 아이에게 용돈기입장은 또 다른 스트레스다. 부모는 자녀가 관리를 잘하고 있는가만 살펴보면 된다.


*용돈은 공감, 공유의 수업_ 아이와 필수지출 등 항목을 정리하다 보면 아이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엄마가 보기엔 분명히 쓸데없는 지출이지만, 아이돌가수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음반구입은 절실한 지출항목이라는 걸 알았다. 그 가수에 대해 같이 관심을 가지고 음악을 함께 듣다 보니까 관계도 좋아졌고, 그런 엄마를 보면서 아이도 용돈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됐다”고 김은선 씨는 들려줬다.


*용돈은 바람직한 소비습관 들이기 훈련_ 용돈의 금액은 그만큼의 책임범위를 의미한다. 한 달 용돈이 40만원인 중학생의 경우, 용돈 안에는 인강비, 휴대폰요금, 옷 구입비 등이 포함돼 있었다. 혹시 모를 마이너스에 대비해, 집안일, 기타 여러 일들에 퍼센트를 정해 그에 따른 용돈 추가지급 장치도 마련했다. 이런 습관이 이어지면서 아이는 아무리 싸고 좋은 옷이라도 자신의 옷장 안을 먼저 살피고 구매를 결정하는 신중한 소비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승희 씨는 “훈련이 쌓이면 처음 예산의 목표와는 달리 다른 곳에 지출하고 싶은 경우가 생기더라도 무엇을 선택하고 포기해야 하는지 결정하고, 조정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보험다이어트


Q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보장성보험 등 이런저런 보험에 가입했다. 하지만, 비용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미래도 보장받으면서 보험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나.
A 가계에서 보장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나이가 들어서도 지불할 능력, 자산이 있다면 굳이 보장성보험은 필요 없다. 차라리 보험에 넣을 돈을 저축하는 게 효율적이다. “오랫동안 유지했던 종신보험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보험은 전부 해지, 해지환급금으로 가계부채를 해결했다. 아이들 보험도 최소한의 금액만을 설정해 5인 가족 기준 30만 원 정도의 보험금을 내고 있다”는 최대희 씨는 덕분에 생활의 여유가 생겼다고 흐뭇해했다.
부부 중 주 소득원인 한 사람이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매년 갱신하는 순수보장형 정기보험을 드는 것이 효과적이다. 김효연 대표는 “최소한의 금액으로 비용부담도 덜고, 종신보험과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귀띔했다. 암보험 역시 국민건강보험에서 수술비를 비롯해 일체의 비용을 90%이상 지원해주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두자.


*현재와 미래의 가치까지 따지는 것이 우선_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따져봤을 때 물가상승분이 감안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 특히 저축성이나 교육보험 등은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자든 복리이자든 내가 지불한 금액 전체에 적립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자. 예를 들면 10만원의 보험료를 냈다고 하면 그 중 보험회사의 사업비가 빠지고 남은 8만5천원에 해당하는 금액에만 이자가 적립된다는 얘기다.

*****라온경제교육센터는?

2012년 수원시평생학습관과 사회적기업 에듀머니의 ‘재무관리사양성과정’1기 이수자들이 모인 경제교육동아리다. 어린이경제교육 강사과정도 별도로 이수, 현재 7명이 도서관, 초등학교,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경제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작지만 배운 지식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즐거운 삶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일주일에 서너 번 이상 만나 스터디를 하며, 역량을 키워나간다. 올해 말쯤 사회적기업으로의 법인전환을 추진 중이다. 수원시평생학습관 1층 상담실(070-4477-6515~6)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10시~오후2시, ‘수요일에 만나는 착한 가정경제 멘토’를 무료로 운영한다.(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대희, 김은선, 이승희, 김효연 대표) 


*****우리의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왔어요!
최대희: 사실 신용카드 지출이 너무 많았다. 다른 가정과 비교하다 보니 자존감도 떨어졌는데, 이젠 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아직 현금흐름이 원활해지지는 않았지만, 이젠 그것들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수중에 조금씩 현금이 생기고 있다.


이승희: 보험, 아파트, 교육 등 모든 면에서 최첨단을 따랐다. 투자방법을 배우러 이곳에 왔는데, ‘돌고 돌아서 돈이고, 내 수중에 뜻하지 않은 돈이 들어왔다면 그건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나온 피눈물나는 돈’이란 얘기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놓치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함도 사라지고, 이젠 모든 게 내려놓아졌다. 상술을 구분하는 현명한 소비자의 눈도 생겼다.


김은선: 영어교사로 활동하다 전업주부로 잠잠히 지냈다. 그런데, 내 안에 이런 가치가 숨어있는 줄 몰랐다. 이젠 모든 아이들을 실현가능한 꿈으로 안내하고, 메시지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가족의 경제관념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게 보인다.


김효연: 지역아동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경제교육에는 인문학적인 철학이 밑바탕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필터링도 됐고, 좀 더 구체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방법도 알게 됐다. 고등학생 10명 중 4명은 10억을 준다면 감옥에 가도 좋다는 통계가 있다. 부모경제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해지면서, 여러 방면으로의 교육도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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