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다저스 팀의 좌완 투수 클레이튼 커쇼는 올해 메이저리그의 최고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이 선수는 야구 실력만큼이나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청년(26)이다. 비시즌에는 집중 트레이닝을 포기하고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고아원을 짓고 10대 에이즈 환자에게 희망을 전하는 것이다. 그의 재능 기부는 팬들에 의해서 미국 전역으로 퍼지고 있다.
여기 안산에도 커쇼처럼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청년들이 있다.
어두운 곳에는 빛이 더욱 밝게 보이는 법, 원곡본동에 사는 청소년에게 빛을 밝혀 주는 한양대학교 사회봉사단 학생들이다. 자신을 위해 쓰기도 부족한 시간을 나누어 사회봉사를 펼치고 있는 청춘들을 만나러‘원곡본동청소년공부방’을 찾았다.
봉사단 학생들은 40여명의 저소득층 청소년들과 함께 원곡본동 주민자치센터 3층에 모여 지식과 지혜를 나누고 있다. 유리창 밖으로 환하게 쏟아지는 공부방 불빛이 어두운 거리를 밝히고 있었고, 대학생들도 아이들 마음을 밝히기에 열중이다. 그 중 세 청년을 만났다.
밝은 빛 이윤진(전자통신학과3) 학생
‘톡! 쏘는 사이다’ 같이 머리에 쏙 들어오게 아이들의 호기심을 ‘톡톡’ 건드리며 중1 과학을 지도한다. “과학시험 전날 마무리 정리를 열심히 해줬는데, 다음 날 아이들에게 카톡이 마구 오는 거예요. ‘시험 잘 보았다’고 정말 뿌듯했어요. 아이들이 저를 아주 행복하게 해 준거죠. 그 후로 아이들에 대한 제 애정과 관심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지난 해 처음 아이들을 만났을 때, 장난도 심하고 불성실한 수업태도로 어려움도 있었죠.”
윤진 학생이 아이들 마음을 잡아낸 비결은 아이들이 각자 다름을 인정하고 한명한명 진심으로 이해하며 소통한 것 이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제 꿈은 누군가를 돕는 것이었습니다. 성공을 하고 싶은 이유도 더 자유롭게 능력껏 제 꿈을 펼치고 봉사하며 살고 싶기 때문이죠.”
어린 공과대학 여학생에게 듣는 말이지만 그 안에는 나이를 떠나서 단호한 열정이 느껴졌다. 아이들을 집으로 보내면서도 아이들과 할 말이 많은지 귀담아 들어주고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말해주고 있었다. 밝은 빛으로 더욱 밝아지는 전염!
맑은 빛 송지훈(건설환경공학과4) 학생
2년째 공부방에서 중2 학생들의 수학과 과학을 지도하고 있다. 올해는 팀장이 되어 다른 봉사자들에게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다. “진실 된 봉사가 중요합니다. 봉사라는 포장은 같지만 남에게 보이기 위한 봉사나 단체를 알리기 위한 봉사는 의미가 없지요. 이러한 형식적인 봉사 즉 학점이나 시간만 채우기 위해 대충하는 봉사는 자신과 봉사기관에게도 오히려 해롭다는 것을 인식하고 책임감 있게 임해야 합니다.” 봉사에 대한 뚜렷한 철학이 느껴졌다. “여기 아이들은 공부를 못하는 것도 아니고, 하기 싫은 것도 아닙니다. 학습에 대한 동기와 필요성이 부족해서 자연스럽게 흥미 또한 없죠. 그리고 가정환경도 면학분위기를 만들어주지 못하는 편입니다. 적성 검사나 진로상담을 통해 동기부여를 해 주고 성적표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부족함을 채울 맞춤학습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맑은 생수와 같은 느낌이 든다. 지훈 학생의 단기적인 희망은 수리해양구조물을 설계하는 엔지니어이다. 그리고 투수 커쇼처럼 휴가 때마다 가족과 봉사여행을 하는 것은 더 큰 꿈이다.
깊은 빛 서영진(교통물류공학과2) 학생
중3 수학을 지도하는 서영진 학생에게 아이의 실력을 변화시킨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에는 ‘몰라요, 다 몰라요!’ 하면서 한 번 풀어 볼 생각도 없고, 질문도 하지 않는 아이를 보면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답답하고 난감했어요. 조급한 마음이 들었지만, 느리더라도 하나씩 아이의 수준에 맞게 최대한 쉽게 시작했어요.”
영진 학생은 많은 것을 빠르게 가르쳐 실력을 한 번에 올리고 싶은 욕심을 버리고, 더 천천히 일대일로 하나씩 조금씩 쌓아주는 방법으로 지도한다고 했다. 실력이 향상된 아이들은 표정도 밝아지고 소통도 아주 쉬워진다며 미소를 지었다.
깊은 원두커피의 느낌을 지닌 스무 살 청년에게 꿈을 물었다. “작더라도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것이 진짜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목표를 정하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하다보면 더 확실한 꿈도 보일 것 같아요”
누군가를 변화시킨 다는 것,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복을 짓는 일’이라는 옛말이 떠올랐다. 아이들도 이 만남에서 밝은 에너지를 얻고, 봉사하는 학생들도 소중한 꿈과 보람을 얻고 있었다. 던지는 투수도, 치는 타자도 함께 삶의 점수가 높아지는 것이 바로 봉사였음을 느낀다. 추운 겨울, 꿈과 봉사를 동시에 굽고 있는 청년들의 마음이 참으로 따뜻하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한양대학교(에리카) 사회봉사단은
한양대학교(에리카) 사회봉사단은 ‘벌런티어리더’라는 이름으로 매년 12명씩 선발된다. 교내에서는 사회봉사에 대한 홍보와 학생들의 참여 기회를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는 ‘대부도 바다 살리기 행사’를 통해 교내 학생 및 교직원들과 함께 했다. 교외에서는 지역의 봉사기관과 연계해 교육봉사, 어려운 가정 도배봉사 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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