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숨 가쁘게 달려왔던 중등부 과정이 기말고사로 마무리되고 예비고1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점이 됐다. 이젠 본격적인 예비고1로서의 학습체계를 세워 고등학교 3년 공부의 코드를 준비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고등학교는 수능과 모의고사, 심층적으로 깊어지는 교과내용과 방대한 공부량으로 중학교 과정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어려움이 한꺼번에 들이 닥치게 된다. 내년 고등학교 입학 때까지 주어진 기간은 4개월. 이 기간 동안 국어공부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을 냉정하게 예측해 공부 방향과 진도목표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로드맵을 세워야 대입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강서양천영등포 내일신문에서는 성공적인 고교생활을 준비하는 예비고1 학생들을 위해 주요과목인 수학 영어 국어의 효과적인 학습법을 제시한다. 그 세 번째 이야기, 국어 공부 방법을 소개한다.
국어과목의 평가요소 5가지
사실 수학이나 영어는 기본적으로 선행도 많이 하고 공부하는데 투자하는 시간도 많다. 그러나 국어도 수학이나 영어만큼 중요한 과목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이 의외로 적다. 국어가 우리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등학교 첫 중간고사를 치르고 나면 국어 에 큰 좌절감을 느끼고 그때서야 국어에 매달리는 경우도 있다.
고등국어는 범위, 출제 유형 등에서 중등 국어와는 많은 차이를 보일 뿐만 아니라 쉽게 성적이 오르지 않는 과목이다. 그래서 포기하는 학생도 있지만 방법을 터득해 끝까지 놓지 않고 공부한다면 1등급을 바라볼 수 있는 과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국어는 어떻게 공부해야할까? 윤권호 국어논술학원 윤권호 원장은 “모든 문제는 평가요소가 있다. 국어 과목도 마찬가지로 크게 5가지의 평가요소가 있다”고 설명한다. 5가지의 평가요소는 ①사실적 사고 능력 ②추리?상상적 사고 능력 ③논리?비판적 사고 능력 ④새로운 내용 생성 능력 ⑤어휘력이다.
단순히 제시문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은 ‘사실적 사고 능력’ 평가요소에 해당할 뿐이다. 그 외 나머지 평가요소를 위해서는 사고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사고력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사고력이 무수한 경험이 빚어내는 결과이기 때문. 그 경험의 중심에는 문학적 바탕이 깔려 있다.
문학은 간단히 서술하면 인물이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인물의 반응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주어진 상황에 따른 인물의 정서와 태도를 다룬다. 그렇다면 상황이 중요할까? 반응이 중요할까? 정답은 ‘상황’이다.
보통 문학작품을 읽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학생들은 상황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다음 상황과 반응과의 연결을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면 어머니가 돌아가신 아이의 정서는 ‘슬픔’이다. 거꾸로 질문을 해보면 지금 이 아이는 슬프다. 왜 그럴까? ‘상황’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김소진의 작품 중에 ‘눈사람 속의 검은 항아리’라는 작품을 예로 들면 시장통에서 자라는 한 소년이 짠지 항아리를 깬다. 아이는 엄마에게 혼날까봐 깨진 항아리 위에 눈사람을 만들어 놓고 도망쳐서 거리를 돌아다닌다. 혼날 각오를 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아이의 예상과는 달리 엄마는 볼을 꼬집을 뿐 별반 혼내지 않는다. 아이는 충격을 받고 다시 마구 달리고 또 달린다. 학생들은 ‘엄마한테 혼나지 않았는데 왜 충격을 받아요? 좋은 거 아니에요?’라는 반응을 보인다. ‘내가 더 이상 이 세계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 충격’이라는 것을 이해하기에는 학생들의 정서적 경험이 너무나 빈약하기 때문이다.
시대적 상황을 알 수 있는 책 읽기
현재 수능이나 내신에 출제되고 있는 문학 작품은 대부분이 1920년대부터 1980년대(드물게는 90년대)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모든 시대는 문화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문화는 시대별로 차이가 있다.
대가족 사회에서의 인간관계와 핵가족 사회의 인간관계는 큰 차이가 있다. 현재의 고등학생들은 모두 90년대 이후에 태어난 학생들로 문학 작품에 나오는 문화적 배경에 이질감을 느끼며 그 시대의 상황이나 인간관계에서 비롯하는 인물들의 정서와 태도를 이해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입장에서 살아보지 않은 과거를 경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소설을 읽는 것이다. 집집마다 한국 단편소설 전집은 하나씩 있을 것이다. 그 전집을 물론 다 읽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주요작가의 작품을 읽으면 된다.
1920년대의 시대상황을 알 수 있는 작품은 염상섭의 ‘만세전’,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다. 1930년대는 김유정의 ‘봄봄’, 이상의 ‘날개’ 염상섭의 ‘삼대’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다. 1940년대는 채만식의 ‘미스터 방’, 이태준의 ‘해방 전후’가 있다. 1950년대는 손창섭의 ‘비오는 날’ 선우휘의 ‘불꽃’ 1960년대는 최인훈의 ‘광장’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이청준의 ‘병신과 머저리다. 1970년대의 작품으로는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 이문구의 ‘관촌수필’ 1980년대는 양귀자 ‘원미동 사람들’ 최일남의 ‘흐르는 북’이 있다.
이 작품들은 모두 그 시대별 특징들을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로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대적 아픔을 이해하고 이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추적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인물들의 반응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문학 공부의 기본이다.
내신도 수능형으로 준비해야
최근 목동권 고등학교 내신의 흐름 중 가장 큰 변화는 대부분 학교가 수능형으로 출제한다는 것. 제시문은 교과서 지문이되 문제의 선택지에 나오는 내용은 외부 지문 방식으로 주어진 범위를 달달 외우는 공부 방법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특히 올해 수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문법. 문법 비중이 늘어난 만큼 1등급을 위해 문법 공부가 더 중요해졌다. 수능 B형 11번 문제를 보자.
11. <보기>의 ㉠, ㉡의 예로 적절한 것은?
‘<한글 맞춤법> 제4장(형태에 관한 것)’의 파생어와 합성어에 대한 표기 규정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 파생어이면서 어근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 경우
○ 파생어이면서 어근의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않는 경우 …… ㉠
○ 합성어이면서 어근의 원형을 밝히어 적는 경우
○ 합성어이면서 어근의 원형을 밝히어 적지 않는 경우 …… ㉡
㉠ ㉡
① 마중, 지붕 길이, 쌀알
② 길이, 무덤 뒤뜰, 쌀알
③ 뒤뜰, 쌀알 무덤, 지붕
④ 무덤, 지붕 뒤뜰, 쌀알
⑤ 길이, 마중 무덤, 지붕
이 문제는 복합어의 표기 규정에 관한 것으로 합성어와 파생어, 어근의 원형을 알아야 한다. ''길이''는 어근의 원형을 밝힌 파생어, ''마중''은 어근의 원형을 밝히지 않은 파생어로 접사의 생산성과 관련이 있다. 결국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형태소의 분석을 할 수 있어야 하고 합성어와 파생어의 개념, 어근 및 접미사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올해 수능에서도 어법에 대한 문항 수가 늘어났고 고1 과정 내신에서도 어법을 비중 있게 다루기 때문에 중학 전 과정의 문법을 정리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상위권 대학 합격을 위한 국어학습법
예비고1 학생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은 어휘력이다. 어휘는 단어와 용어로 구분되는데 단어는 모든 읽기의 기본으로 사전 찾기만 잘 하면 향상시킬 수 있다. 문제는 ‘용어’ 용어는 학생 스스로 공부하기엔 어렵다.
중학교 과정에서 배웠던 ‘역설법’이나 ‘공감각적 표현’같은 용어들은 모두 명확한 개념을 알아야 문제에 적용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개념은 일종의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감각적 표현의 조건은 ①서로 다른 감각 ② 지각 가능한 감각을 지각 불가능한 감각으로 전이시킴 이라는 두 가지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만 어떤 문제가 나와도 풀 수 있는 것이다. 개념을 실전적으로 명확하게 풀이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비문학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요약능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제시문이나 문제의 <보기>를 보고 핵심을 찾아내는 능력이 비문학 풀이의 전부다. 정확한 요약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빼도 되는 단어와 빼면 안 되는 단어를 구별해서 단어를 분류하고 필요한 단어를 문장으로 연결하면 된다. 모든 글을 읽으면서 그 글의 핵심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해 보는 것이 좋다. 이런 훈련이 쌓이고 쌓이면 문제 푸는 능력이 크게 향상된다. 윤권호 원장은 “성공적인 고등학교 생활을 위해서는 좋은 방법도 중요하지만 그 방법을 꾸준히 실천하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고 갈무리한다.
도움말: 윤권호 국어 논술학원 윤권호 원장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