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조명과 긴장감 넘치는 음악, 화려한 의상과 날렵한 몸놀림으로 사람들을 한순간에 호기심의 세계로 빠뜨리는 마술사들. 보통 ‘마술사’하면 깔끔한 외모에 신비스러운 손동작으로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청주지역에는 그런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이색적인 마술사들이 있어 화제다. 평균연령 65세. 약간 구부정한 허리로 그리 ‘샤프’한 모습은 아니지만 관객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마술사들. ‘참누리실버마술단’이 그 주인공이다. 비록 데이비드 카퍼필드와 같은 마력을 느낄 수는 없지만 참누리실버마술단의 마술은 과거 TV를 보며 환호했던 시절의 감성을 느끼게 한다.
마술에 빠진 ‘할머니들’
참누리실버마술단의 단원은 모두 6명이다, 성충환(70), 최현란(65), 이강선(66), 이승아(60), 최병해(65), 김현숙(63) 씨로 이들은 모두 2년째 ‘마술 세계’에 푹 빠져 있다. 마술관련 강좌를 찾아서 듣고 책, 잡지, 다양한 마술 관련 영상을 보며 어떻게 연출하고 준비했는지 연구한다. 또 매주 금요일마다 만나 최신 정보 및 다양한 연출방법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특히 이들은 한국마술협회 및 프로 마술사로부터 마술교육을 받고 있다.
마술단 회장 성충환 씨는 “항상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며 “같은 마술이라도 연출이나 배경에 따라서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들은 모두 한국마술협회가 인증한 교육마술지도사 3급 자격증을 취득한 상태다. 최역산 한국마술협회 충북지사장은 “회원들의 열의가 대단하다”며 “이들에게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관객과 함께하는 마술 지향
참누리실버마술단은 현재 청주지역 지역아동센터 30여 곳과 26개 지역 경로당에서 무료 공연을 하고 있다. 마술단의 총무를 맡고 있는 최현란 씨(65)는 “마술을 보며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기쁘고 사는 재미를 느낀다”며 “좀 더 젊었을 때 시작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마술단 공연은 유치원 아이부터 80~90세에 이르는 노인들 모두 공감한다. 성 회장은 “나이와 특성에 맞게 마술을 기획한다”며 “19금 마술도 있다”고 크게 웃었다.
참누리실버마술단이 추구하는 마술은 일명 ‘스토리텔링 마술’이다. 스토리텔링 마술이란 이야기를 정하고 그 내용의 흐름에 맞춰 연출하는 테마가 있는 마술을 말한다. 성 회장은 “스토리텔링 마술과 더불어 관객이 원하는 마술을 지향한다”며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참누리실버마술단은 참누리협동조합 소속으로, 참누리협동조합에는 현재 15명의 회원들이 △동화구연 △한문 △논술 강의 등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월 정식 발족한 참누리협동조합은 활발한 봉사활동과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경숙 이사장은 “재능이 있어도 일할 곳이 없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다”며 “재능도 발휘하고 그에 맞는 댓가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발굴하는 것이 협동조합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프로그램도 개발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협동조합으로 만들고 싶다”며 “마술에 관심 있는 노인이라면 누구라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참누리실버마술단 6명의 단원들은 현재 지역아동센터, 경로당의 무료 봉사활동은 물론 초등학교, 중학교 방과 후 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현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최현란 씨는 “무료봉사도 보람 있었지만 일한 만큼 댓가도 받으니 더 행복하고 보람을 느낀다”며 환하게 웃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사진설명
지난달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 2회 평생학습박람회에서 ‘참누리실버마술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교육마술이란?
교육마술은 마술을 통해 아이들이 리더쉽과 표현력을 향상시키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데이비드 카퍼필드는?
데이비드 카퍼필드는 미국 출신의 마술사로 자유의 여신상 사라지게 하기, 만리장성을 걸어서 통과하기 등 규모가 큰 마술을 관객 앞에서 직접 시연한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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