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주부 손저림증, 손목에 침-뜸만 떠도 효과

지역내일 2013-09-29
연휴나 명절이 지나면 주부들은 명절 후유증을 호소하기 마련이다. 평소보다 과도하게 늘어나는 집안일에 대한 부담감과 피로감 때문이다. 일시적인 경우도 있지만 계속 불편한 증상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손저림도 그중 하나. 한의학에서는 비증(痺證)이나 마목(麻木)이라 부른다. 모두 경맥의 기운이 허한 상태에서 바람(風), 한기(寒), 습기(濕) 등의 병인과 어혈(瘀血), 습담(濕痰) 등의 병리 때문에 경맥의 소통이 가로막혀 생긴다.
저림은 겨울철에 잘 발생하며, 심하면 아예 감각이 둔해져 치료가 쉽지 않다. 단순히 혈관 수축에 의한 혈액순환 장애 때문이라고 여겨서는 안 된다.
일부 한의서에는 ‘손가락이 저리거나 둔하여 잘 쓰지 못하게 되면 3년 내에 중풍이 올 징후’라고 적혀 있지만 손저림을 보고 뇌중풍(뇌졸중)을 염려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 관련 기저질환도 손저림의 원인이다.
임상에서 주부 손저림의 경우 흔히 손을 지나치게 많이 씀에 따라 유발된 말초신경장애로 본다. 수근관증후군 또는 손목굴증후군이 대표적인데 손목 횡수근 인대 밑 손목굴의 협소한 공간에서 신경이 만성적으로 압박될 때 발생한다. 손저림과 함께 통증과 엄지손가락의 운동 기능장애를 동반하며, 밤이나 운전할 때에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양측의 손등을 맞대고 손목을 구부렸을 때 손바닥과 손가락의 저린 증상이 심해지면 이를 의심할 수 있다.
 
한방 치료는 횡수근 인대 및 손목굴 주변의 아시혈을 찾아 염증 확산 억제에 유리한 봉독요법을 활용하고, 병인과 병리적 산물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둔다. 경맥의 기운을 북돋울 수 있는 혈위(穴位)를 골라 침, 뜸, 자락 등을 적절히 시행하면 도움이 된다.
또한 사물탕(四物湯), 이진탕(二陳湯), 개결서경탕(開結舒經湯) 등의 처방에다 어혈을 없애고 부종을 줄이는 도인(桃仁), 홍화(紅花), 창출(蒼朮), 의이인(薏苡仁)을 가감하기도 한다.
 
손저림증은 손을 혹사시킨 게 원인이므로 평상시 손목이나 손을 쉬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아령이나 바벨 등을 이용한 기구 운동은 좋지 않고, 손잡이나 채를 잡아야 하는 자전거,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운동을 포함한 맨손운동이나 수영도 도움이 된다. 잠자기 전 따뜻한 물에 손과 손목을 담그고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저림을 줄이는 방법이다. 이렇게 해도 손저림이 가시지 않을 경우 바로 한의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한다.


글 : 정경용 원장 (청주시한의사협회 홍보위원, 정경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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