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수학을 하고 있는가?

지역내일 2013-11-17

띠링~
카톡으로 메시지가 떴다.
대치동에서 7세 때부터 가르쳐서 초등 2학년과정까지 창의사고력 수학을 배웠던 한 아이의 엄마가 보냈다.
“선생님~ 우리 아이가 이번 서울교대경시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어요. 그리고 함께 공부했던 남자친구는 금상을 수상했구요.^^ 선생님 말씀대로 경시대회에 세 번 참가하고 나니 상을 받네요. 감사합니다.”
지금은 4학년이 된 아이는 부모가 모두 치과의사신 관계로 생활은 할머니의 손길을 빌렸고 학업에 관련해서는 학원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아이는 똑똑하고 조작능력이 뛰어났다. 그런만큼 교구조작과 더불어 문제를 푸는 속도가 빨랐다. 하지만 시간을 단축한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반면에 싫증을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냈고 친구들을 구경하거나 참견하는 경우가 있어 결국 다른 친구들보다 시작은 빠름에도 불구하고 마치는 시간은 같던가 늦어졌다. 다행이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중에 수업시간에 시동은 느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력이 좋아지는 아이가 있어 서로 견제가 되었다. 아이는 할머니가 가이드를 못하자 그만둘 수밖에 없었고 다행히 엄마가 휴직을 해서 내가 시켰던 방법대로 꾸준히 아이의 수학공부를 도와주었다. 내가 목동으로 와서도  아이의 엄마는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선생님, 우리 애가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닌가봐요. 경시대회 나가 상을 못타는데 꼭 경시대회를 나가야 할까요?”
“경시대회 나가자마자 상 타는 아이들은 극히 드물어요. 대부분 세 번정도 본 다음부터 상을 타기 시작해요. 학교에서 단원평가만 보다가 경시대회 문제를 보면 수학실력에 상관없이 어려워요. 단원평가 그 단원의 제목부터가 힌트잖아요. 문제를 집중해서 읽지 않아도 나눗셈 단원이면 문제에 나온 숫자들을 나누면 답이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하지만 경시문제는 수학의 여러분야가 혼합되어서 나오기 때문에 낯설기 때문에 당황스럽죠.”
“그럼 우리 애도 세 번까지만 보게 할까봐요. 기출문제 푸는 것도 어려워하고 공부시키는 것도 힘들어요 ㅠㅠ”
“상을 타고 안타고의 문제가 아니라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실력이 많이 늘어요. 게다가 중고등학교에 갔을 때 수학실력이 더 발휘가 될거예요. 수능에 시험범위가 있던가요? 초등학교 때는 수학을 잘했는데 중학교에 와서 점수가 떨어졌다는 말을 안할 수 있죠.”
삼십분여의 통화로 엄마는 수학경시를 계속 보게 하겠다고 했고 이제 다시 복직을 눈 앞에 두고 있어 내게 아이를 보내고 싶다고 했다.


태어나서 처음 수학을 접하는 아이가 연산문제로 시작하면 아이는 연산이 수학의 전부인줄 알고, 단순한 문제만 풀던 아이는 두 줄 이상의 질문을 읽어내지 못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의 뼈대는 늘 정해져 있다. 그것을 익히기 위해 이 땅의 학생들이 투자하는 시간들과 비용이 과연 적당한가?를 생각하면 안타깝다. 투자에 비해 얻는 것이 많지 않은 까닭은 잘못하고 있는 것이고 그 잘못은 수학의 중심과 뿌리가 바로 내리지 못해서 헤매는 까닭이다. 일주일에 하루를 배우는 것에 투자를 하면 최소한 하루이상은 그 배움을 소화하는 자기만의 시간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반드시 확인해주는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듣고 저기서 들어 진도를 나가 선생님이 설명하는 순간에는 자기 것인 양 착각하게 된다. 자리를 옮겨 그 문제를 풀면 정작 손 하나 움직이지 못하는데.... 제대로 수학을 하고 있는지 아이와 학부모는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아이가 너무 쉬운 부분에서 필요이상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많은 시간을 필요로하는 문제에서 시간을 제대로 투자하고 인내하며 다지고 있는지, 정말로 사고력이 향상되고 있는지 아이와 대화를 통해서 혹은 문제집을 채점하면서 틀린 시험문제를 봐주면서 확인해봐야 할 것이다. 수학을 통한 사고력은 어떤 학원의 사고력 수업을 통하여서만 향상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 아이들의 교과서에서도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들은 항상 나와있었다. 책 한권을 풀더라도 진지하게 꼼꼼하게 풀어내는 습관, 틀렸던 문제에 대한 근성 있는 고민을 통하여 아이들의 사고력을 향상 될 수 있다.


우리아이의 수학을 처음 배우게 할 때 수학의 전반적인 공감각, 규칙성, 추론과 논리, 수와 연산, 통계를 고루게 제대로 경험하여 수학적 기초를 깔 수 있게 해준다면 아이들은 수학으로 쑥 쑥 크는 나무가 되어 원하는 열매를 맺을 수 있으리라.


정진영
R-스토리 로드맵 수학연구소장 정 진영
- 숭실대학교 수학과 박사수료
- 성균관대학교 아동학과 창의성과 영재교육 박사과정이수
- 포항공과대학교 오픈스쿨 부호론과정이수
- 조이매쓰 사고력교재개발 및 본원 원장역임
- 숭실대학교, 광운대학교, 국립한경대학교등 출강
- 대치시매쓰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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