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찌개 하나 시켜놓고 주거니 받거니 술잔 기울이다 보면 가을밤도 고즈넉하게 깊어간다. 그 시절 그 찌개, 청주가 고향인 이상준 대표는 자라는 내내 즐겨 찾았던 표고버섯찌개전문점 ‘경주집’이 그리웠다. 이 매력적인 표고버섯찌개를 수원에서 맛볼 수는 없을까. 그래서 표고버섯찌개가 만들어졌고, 처음엔 어, 이런 찌개도 있었네, 두 번째부터는 찾고 또 찾는 메뉴가 됐다. 건강까지 생각한 표고버섯찌개가 춥고 긴 겨울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표고버섯찌개 하면 ‘담가’, ‘담가’하면 표고버섯요리 전문점
“찬바람 부니 웰빙표고쌈밥정식 대신 표고버섯찌개나 전골을 찾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어요. 표고버섯찌개는 깔끔한 맛, 불고기버섯전골은 구수한 맛이 나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상준 대표는 표고버섯찌개의 경우 청주에서 먹었던 것보다 더 맛있다고 하는 손님도 있다면서 ‘찌개’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냈다.
먹어보기 전엔 몰랐다. 표고버섯의 맛과 향이 이럴 것이라는 짐작은 하지만, 막상 국물 한 모금을 맛보니 눈이 확 뜨인다. 불린 표고버섯, 잘게 썬 쇠고기, 파채, 양파, 감자, 재료는 무척이나 소박한데, 어라, 어떻게 이렇게 깊은 맛이 나는가 싶다. 쫀득쫀득한 표고버섯의 식감은 고기를 씹는 것 같고, 먹을 때마다 표고버섯의 향이 은근히 밀려든다.
1인분에 7천원으로 부대찌개 가격에 맞췄다는 이 대표는 “표고버섯은 항암작용은 물론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에 좋을 뿐만 아니라 청소년의 성장발육촉진에도 좋은 효능을 가진 식재료다. 건강까지 챙기는 표고버섯을 부담 없는 가격에 찌개로 즐길 수 있어서 많은 손님들이 만족해한다”고 덧붙였다.
표고버섯찌개는 버섯을 불리는 시간, 양념이 비법
고기를 씹는 듯한 쫄깃한 식감은 표고버섯찌개의 맛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 말린 표고버섯을 불리는 시간이 모자라거나 혹은 넘치거나 하면 제 맛을 잃는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표고버섯 불리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이 대표는 “표고버섯의 양과 시간에 따른 최적의 불림 조건을 찾기까지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쳤다. 여기에 소뼈로 우린 육수, 국내산 고춧가루로 만든 양념이 어우러져 깔끔하고 깊은 표고버섯찌개가 만들어진다”고 들려줬다. 적당히 매운 맛을 내기 위해 충남 청양, 경북 영양 고춧가루를 골고루 사용한다.
알고 먹으니 표고버섯찌개의 맛이 훨씬 풍부해지는 느낌이랄까. 서빙하는 친절한 아주머니가 김이 팔팔 날 때까지 뚜껑을 열지 말라고 일러둔다. 그래야 파 향이 국물에 스며들면서 표고버섯향이 제대로 살아난다고. 이상준 대표는 “간혹 성격 급한 손님 중에는 뚜껑을 자꾸 열어보는데, 이렇게 어설프게 익으면 파 맛밖에 안 나서 진짜 맛있는 표고버섯찌개를 놓치게 된다”고 당부했다.
표고버섯찌개는 기본, 표고버섯해물전까지 곁들인 푸짐한 밥상
표고버섯향이 강한 게 싫다면 생 표고버섯과 여러 가지 재료가 어우러져 구수한 맛을 내는 불고기버섯전골이 안성맞춤이다. 주부들이나 가족 단위 손님들은 표고버섯찌개에 표고버섯해물전을 함께 시키는 경우가 많다. 갖은 야채에 새우 등 해물, 생 표고버섯을 썰어 도톰하게 부쳐냈는데, 재료마다 가진 맛과 고소함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표고버섯을 문의하는 분들도 많아요. 청양, 진천에서 난 생 표고를 사용하는데, 원하는 분들에게는 시중보다 싸고 좋은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표고버섯을 살 수 있게 연결해드리기도 합니다.” 이 대표는 담가가 표고버섯전문점이란 타이틀을 가진 만큼 표고버섯에 관한 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정성과 진정성이 담긴 요리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포부도 밝힌다.
사실, 찌개하면 된장찌개,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좀 더 쓰자면 동태찌개 등 생선이 들어간 찌개가 내가 알던 전부였다. 그런데, 이제 수도권에서는 유일하게 수원의 담가에서 표고버섯찌개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나고 보니, 기존의 찌개들은 모두 잊었다. 이 대표가 “3~4번 먹으면 완전 중독되고 마는 게 표고버섯찌개”라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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