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으로부터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흥겨운 잔치마당이 열렸다. 지난해 일동의 주택가 골목에 기업형슈퍼마켓(SSM)의 변종 ‘롯데999’가 들어오면서 이 지역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힘겨운 싸움이 시작됐다. 지난달 27일 일동 골목상권 지키기 1주년 행사가 무지개마트 앞에서 열렸다.
생존권을 위협받는 마트 주인들 뿐만 아니라 주민들 까지 골목상권 지키기에 힘을 보태고 있는 이유는 골목에 흐르는 정을 지키기 위해서다.
일동 주민 김혜란(41)씨는 “동네에서 오랫동안 가게를 운영해 왔기 때문에 서로 안부도 묻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 자라는 모습도 봤기 때문에 대형 할인점과는 다른 친숙함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몇몇 사람의 노력으로 골목 상권 지키기는 힘들고 어려운 일. 규모나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동네 슈퍼는 매달 매출이 떨어지고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간 기업형 슈퍼는 여전히 영업 중이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골목상권은 스스로 지킨다는 각오로 자발적인 모임을 결성 골목상권의 중요성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홍보작업을 진행 중이다. 동네 어귀에서 군고구마 파티와 삼겹살 파티를 열어 오가는 주민들에게 ‘동네 슈퍼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골목상권 지키기 1년을 맞아 지난 27일에는 지역 예술인과 학교 사물놀이패까지 힘을 모아 작은 문화공연을 연 것이다.
일동골목상권지키기 김재권 대표는 “일동은 조그만 동네인데도 롯데999를 비롯해 다이소 등이 잇따라 들어오고 있다. 규모가 큰 업체들이 작은 동네의 상권까지 모두 휩쓴다면 정작 서민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마을이란 공동체조차 흔들린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일동엔 빵집이 여러 곳 있었지만 프랜차이즈 빵집이 생기면서 일 년 안에 모두 사라졌다”며 “동네슈퍼, 만물상 등 동네 가게들 역시 같은 상황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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