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은 먹어서 든든해야 하니까 푸짐하게 제공해야죠. 하지만 비싸게 받지 않아요. 식재료를 직접 구입해 중간마진을 줄이니까 가능하더라고요.”
매일 아침 직접 품을 팔며 시장을 다닌 덕분에 들꽃밥상 오수용 대표는 음식 값을 대폭 낮출 수 있었다. 김치도 직접 담근다.
오수용 대표는 “음식 얘기라면 해도 해도 지겹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밥상 이야기는 밤을 새도 끝나지 않을 기세다. 그렇게 즐거울까. 매일 만드는 음식이 그에게 주는 기쁨은 무엇일까.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손님들을 보면 더없이 행복하다는 오수용 대표. 전문점이 싫다는 그는 “매일 같은 것만 만들면 어떻게 음식 만드는 게 신날 수 있겠냐”며 들뜬 목소리로 “때마다 다른 반찬을 만드는 게 얼마나 재밌는지 아느냐”고 말했다.
*들꽃밥상 오수용 대표. 음식 이야기에 시종일관 흐뭇한 얼굴이다.
만드는 즐거움, 주는 기쁨 =
오 대표의 일과는 오전 6시부터 시작한다. 직접 도매시장에 가서 식재료를 구입한다. 10시부터는 반찬 색과 요리방법, 양념 종류를 파악해가며 반찬 9가지와 찌개를 만든다. 그렇다고 대충 만들지 않는다. 손님이 맛있게 먹는다면 반찬은 얼마든지 리필 가능하다. 번거롭더라도 밥솥을 여러 개 이용해 그때그때 갓 지은 밥을 내놓는다.
오 대표는 “마치 자식에게 좋은 것만 먹이듯 하는 마음으로 국산 제철재료 위주 신선한 식재료로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든다”며 “싸게 파는 백반집이라고해서 반찬의 품격을 져버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색이 다양한 영양소”라며 색의 조화와 중요성을 강조하며 매일 다른 종류 반찬을 만든다. 물론 들꽃밥상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메뉴도 주문 가능하다.
점심을 먹으러 온 손님 중 근처 사무실에서 왔다는 신동훈(33)씨는 “주변 식당 여러 곳을 가봤는데 이집이 괜찮아서 자주 온다”며 “재료는 좋은 것 같은데 값도 싸고 맛있다”고 평가했다. 일행은 담소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했다.
오 대표는 틈만 나면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보곤 한다. 이렇게 성공한 퓨전 요리는 새로운 메뉴로 밥상에 올라오는 반찬이 된다. 운이 좋은 날엔 오 대표가 새로 개발한 서비스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점심시간 자리를 가득 메운 손님들. 들꽃밥상 백반은 반찬이 매일 달라져서인지 점심 손님이 유난히 많으며 다른 한식 메뉴들은 저녁에 인기가 많다.
“매일 점심 사먹는 이들 고민 덜어주고 싶어” =
그는 안산에서 열린 ‘제9회 전국약선요리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약선요리에 주 종목인 백반을 접목시켜 호평을 받았다. 이렇게 백반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다양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그가 추구하는 음식철학과 맞았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백반집이 전문점보다 5배는 더 힘든 것 같다. 하지만 재미있게 음식을 만들어야 만드는 즐거움이 있다”며 활짝 웃었다.
한때는 안산에서 식당 6개를 운영했다. 하지만 가족이 있는 천안에 함께 살고 싶어 식당을 정리하고 이곳에 와서 들꽃밥상을 차렸다. 백반을 잘한다는 아내의 격려에 힘입은 그는 더욱 백반요리에 애착을 가지며 의욕적으로 들꽃밥상을 시작했다.
“비싼 음식은 큰 기대를 갖게 하지요.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커져요. 당연히 소화도 안 되겠죠? 그래서 가격 착한 곳에서 맛있고 소화 잘되게 친절한 서비스로 만든 음식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이게 기본 아닐까요? 매일 먹는 음식을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매일 사먹어야 하는 사람들이 돈 걱정 맛 걱정 안하고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기를요.”
주소: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정동 1232-1번지
전화: 522-3392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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