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근교 단풍 좋은 계곡
“우리 가족 단풍 나들이 어디가 좋을까?”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아차하면 단풍놀이 한번 못 가는 바쁜 도시사람들, 가로수 낙엽에 가을을 맞고 가을을 보낸다. 그래서 가을이 더 짧아지는 것은 아닐까? 근교로 조금만 나가면 가을이 지천에 가득한데···.
우리나라 최고의 단풍을 선보이는 설악산은 10월 18일이 올 단풍의 절정이었다. 지리산은 10월 24일, 속리산 10월 27일, 팔공산 10월 29일, 가야산 11월 1일, 내장산 11월 3일이다. 하나 같이 단풍 절경으로 유명한 곳들이지만 등산 초보자들이나 어린 아이를 동반한 사람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특히 이 시기에는 인파로 단풍 반, 사람 반(?)이라니 엄두가 안 난다.
그래서 가까우면서도 사뿐히 걷기 좋은 부산근교 단풍절경을 찾아보았다. 주차장에 내려 몇 발만 걸어도 맑은 계곡 바람에 짙어가는 단풍을 만날 수 있는 곳. 아이들 손잡고 꼭 한번은 이 가을에 가고 싶다.
김부경 리포터 thebluemail@naeil.com
울산 반구대 암각화 가는 가을길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도 유명하지만 그 곳으로 가는 길이 이 가을에 절경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산IC에서 언양으로 빠져 반구대로로 달리면 쉽게 찾아 갈 수 있는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의 태화강 상류이다.
암각화는 평소 수면 밑에 있다 물이 마르면 보인다. 한 번 보기도 어렵지만 기대만큼 마음을 끌지는 못한다. 일단 박물관에 도착해 암각화 공부는 끝내고 태화강 상류의 아름다운 절정에 마음을 옮겨 보자.
꼬불꼬불한 흙길, 저 모퉁이를 돌면 뭐가 나올까 생각하다 보면 어느덧 대숲을 지나고, 계곡을 타고 오는 바람이 좋다 싶으면 그 너머 단풍든 얌전한 산새가 눈앞에 펼쳐진다. 이렇게 온화하면서도 가을의 운치를 다 담기도 어려울 듯. 천천히 걷던 걸음을 절로 멈추게 하는 몇 곳의 절경이 있다. 가을 길속에 잠시 머물고 싶다면 이곳으로 가자.
여름보다 가을이 더 좋은 내원사 계곡
부산에서 1시간이면 도착하는 양산 내원사. 천성산 계곡 깊숙이 자리 잡은 내원사 가는 길은 이미 정말 유명하다. 여름이면 피서객들로, 가을이면 단풍을 보겠다는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그렇다고 안 가긴 단풍이 정말 아름다운 계곡이다.
내원사 입구 아스팔트길부터 단풍이 쏟아진다. 길 사이로 내려가면 그대로 계곡에 앉아 형형색색 단풍을 즐길 수 있다. 계곡의 길이가 6km나 된다니 깊기는 참 깊은 계곡이다.
계곡만으로 아쉽다면 내원사 안으로 들어가 보자. 사찰 너머로 보이는 키 큰 나무들도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어 가을자태를 물씬 풍긴다.
조금 더 도전하고 싶다면 천성산 제1봉이나 2봉을 등반하는 것도 좋다. 많은 암자와 무지개 폭포가 있어 등산코스도 다양하다.
천년의 가을을 품은 통도사 계곡
천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양산 통도사. 고목들이 울긋불긋 가을단장을 하고 섰다. 기품이 다른 단풍이다. 통도사를 끼고 도는 계곡이 단풍과 어울러 더욱 고즈넉하다.
부산에서 가기 정말 쉬운데 볼 것까지 무궁무진하다. 진입하는 길부터 웅장한 고목들. 어느덧 자연의 품속이다. 가을 사진 찍기 좋은 대웅전 앞 돌담길도 잊지 말자.
통도사 사찰을 감고 나가는 계곡도 좋다. 계곡 따라 펼쳐진 반석, 물위에 비치는 단풍의 조화가 아름답다. 고목이 된 소나무, 붉은 감이 탐스럽게 달린 감나무, 팽나무, 느티나무까지···. 사찰 담장 아래 계곡을 낀 길 위에 낙엽을 밟는 것은 어떨까?
조금 욕심이 있다면 통도사 뒷산인 천황산 등반에 도전해 보자. 아니면 서운암 정도 돌아보는 것도 꽤 운치 있는 가을 나들이가 될 것이다.
밀양8경 호박소의 단풍
밀양에는 절경이 많다. 그 절경마다 단풍이겠지만 계곡 물길 따라 펼쳐진 단풍이라면 시례
호박소를 찾아보자. 해발 885m 백운산 자락 속에 담겼다.
얼음골 케이블카 하부승강장에서 차로 2분거리이다. 호박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삼나무 숲길을 걸어 들어가면 10m 높이 폭포 한 가운데 웅덩이가 있다, 이게 바로 그 유명한 호박소. 물의 빛깔만 봐도 그 깊이를 짐작할 듯하다.
호박소 주변에 앉아 올려다보면 하늘과 폭포 그리고 단풍이다. 조금 걸어 들어왔는데 깊은 산 계곡 정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넓은 반석에 앉아 가을소풍을 오래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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