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줄리어드 음대 전액장학생으로 키운 신아영씨

“기다려주세요. 아이들은 자기 속도로 자랍니다”

지역내일 2013-10-18

신아영(쌍용동 아이비플러스어학원 원장)씨의 딸 이가연양은 줄리어드 음대 바이올린 전공 전액 장학생이다. 현재 4학년에 재학 중이며 Teaching Fellow를 겸하고 있다. 4학년 학생이면서 1학년 음악이론 강의를 병행하고 있어 우수한 인재로 통한다.


유치원 대신 도서관에 다닌 아이=


신아영씨는 “가연이는 빠릿빠릿한 아이가 아니다. 외려 여러 가지 면에서 느린 아이였다”고 말한다. 실제로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아이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신씨는 그 말을 차분하고 꼼꼼하다는 말로 이해하고 ‘느린’ 아이를 기다려줬다. 스스로 궁금해 하고 할 수 있을 때, 그리고 아이가 원하고 요구할 때까지 기다려줬다. 
가연양은 유치원에 다니지 않았다. 신씨는  가연양이 유치원에서 미아가 될 뻔했던 일을 통해 ‘나 편하자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것 아닌가’ 싶은 마음에 가연양을 유치원에 보내지 않았다.
대전에서 살았던 모녀는 날마다 유성도서관과 국립중앙과학관으로 등교하다시피 했다. 도서관은 아이가 읽을 만한 책들로 넘쳐났고, 무료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진행됐다. 거기서 신씨는 아이와 함께 동화구연에 참가하고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3년을 하루같이 도서관에 다녔던 가연양은 엄마가 읽어주는 그림책을 섭렵했고, 스스로 읽기 시작하면서 위인전이나 과학동화 등 장르를 넘나드는 방대한 독서를 했다. 가연양을 유치원에 보내지 않으며 살짝 불안하기도 했던 신씨는 아이의 독서량이 늘면서 말과 글이 자라는 것을 보고 독서를 통한 전인교육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가연양은 책을 통해 역사 예술 도덕 사회 문화까지 꿰뚫으며 탄탄한 아이로 자라났다. 가연양은 당시 읽었던 명심보감과 속담책에 있는 말을 지금도 즐겨 한다.


재능과 성실성으로 잇따르는 기회의 문 열어=


* 줄리어드 음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가연양


“아이가 바이올린에 두드러진 재능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비싼 악기값에 지레 겁을 먹고 대신 피아노를 배우게 하기도 했어요.”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낭중지추라고 가연양은 결국 자신의 재능과 성실함으로 미국 유학길에 오르게 된다. 부모의 경제적 지원 없이 이루어진 일이다. 도드라진 재능을 뒷받침할 단단한 인성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신씨는 가연 양의 성품이 독서를 통해 키워졌다고 확신한다.
미국에 가서도 모녀는 주말마다 대형서점에 가 ‘영어책’을 읽으며 영어를 배우게 된다. 책을 통해 경험하지 못했던 삶과 문화를 배우고, 배움을 공유하며 즐거움과 슬픔도 함께 나누는 시간을 쌓았다.
많이 읽다 보니 잘 쓰게 되고, 많이 듣다 보면 저절로 말하게 된다. 국어나 영어를 배우는 방식이 다르지 않음을 경험한 신씨는 우리나라 영어교육 현실에 개탄하며 귀국 후 책읽기를 통한 영어학원을 열기에 이른다. 독서를 통한 학습이 비단 가연양 뿐 아니라 많은 아이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라는 확신과 어떻게든 아이들이 즐겁게 제대로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에 벌인 일이다.


엄마와 같이 즐기고 교감하는 시간이 진짜 공부! =


* 책을 펼치면 딸과의 추억이 떠오른다는 신아영씨


신씨는 아이교육에 관심 있는 엄마들에게 당부한다. “아이를 학원으로 내몰거나 관리하지 말고 아이와 함께 배우는 것을 즐기세요.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싶다면 아이와 함께 영어책을 읽고 CD를 들어보세요. 꼭 사지 않아도 가능하지요. 도서관을 이용하면 되니까요.”
그런 작업을 같이 한 엄마는 아이를 잘 이해하게 된다. 자녀의 공부가 얼마나 과중한지,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겸손하게 아이를 대할 수 있다.
“중학생에게 하루 단어 100개씩을 외우게 하는 학원이 있다지요. 엄마들은 다 못 외우면 때려주라고도 하고요. 그렇게 하면 실력이 늘까요? 한번이라도 같이 외워보세요. 그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야 아이의 심정을 헤아리게 됩니다.”
신씨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며 “빨리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늦게라도 시작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은 공부할 이유를 찾으면 실력도 올라갑니다. 아이를 기다려주세요.” 신 씨는 거듭 당부했다.
엄마가 사랑이라 포장하여 무분별한 욕심을 부리면 결국 아이가 다치고 상한다. 아이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고 아이의 속도를 존중하여 기다려 주는 것, 그것이 결국 엄마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걸리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문의 : 아이비플러스어학원 572-0579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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