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갑다. 이제 시작이다. 조금씩 선선해지던 바람이 어느덧 쌀쌀해지다 못해 매몰차지면 이제부터는 추위와 싸움이다.
지난 화요일 흩뿌린 가을비가 지나가니 옷장 깊숙이 넣어둔 두꺼운 옷에 손길이 간다. 그리고 자꾸 떠오르는 뜨끈한 빨간 국물. 한 입 떠먹으면 얼큰하고 뜨끈한 기운에 훈김 내뿜게 되고, 후루룩 면발까지 매끄럽게 넘기면 이마와 코끝에 땀방울 송골송골 맺힌다. 그래도 또 연신 떠넘기게 되는 짬뽕 한 그릇. 그 맛이 입 주위를 자꾸 맴도는 걸 보니 가을이 제법 깊어졌다.
얼큰한 해물육수에 산처럼 쌓은 홍합 가득 =
*푸짐한 홍합이 먼저 반기는 홍굴이해물짬뽕
짬뽕은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다. 얼큰한 국물의 대명사답게 최근에는 매운 맛을 강조하는 전문점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어디 짬뽕이 맵기만 한 음식일까. 얼큰하면서도 입에 달고, 뜨끈하면서도 시원한 양면성을 동시에 지녀야 한 그릇 비우고 흐뭇함까지 줄 수 있다.
그래서 홍굴이해물짬뽕은 늘 인기다. 삼성SDI인근에 자리 잡은 ‘홍굴이해물짬뽕’ 천안점은 2007년 처음 문을 연 당시부터 늘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을 사로잡는 비결은 무엇보다 ‘맛’과 ‘인심’이다. 홍굴이해물짬뽕은 해물과 다시마 멸치 가쓰오부시 북어 야채만으로 국물을 내서 깨끗하고 시원하다. 게다가 어떻게 쌓았을지 궁금할 만큼 푸짐한 홍합이라니…. 살 통통하게 오른 튼실한 홍합을 골라먹다 보면 기분까지 개운하다. 국물 사이사이 숨어있는 굴도 촉촉하니 맛나다.
어지간히 골라먹었으면 이제는 면을 먹을 차례. 홍합과 굴을 골라먹는 동안 혹시나 불까 싶어 면발은 일반 짬뽕보다 살짝 굵다. 그것이 오히려 씹는 식감을 살린다.
푸짐한 홍합에 넉넉한 면과 시원한 국물까지 먹고 나면 어지간한 사람은 배를 퉁퉁 두드린다. 하지만 한국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밥심. 그 마음 헤아려 공깃밥은 늘 공짜다. 차지게 지어낸 흑미밥을 국물에 말아 한입 가득 넣는 것은 홍굴이해물짬뽕의 화룡정점이다.
엄마 아빠 짬뽕 먹으면 아이는 고르곤졸라 피자 공짜 =
짬뽕만 먹는 것이 아쉬우면 군만두나 찹쌀탕수육을 곁들여도 좋다. ‘다 먹을 수 있을까’ ‘괜히 낭비 아닐까’ 싶어서 먹고 싶은 마음을 접을 필요는 없다. 구운 모양 그대로 앙증맞은 팬에 나오는 군만두는 3000원. 겉은 바삭하고 안은 쫄깃한 찹쌀탕수육은 8000원이다. 곁들여 먹는 음식이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되기에 양을 적당하게, 가격을 낮추어 제공하고 있다. 그래서 부담 없이 이것저것 먹는 재미를 살릴 수 있다.
*홍굴이해물짬뽕을 먹으면 서비스로 나오는 고르곤졸라 피자(2인 이상).
8월 말부터는 새로운 서비스가 추가되었다. 홍굴이해물짬뽕을 먹는 손님에게 고르곤졸라 피자를 제공하는 것. 2인 이상이면 누구에게나 무료다. 달콤한 꿀과 함께 먹는 고르곤졸라 피자는 짬뽕을 먹은 후 얼얼한 입가심으로 인기다. 특히 엄마 아빠와 오는 꼬마손님들이 좋아해 최근에는 가족 단위 손님이 늘고 있다.
홍굴이해물짬뽕 천안점 서용원 대표는 “홍굴이해물짬뽕은 2007년 문을 열며 얼큰하고 시원한 국물맛과 푸짐한 내용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워낙 인기다 보니 요즘은 중국집에서도 홍굴이해물짬뽕을 메뉴로 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가끔은 다른 곳에서 해산물의 품질이 떨어지는 음식을 먹고 선입견을 갖는 분들도 있다고. 그럴수록 서 대표는 더욱 재료의 신선함과 서비스에 최선을 다한다. 그것이 홍굴이해물짬뽕을 좋아하고 찾아주는 손님들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에서다.
“홍합은 마산과 여수, 굴은 통영 등 늘 산지에서 직송받아 신선함을 유지합니다. 그날 배송 받은 신선한 재료가 떨어지면 근처에서 재료를 수급하는 게 아니라 아예 문을 일찍 닫아요. 재료가 신선하지 않으면 맛을 자신할 수 없으니까요.”
2007년 문을 열고 7년 동안 사람들에게 늘 인기를 유지해온 비결은 한결같은 고집이 있어서다. 음식에 대한 고집은 기본. 손님을 진심으로 대하는 서비스도 함께한다.
식사시간이면 번호표가 필요할 정도로 인기라, 기다리는 손님들에 죄송한 마음으로 문 앞에는 6~8석 정도 안마기를 설치했다. 음식을 다 먹고 나서는 길은 한방재료를 우려낸 제철 차가 배웅한다. 처음 문을 연 때보다 재료값이 굉장히 뛰었음에도 2009년부터 변함없는 가격은 어려운 시기, 손님들을 생각하는 최상의 서비스다.
공깃밥과 고르곤졸라 서비스는 물론, 안마기, 차 등 손님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음식을 맛있게 하는 조미료다. 갖가지 재료와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은 고스란히 음식에 스며들어 맛을 더한다. 홍굴이해물짬뽕은 쌀쌀한 계절, 몸은 물론 마음까지 훈훈하게 한다.
*앙증맞은 팬에 담겨 내오는 군만두
*서용원 대표. 음식에 대한 신념과 손님에 대한 서비스를 철저하게 고집한다.
위치 및 문의 : 천안시 성성동 삼성SDI 옆 골프연습장 정문 앞. 565-6232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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