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편지 6. 낮에는 점잖은 의사, 가운 벗으면 시한폭탄

지역내일 2013-10-13 (수정 2013-10-13 오후 9:38:24)

최면치료를 하기 위해 가족들 몰래 전화예약 후 찾아오는 남자 내담자들이 의외로 많다. 한명우(52세, 가명)씨도 그런 경우이다. 첫인상은 명품 브랜드의 정장을 입으신 점잖고, 차분한 성격을 가진 분이었다. 그런데 체면 때문인지 본인의 문제점을 솔직히 드러내기보다 두루뭉실 이야기를 하였다. 오신 목적에 맞게 돌직구 날리시라고 하니, 그때서야 고민을 얘기한다.
이분은 길을 가다가 또는 식당 같은 곳에서라도 모르는 사람의 행동이나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시비를 걸고, 바로 폭행하는 공격성이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가족들이나 가까운 이들 모르게 폭력혐의로 조사를 받고, 피해자와 합의를 보는 일이 종종 있다고 했다. 자기자신을 시한폭탄에 비유할 정도이다. 
심리검사 결과 남을 쉽게 믿지 못하며 내재된 공격성이 상당히 높았다.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좀 더 진지하게 상담에 들어가자 한명우씨는 자신의 직업과 가족 관계등을 털어 놓았다.  이분은 남들이 보기에 사회적, 경제적으로 성공한 현직 의사였으나 남 모를 고민이 있던 것이다.




남매들 중 한명이라도 성적 떨어지면 함께 체벌 받아
조용한 아버지와 여장부 같으셨던 어머니 밑에서 2남 1녀로 가족을 이룬 한명우씨. 이들 남매들은 중학교 때까지 성적이 남매 중 한 사람만 좋지 않아도 연대책임이라며 어머니께 호되게 맞으며 자랐다고 했다. 같이 장난하며 성장해야 할 어린 남매들은 항상 억압된 채 긴장의 유년기를 보낸 것이다. 체벌하는 어머니, 그것을 방관하는 아버지 사이에서 편집증과 공격성을 가지게  된 경우이다.
몸에 있는 내재된 긴장감을 우선 완화시킨 후 유년기로 돌아가 분노를 표출하는 원인이었던 어머니에 대한 애증과 현재의 공격성을 치유하고, 지워주는 최면을 진행하였다. 최근에는 점차 긴장감이 완화되면서 성격이 부드러워졌으며 여유를 가지기 시작했다. 
사람은 누구나 남들이 모르는 트라우마가 한, 두가지씩은 있다. 그리고 자신을 아프게 하던 그것이 자신을 뚫고 나와 남을 향해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경우가 흔하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문제점을 알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을 하느냐이다. 남을 치료하고 돌보는 의사의 신분으로 정작 자신을 힐링하지 못한 한명우씨는 얼마나 고민이 컸을까. 문제를 피하지 않고 대면한 그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미래행복원장
김은수 원장
미래행복최면심리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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