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기교육, 조언이 필요해요②

유치원 시기, 언어로서 영어 접하고 즐기기 적당해

영어교육, 어떻게 할까요?

지역내일 2013-10-10 (수정 2013-10-11 오후 3:29:29)

영어강사로 일했던 정은화(35·아산시 탕정면)씨는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을 위해 원어민 홈스테이를 했다. 아들에게 자연스러운 영어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서다.
“영어는 교과목의 하나가 아니라 언어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우리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은 원어민이 있고 그들과 친구가 되는 것이 효과적인 영어교육의 시작일 수 있지요.” 
정은화 씨는 각 대학교 게시판에서 홈스테이를 원하는 원어민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학원이나 학교에도 원어민 교사가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원어민과 접점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유아기 영어교육, 시험영어처럼 접근하는 엄마들 =




영어울렁증을 가지고 있는 엄마들은 “아이가 나처럼 될까봐” 영어 교육에 열을 올린다.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이왕이면 더 많은 영어수업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한다. 그래서 경제적으로 자유롭다면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누려야 할 유치원기 아이들을 향한 영어조기교육이나 몰입교육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주장도 계속되고 있다.
6세 예인이는 영어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예인이 엄마 김현주(가명·천안시 불당동)씨는 오랜 고민 끝에 영어유치원을 선택했다. “‘영어유치원에 보내면 인성교육이 되지 않는다’ ‘학원 같은 분위기로 아이들을 가르친다’ ‘보내나 안 보내나 나중에는 다 비슷한 수준이 된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망설이기도 했지만, 어차피 영어를 배워야 한다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해주기 위해 영어유치원에 보냈다.”
김현주씨는 후회하지 않는다. 예인이는 영어유치원에 다닌 지 1년쯤 됐는데 지금은 영어로만 수업하는 것도 제법 익숙해져 곧잘 따라하는 편이다. 예인이 동생도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싶은데 둘을 보내자니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갈등중이다.
6세 민준이의 경우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민준이 엄마 이은정(가명·아산시 권곡동)씨는 민준이를 영어유치원에 보냈다가 1달 반 만에 포기했다. “민준이가 영어유치원 차량에 타는 것조차 거부했다. 어르고 달래면 될 것 같았는데 나중에는 아이가 수업시간에 소리를 지르고 밤에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상행동을 보였다.” 이은정 씨는 이러다가 민준이가 상하겠다 싶어 영어유치원을 포기했다. 민준이는 이후에 놀이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씨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언어발달이 빠르지 않은 아이가 모국어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영어환경에 노출돼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빠진 것이다”는 경고를 받았다.




유치원기 영어교육의 목표, 제대로 잡고 가야 =




호서대 유아교육과 한유미 교수는 “유치원기 영어교육이 적절한가 아닌가에 대한 격렬한 논의는 여전하지만, 시대적 요구와 흐름에 거스를 수 없다면 적절하고 효과적인 영어교육이 필요하다”며 “다만 터무니없는 비용을 지불하거나 엄청난 시간을 영어 배우기에 쏟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장기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치원기에 영어나 모국어 외 다른 외국어를 접하게 되는 것은 인지발달에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언어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창의성이나 언어의 추상적 측면 이해로 사고의 융통성을 발휘하게 하기 때문이다. 한 교수는 “영어를 특별히 좋아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다르겠지만, 보통의 경우 유치원기에 외국어인 영어를 맛보고 즐기는 정도의 교육을 권장하겠다”며 “모국어가 완성되는 초등학교 4학년쯤 적극적인 영어환경에 노출된 아이들이 논리적 사고와 문법체계 이해의 바탕 위에 뛰어난 학습능력을 보인다”고 말했다.
한유미 교수는 ‘영어를 배우는 목표’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이민이나 조기유학을 준비하거나 외교관, 외국계 회사, 통역, 무역 등 영어가 성패를 좌우하는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목표가 뚜렷하다면 어릴 때부터 영어를 배우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원어민과 어려움 없이 소통하고 원서를 읽고 자막 없이 영화를 보는 정도의 수준을 기대한다면 영어교육만 급하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 그러다 중요한 발달과정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설사 영어교육을 늦게 시작하더라도 아이에게 분명한 목표와 열의만 있다면 실력 갖추는 것이 어렵지 않은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정은화씨는 “유치원기 영어교육은 듣기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듣기가 가능해야 말하기 읽기 쓰기로 나갈 수 있어요. 영어는 학습이 아니라 언어니까요. 대화는 이해가 밑받침 돼야 하기 때문에 영어동화책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보고 들으며 동기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중요해요.” 정 씨는 9세 아들이 흥미를 가지고 내용에 빠지게 하기 위해 다양한 볼거리와 읽을거리를 찾아내고, 여행이나 국내외 캠프에 참석시킨다. 


* 아이들은 알록달록 색이 선명한 그림의 영어책을 읽어보기도 하고 들고 놀기도 하며 또 다른 언어인 ''영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다. 유치원단짝인 7세 서현이 나은이 지윤이가 좋아하는 영어책을 보고 있다.




가르치기로 결정했다면 비용과 시간 효율성 따져야 =




영어에 특별한 관심과 재능을 나타내는 아이에게 좋은 교육기관을 찾아주는 것도 오롯이 엄마의 몫이다. 영어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실(가명)씨는 “먼저 유아교육에 부합한 프로그램이 탄탄한지 살펴보고 교사들의 자질을 면면히 따져봐야 한다. 또 원어민 교사를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는지 확인하고 특정한 브랜드만 맹신하지 않는다면 좋은 영어유치원을 선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씨는 교육기관을 경험한 엄마들의 입소문도 중요한 정보라고 덧붙였다.
정은화씨는 “영어를 두려워하는 엄마들이 아이를 학원이나 교육기관에 보내놓고 멀찌감치 서 있으려 하는데, 그 경우 아이들은 그 두려움을 고스란히 느낀다”며 “엄마가 먼저 영어에 관심을 갖고 아이와 함께 상호작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어를 통한 엄마와 자녀의 소통이 우선되어야 한다.
서울과 수도권 등지에서 ‘엄마표영어지도자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최윤주(38·아산시 탕정면) 강사는 “아이가 관심 갖는 분야의 영어책을 손닿는 곳에 두고, 아이가 흥미를 가질 때 반복적으로 읽어주자”며 “영어를 오감을 통해 총체적 언어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래나 손유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엄마표영어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도서관의 영어책 대부분은 딸림 자료로 CD나 오디오북을 지원하기 때문에 이용하기 편리하고 인터넷에서도 무궁무진한 자료를 찾아볼 수 있다. 아이의 발달단계와 흥미에 따라 적합한 자료로 아이와 잘 놀아주는 것으로 효과적 영어교육이 가능하다.
한유미 교수는 “영어라는 수단에 집중하다가 거기에 담을 내용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엄마표영어관련 사이트
www.kizclub.com 활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 많은 사이트
www.jamsune.com 엄마표영어로 자리매김한 잠수네 사이트
미라클차일드영어도서관 쌍용역 5분 거리 사립도서관 문의 041-578-5853




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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