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함께 미래의 꿈을 설계하다
건축을 사랑하는 친구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는 분당 중앙고등학교의 ‘바띠(batir)’
‘건축물을 짓는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 ‘바띠’는 2011년 처음 만들어진, 일반 고등학교에서는 보기 드문 건축동아리이다. 건축에 대한 학생들의 열정으로 2011년과 2012년 과학 동아리 발표대회에서 은상과 장려상을 획득했고, 각종 ‘창의 체험 페스티벌’과 ‘창의ㆍ인성 교육나눔 박람회’와 같은 외부행사에서의 부스활동으로 건축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 국제 건축 올림피아드’에도 참가하는 등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자신의 진로와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하고 저마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도 하나의 주춧돌을 놓고 있는 ‘바띠’의 동아리 학생들을 만나러 지난 9월 6일 ‘제2회 경기도 창의ㆍ인성 교육나눔 박람회’의 ‘옥상 녹화 화분 만들기’ 부스를 찾아갔다 .
건축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미래를 설계하는 곳
건축학습을 체계적으로 하고 싶은 학생들이 모여 2011년 결성한 ‘바띠’는 자신이 하고 싶은 건축에 대해 조사하고 다양한 건축모형물을 제작하면서 학문적이고 기술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동아리이다. 또한, 사회에 대한 인문학적인 배경까지도 배운다. 이러한 학생들의 열정은 자신들만의 건축 활동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외활동까지 연결해 적극적인 알림 활동을 하고 있다. 담당교사인 권세라 교사는 “건축은 과학, 수학, 그리고 미술이 종합하여 이루어지는 종합예술이에요. 최근 이야기가 많이 되고 있는 대표적인 steam 학문이지요”라며 동아리의 특성을 설명했다.
“중학교 때는 환경동아리에 관심이 있었어요. 엄밀히 말하면 환경보다는 친환경 건축에 관심이 있었던 거지요. 당시 고등학교에 건축동아리가 있는 걸 몰랐으니까요. 그런데 우연히 중앙고에 건축동아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동아리 때문에 집에서 거리가 먼 중앙고를 지원하게 되었어요”라며 ‘바띠’에 대한 열정을 이야기하는 김소연(2학년) 동아리 회장. 이렇듯 ‘바띠’에는 미래의 건축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다. 그렇다고 모든 부원들이 건축으로의 진학을 염두에 두고 동아리에 들어오는 것만은 아니다. 건축동아리가 신기해 지원했다는 이철순(1학년) 학생은 “생각한 것을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아예 도선사가 되고 싶어요. 나중에 제가 설계하고 만든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이 제 꿈이거든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사람들의 삶이 반영된 진정한 건축을 꿈꾸다
건축은 종합학문이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이기에 그 시대의 인문학적인 배경도 들어가 있고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치밀한 계산도 필요하다. 거기다 기능적인 면뿐만 아니라 아름다움도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종합 활동을 하기위해 ‘바띠’의 친구들은 다큐멘터리나 건축박람회 등 전시회를 함께 보고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북촌 한옥마을이나 판교의 단독주택들을 보러 다니기도 한다.
여기서 얻은 아이디어를 동아리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건축물을 설계하고 모형제작을 한다. 올해의 주제는 ‘친환경 건축물 만들기’로 친환경 건축에 대한 개념을 설립, 친환경 집에 대한 설계도를 작성하고 모형을 만드는 것과 친환경 건축의 필요성을 알리는 외부 활동이 올 한해의 작업이다. “건축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에요. 저희 동아리도 27명의 학생들이 조를 나눠 함께 활동해요. 이런 과정을 통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성취감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에요”라는 김소연 학생.
‘바띠’에서는 고등학교 동아리가 가지고 있는 활동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장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건축학과에 진학한 선배들과의 꾸준한 멘토링도 이루어지고 있다.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적극적인 학생들이라서 교사인 제가 할 일은 거의 없어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주제를 정하고 진행되는 일련의 계획 속에서 학생들이 요청할 경우 멘토링을 해 줄 선배나 강사를 섭외하는 일 정도가 제가 하는 일입니다”라고 권 교사는 덧붙였다.
저마다의 꿈에 디딤돌을 놓다
‘바띠’의 학생들은 자신들의 지식만을 쌓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건축이라는 것이 사람이 사는 공간 이어서일까. “저희 동아리는 외부활동을 통한 알림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라는 김소연 학생의 말처럼 현장에서의 활동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인테리어 분야로의 진학을 희망하는 명지수(2학년) 학생은 “동아리 활동 중 모형 만들기 과정과 외부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어요.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다보니 성격도 외향적으로 바뀌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장래희망을 컴퓨터공학과 건축을 놓고 고민 중인 김대연(1학년) 학생과 김민규(2학년) 학생은 어려서부터 레고와 같이 직접 손으로 만드는 활동을 좋아해서 동아리에 지원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창의체험 페스티벌’에서 사람들에게 건축의 다양한 기능이나 여러 가지를 알렸던 경험을 잊을 수 없어요.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있거든요”라는 김민규 학생의 말처럼 만드는 즐거움과 함께 알림의 즐거움도 배우고 있다.
지난해 고배의 쓴맛을 보고 다시 도전한 김민호(2학년) 학생은 우연히 따라간 아버지의 직장에서 설계에 대해 설명하는 설계사를 보고 꿈을 키우는 경우다. 자신이 살고 싶은 집을 지어보는 동아리활동이 일 년을 기다리고 경험하는 만큼 너무 재미있다고 한다.
저마다의 꿈은 다르지만 ‘건축’으로 하나 된 친구들. 그들이 그려나가는 꿈의 설계도가 기대된다.
이경화리포터 22khl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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