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열풍이 불면서 더 좋은 음식물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가난해서 못 먹던 시절에는 어떻게 하면 배불리 먹을 수 있느냐에 온통 관심이 쏠렸다. 그런데 먹거리가 넘치고 영양 과잉 섭취가 문제가 되는 지금은 좀 더 몸에 좋은 음식과 공해 물질에 덜 오염된 음식을 먹는 일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이러니 하게도 과거 먹거리가 부족하던 시절에 배를 불리기 위해 먹던 거친 음식이 웰빙 음식으로 각광 받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잘 먹는 것이 중요한 만큼 잘 싸는 일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지나치고 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그것을 잘 소화해 흡수하고, 제대로 찌꺼기를 배출하지 못하면 진정한 웰빙살이라고 할 수 없다.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잘게 씹어 삼키면 식도와 위장을 차례로 지나 소장으로 넘어간다. 소장으로 넘어온 음식물은 영양분이 흡수된 뒤 찌꺼기가 죽의 형태로 되어 대장에 전달된다. 대장에서는 수분과 미량의 영양소가 흡수된 뒤 단단한 형태로 변한다. 음식물을 섭취하고 짧게는 4시간부터 길게는 8시간이 지나면 대장에 도착한다. 수분이 흡수되어 단단해진 찌꺼기는 대변으로 배출되는데, 12~24시간 동안 대장에서 머물다 몸 밖으로 나온다.
건강한 사람은 대개 1~2일에 한번 정도 대변을 본다. 일주일에 두 번 이하로 변을 볼 경우 변비가 있다고 본다. 그런데 3~4일에 한 번씩 대변을 배출해도 변이 너무 딱딱하지 않으며, 변을 보는데 무리가 없으면 변비로 보지 않는다. 변비 때문에 배가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며, 변을 볼 때 피가 섞여 나오고, 너무 고통스러운 경우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변이 대장에 오래 머무를수록 수분이 더 많이 흡수되어 더욱 단단해진다. 또 장내에 있던 유익한 균의 숫자가 줄고, 해로운 균의 과다하게 증식해 치질이나 치루, 치열, 대장염, 게실염, 대장용종, 대장암과 같은 대장 질환이 생기기 쉽다. 대변에 섞인 각종 독성 물질도 함께 흡수되어 건강에 해로운 독소로 작용한다. 이렇게 되면 인체의 해독 기관인 간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며, 찌꺼기를 걸러주는 신장에도 무리를 준다. 심장이나 폐와 같은 다른 장기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변비를 방치하면 이처럼 단순히 변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 잘 먹는 것만큼 잘 싸는 일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윤규 원장
황소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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