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 취득한 불당중학교 3학년 황동진 학생

“미래 무슨 일을 하던 역사의식은 기본으로 갖춰야죠”

지역내일 2013-09-16

지난 7일(토) 천안쌍용중학교 강당에서 제2회 천안시 중학교 역사골든벨 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각 학교에서 골든벨 우승자로 뽑힌 중학생 74명이 참여했다. 황동진(천안불당중3)군은 교내 대회에서 50문제를 전부 맞춰 이날 대회에 참석했다.
황동진군의 역사 사랑은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최근에는 국사편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제20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1급을 취득, 주변을 놀라게 했다. 감돌역사교실 허진숙 원장은 “중3이면 3, 4급 정도를 취득한다. 1급이면 상당한 실력”이라고 말했다. 황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역사책 읽는 재미에 푹 빠졌었는데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지 검증해 보고 싶은 마음에 틈틈이 검정시험을 봤다”며 “한 급수 한 급수 딸 때마다 뿌듯하고 성취감도 있어 1급까지 취득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격증 따려고 공부한 게 아니라 그냥 역사가 좋았어요” =


황동진군의 역사 사랑은 유치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치원 때 그리스로마신화를 재밌게 읽다보니 초등학생이 되면서 자연스레 세계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관련 도서를 출판사 별로 읽었다. ‘먼나라이웃나라’ 시리즈는 책이 너덜너덜해질 만큼 몇 십번을 읽었다.
“매일 세계사 책을 손에서 놓지를 않더라구요. 그래서 한국사에도 관심을 가져보면 어떻겠냐고 권했죠.” 어머니 문선경(40 천안시 불당동)씨 이야기다.
엄마의 권유에 초등 3학년쯤 한국사책을 읽은 황군. 하지만 그때는 별 관심을 갖지 못했다. 큰 스케일의 세계사에 먼저 관심을 가졌던 터라 한국사는 작고 단조롭게 느껴졌다고.
계기는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그 무렵 외가에 놀러갔을 때 외할아버지께서 ‘한말의 의병장 문형모 선생’이란 책을 읽어 보라 내주신 것. 문형모 선생이 동진군의 외고조할아버지라는 사실도 알려주셨다. 동진군은 당시를 회상하며 “내가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것을 알고 나니 우리 역사를 제대로 깊이 있게 알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이후 고구려에 대한 전문서적을 찾아보며 한국사에 대한 흥미는 높아졌다. 초등 5학년 시절 고구려 1대~28대 왕에 대한 모든 책을 찾아서 읽고 만주, 중국까지 호령하던 나라에 매력을 느끼며 동진군의 역사 사랑은 한국사에까지 파고들었다.
 
무엇이 되던 어디에 있든 역사의식 갖추고파 =


동진군이 한국사자격시험 1급을 취득한 것은 8월 27일. 공교롭게도 이날 한국사 수능 필수 결정이 나왔다. 올해 중학교 3학년인 동진군은 2017학년도 바뀌는 수능을 보게 된다.
주변에서는 이미 한국사에 상당한 실력을 갖춘 동진군을 보고 ‘운이 좋다’고 한다. 동시에 ‘어떻게 하면 한국사 공부를 잘 할 수 있느냐’고 묻기도 한다. 이에 대해 동진군은 “모든 공부가 그렇듯 내신점수만 따려는 벼락치기 공부는 그때뿐이고 머리와 마음에 남질 않는다”며 “흐름이 잘 잡혀있고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앞뒤 인과관계가 잘 잡히면 쉽다”고 말했다.
그래서 동진군은 초등학교 시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사의 흐름을 잡고,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전문서적까지 깊이 있게 접근하다 보면 역사가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역사는 살아 있는 현재이기 때문에 현재 시사에도 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학교의 수업도 놓쳐서는 안 된다. 동진군 역시 초등 시절 많은 책을 읽으면 흐름을 잡았지만 그 안의 구체적인 부분은 내신을 준비하며 채울 수 있었다.
황동진군은 지구공학자를 꿈꾼다. 역사와 전혀 별개의 영역이라 뜻밖이기도 했지만 이에 대해 동진군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신 단재 신채호 선생님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긴다”며 “무슨 일을 하던 대한민국 국민이면 역사의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역사는 어떤 일을 결정하고 시행하는데 올바른 잣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황동진군은 말한다. 역사는 어느 한 순간 배우고, 내용을 달달 외워 시험을 봐야 하는 과목이 아니라고. 자연스럽게 접하고,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역사의식도 가능하다. 시험은 계기는 될 수 있다. 황동진군은 그 방향을 제시한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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