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교육, 이제 진학을 넘어 진로로

우리 아이 진로 교육 빠를수록 유리하다

초등에서 대학까지 연계하는 진로교육 필요 … 지자체 교육청 지역기관 함께 해야

지역내일 2013-09-09

“어떤 꿈을 꾸느냐에 따라 우리는 대어도 피라미도 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6일(월) 천안부성중학교(교장 조영종) 교내 청운관. 2, 3학년 학생 전체가 강사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진로교육을 위해 부성중학교에서 마련한 특강 자리였다.
특강을 진행한 강사는 한국심리교육센터 안태회 소장. 안 소장은 이날 ‘꿈의 날개를 달아주는 두드림(Do DREAM)’을 주제로 학생들에게 삶의 목표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진로특강을 들은 3학년 김서리 학생은 “꿈이 중요하고, 큰 꿈을 가지고 노력해야 함을 알지만 하루하루 학교생활에 쫓기다보면 순간순간 꿈을 잊고 살아갈 때가 많다”며 “이렇게 전문가들의 강의를 들으면 잊고 있었던 꿈을 다시 떠올리며 나를 채찍질하게 된다”고 특강의 의미를 부여했다. 


* 8월 26일(월) 부성중학교에서 2,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진로교육 특강. 
  일선 교사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초등학교부터 진로교육을 시작해 
  중학교 시절 가장 많이 체험하고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로교육이 강화되고 있다. 성적 향상과 진학, 그리고 인성을 주된 운영과제로 여기던 학교가 몇 년 사이 보이는 변화다. 진로에 관한 체험과 특강 등 각 학교마다 다양한 과정을 마련한다.
이를 더욱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교과부는 올해 중학교 단위까지 진로진학상담교사를 전원 배치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2011년 새롭게 도입한 교과교사 제도에 따라 2012년에는 학생수 100명이상 고등학교, 올해는 학생수 100명이상 중학교 등 모든 중?고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를 둔다는 계획이다.
진로진학상담교사는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주당 10시간 이내 진로와 직업 교과수업을 진행한다. 중학교의 경우 특히 직업체험을 확대하고, 재학 중 1회 이상 직업체험을 필수 교육과정으로 하도록 해 진로교육 강화를 가능하게 했다.
부성중학교 이희선 진로학생부장은 “중학생 시기는 진로를 탐색하는 때로 다양한 체험과 특강을 통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찾아야 한다”며 “학교에서는 다양한 진로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꿈이 움트고 자라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로교육을 위해 교육청에서는 ‘진로의 달’을 마련, 각 학교에 직업 체험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5월에 진로의 달을 운영했다. 중학교의 경우 6학기 중 한 학기 진로교육 운영과정을 통해 아이들에게 진로지도를 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커리어넷 탐색, 진로체험 등과 함께 본격적인 진학, 진로지도에 나선다.


진로교육, 고교 진학 후 시작하면 늦어 =


하지만 일선학교 진로지도 교사들은 진로교육에 대한 인식부족과 단편적인 운영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업성고등학교 김기용 진로진학협력 부장교사는 “최근 진로교육이 강화되었음에도 학기 초 아이들을 조사해보면 40%정도는 자기 진로에 대해 확실히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도 진로교육을 고등학교 진학 후 고민하는 아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한 김 교사는 “고등학교에서는 진학 직업선택 등 구체적인 사례 중심으로 진로 지도가 이루어져야 하고, 체험이나 직업 탐색 등을 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초등 시기 탐색을 통해 다양한 길을 알아보고, 중등 시기 체험과 자료조사를 통해 자신의 방향을 잡은 후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그에 따른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가는 것이 진로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조언했다.
고교 진학 후 진로지도가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아이와 부모와의 갈등 때문. 특히 아이가 자신의 진로를 대학 진학 이외의 길로 잡았을 때 부모의 반대가 크다. 김기용 교사는 이에 대해 “아직도 대학 진학이 전부라고 여기는 부모님들이 많아 아이들과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부모님들이 어렸을 때부터 아이와 많은 대화, 조사를 통해 대학 외에도 길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아이의 진로를 함께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자신의 진로를 뒤늦게 정했는데, 성적이 그에 미치지 못해 다른 방향을 잡아야 하는 경우다. 실제,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미리 깨달은 아이들은 그를 성취하기 위해 학업에도 열중한다고. 김 부장교사는 “진로를 정하고 자신이 목표한 바를 위해 학업에 열중하는 아이들의 경우 성적향상도 상당하다”고 귀띔했다. 진로설정은 부모들이 그토록 바라는 성적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다.


초등 중등부터 진로지도 중점 계획해야 =


1학기에 교육청 차원에서 중3을 대상으로 진행한 테크노캠프는 특성화고 학교체험을 할 수 있었던 자리였다.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대학진학만을 고민하던 아이들은 다양한 특성화고를 통해 또 다른 진로를 알게 되었다. 고등학교 진학 후 진로를 고민하면 놓쳤을 길을 알고 방향을 잡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시간을 두고 부모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 갈등 없이 방향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일선 진로상담교사들은 ‘중학교 시절 진로를 어느 정도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중학교 진로지도가 가장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방법은 다양하다. 부성중학교의 경우 진로캠프, 직업체험활동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자신의 소질과 적성, 흥미를 깨닫게 한다. 수학여행을 대신해 진로교육여행을 떠나 아이들에게 진로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마련, 잡월드체험, 서울대 탐방과 서울대생들 강의 등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그리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진로를 탐색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특히 바리스타, 은행장, 연극연출가 등 전문직업인 23인을 초청해 진행한 특강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이들의 신청에 따라 23개반의 특강을 운영, 아이들이 2개반의 강의를 듣고 보고서까지 작성하게 해 구체적인 고민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얻었다.


진로 교육 위해 지역사회 기관 협조 반드시 필요 =


한계는 있다. 아이들이 방향을 정하고 다양한 체험을 하려고 해도 갈 곳은 좁다. 아직은 부모 직업 체험이나 교육기부를 통한 특강 등 간접체험이 위주다.
아이들이 보다 더 직접적으로 진로를 정하고 직업을 체험하려면 기관 지역과의 연계가 필수다. 김기용 부장교사는 “아이들 진로교육은 학교별로, 초등 중등 고등을 나누어서 계획을 잡을 것이 아니라 모두 연계해서 하나로 가야 한다”며 “아이들의 직접적인 체험을 위해 기관, 지역사회의 협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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