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 오케스트라단은 송파여성문화회관봉사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성동구치소 연주회, 아산병원 환우들을 위한 정기연주회, 세계유방암학술 초청 연주, 한성 백제 문화제 초청연주 등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7월5일에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제18회 여성주간기념 행사에서 구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마침 여름 캠프를 앞두고 상기된 표정의 뮤즈 오케스트라단원들을 만나 보았다.
마음을 움직이는 연주회
“지금까지 노력한 것이 헛되지 않았구나, 감회가 새로웠어요.” 수상 소감을 묻는 리포터의 질문에 이향숙 단장은 답했다. 2003년 8월 창단 이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한 보람이 크다고 한다. 이 단장은 많은 곳에 봉사활동을 다녔지만 노인 요양원에 봉사 갔을 때를 잊지 못한다.
“무표정하게 앉아 있다가 ‘고향의 봄’과 ‘과수원길’ 같이 익숙한 선율이 흘러나오니까 따라 부르시는 거예요. 같이 춤도 추고.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우리가 가야 할 곳은 이런 곳이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었죠. 이렇게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고 거동이 불편한 분들이 문화적 혜택을 갈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정영순 첼로 수석연주자는 구치소를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 장소로 꼽았다.
“우리가 연주하는 그 순간만은 죄수들의 얼굴이 밝아지고 진지하게 듣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고 우리도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음악은 말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잖아요, 구치소에서 연주하러 갔을 때 좁은 공간에 검열도 심했지만 그분들이 음악을 통해 우리와 소통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서 정말 기쁜 시간이었습니다.”
오케스트라단의 총무를 맡고 있는 박정자 단원 역시 구치소에서의 연주회를 잊지 못한다.
요즘에는 2013년 기획에 따라 송파구 안의 초?중?고를 찾아가는 연주회를 하고 있다. ‘찾아가는 클래식 음악회’로 이미 거여, 잠동, 방이초등학교, 배명고등학교, 서울체육중학교 등 모두 5개 학교에서 성황리에 음악회를 마쳤고 오는 9월에는 거원초등학교와 12월 보인중학교를 방문할 계획이다.
이 단장은 말한다. “처음에는 사실 많이 산만하고 정신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집중해서 들어주고 좋아하면서 박수 쳐주니까 저희가 신이 나는 거예요. 아직 부족한데도 이 아이들이 이렇게 기뻐하는데 더 잘해야지 하는 생각도 들고 이것이 진정한 나눔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열정으로 뭉친 뮤즈 오케스트라단
뮤즈 오케스트라는 모두 40여명의 20대부터 70대 사이의 주부들이 주축이 되어 이루어져 있다. 단원들의 입단 사연을 보면 모두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점점 무력해지는 자신을 다잡기 위해 입단한 단원부터 평소 바이올린에 대한 동경을 가슴에 품고 있다가 손주가 바이올린 배우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내서 입단한 70대 초반의 할머니까지 사연들도 다양하다.
백선아 부단장도 플루트를 배우는 딸아이를 보면서 플루트를 시작했고 오케스트라단에 입단했다.
“악기를 시작했는데 혼자서 연주하기보다 여럿이 함께 해봐야겠다는 생각에서 오케스트라에 들어오게 되었어요.”
악보장을 맡고 있는 문혜원씨 역시 여럿이 함께 소리를 내는 오케스트라의 매력이 푹 빠졌다. “저도 오랫동안 악기를 하다가 개인레슨 혼자 받는 것보다 오케스트라에서 화음을 맞추는 것이 의미 있어 보여서 입단하게 되었어요. 아이가 학교 오케스트라단인데 활동하면서 그런 모습이 보기가 좋았고요.”
이 단장은 실력에 상관없이 하고 싶은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뮤즈 오케스트라단원이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오디션은 있지만 오케스트라 안에서 자리를 정하기 위한 오디션이지 수준 높은 사람을 뽑는 오디션은 아니라는 것이 이 단장의 설명이다.
“부족해도 내가 못 내는 소리는 남이 내주겠지 하면서 서로 서로 도와가면서 하는 오케스트라 그야말로 오케스트라가 저희 뮤즈 오케스트라입니다. 내가 가진 재능을 그래도 이웃을 위해 나누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자신이 연습하는 곡 하나를 연습해서 오시면 됩니다.”
서로 다른 40인이 열정과 화합으로 조율을 거쳐 내는 화음이 오늘도 송파여성문회회관 지하 2층 관현악실에는 가득 울려 퍼진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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