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에 대해 표현하고 참여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청소년들!
독도문제, 환경문제, FTA문제, 복지문제 등 우리 사회를 둘러싼 현안은 끝도 없이 많고 단 기간에 해결되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지속적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당장 입시준비에 매몰된 학생들이 이러한 시사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솔고등학교 시사동아리 ‘소시오’는 다양한 사회문제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바라보고 참여하고자 하는 청소년들의 모임이다.
독도에 대한 간 학문적 연구로 논문 5편 쓰기 프로젝트
지난 여름방학 소시오는 한솔고 학술잡지부 회원들과 함께 1박 2일로 독도를 찾았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소시오는 활동 프로젝트 중의 하나로 독도문제에 대해 연구해 왔다. 이번 탐방은 이러한 맥락에서 그동안 자료만으로 접했던 독도를 직접 체험해 보기 위한 활동인 셈이다.
“우리 동아리는 ‘독도에 대한 간학문적 연구’를 진행해 왔어요. 여러 학문적 토대와 시각을 바탕으로 독도를 접근해 본 시도라고 할 수 있죠. 예를 들면 독도의 경제적 가치, 국제외교 및 지정학적 의미, 우리 민족에게 독도는 어떤 의미인지 심리학적 측면에서도 연구해 봤어요.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측면의 접근으로 독대에 대한 5편의 논문을 썼답니다.”
이번 탐방으로 독도가 더욱 소중해졌다는 소시오 회장 김한슬 양의 설명이다. 사실 독도가 우리나라 땅인 이유를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시오 회원들은 감정을 자제하고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보다 이성적으로 독도문제에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그 동안의 연구와 독도 탐방 체험은 사진과 UCC를 통해 더 많은 학생들과 공유할 계획이라고 소시오 부회장인 박준영 양은 말한다.
“한류열풍으로 우리 문화가 세계에 진출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알려야 할 위치와 임무가 있음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제 꿈이 외교관인데요. 소시오 활동을 통해서 앞으로 외교관이 되었을 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게 되었답니다.”
청바지, 캔버스화 천 재활용한 ‘에코백’ 만들어 판매
아리랑을 중국 노래로 알고 있고, 김치를 일본 음식으로 알고 있은 외국인들도 꽤 많다고 한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 국가들의 ‘우리 문화와 역사 가로채기’ 작업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소시오가 한복차림으로 광화문 광장으로 나간 것도 그 때문이다.
“잘못 알려진 우리 문화와 역사에 대한 외국인들의 인식이 어떤지 알고 싶어서 광장 한가운데로 나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몇 가지 항목으로 설문 조사를 했어요. 외국인들은 독도가 한일 간의 분쟁지역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일본 땅이라고 알고 있는 외국인도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소시오 회원들은 인터뷰에 응한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는 명함을 만들어 일일이 나누어 주었다고 김한슬 양은 말한다. 소시오는 현대자동차에서 사회문화 사업의 일환으로 청소년 동아리를 지원하는 ‘온드림’ 캠프에서 우수동아리로 선발되기도 했다.
“이때 받은 상금으로 ‘에코백’을 만들었어요. 입고 버린 청바지나 캔버스 운동화 등에서 채취한 재활용 천을 활용해 가방을 만들어 직접 판매 했어요. 가방 디자인은 교내 미술 동아리가 도와주었답니다. 우리가 에코백을 제작한 의도는 버려지는 것들도 잘 활용하면 멋진 생활용품으로 재탄생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어요.”
다양한 분야의 시사문제 토론하고 발표 시간가져
역사문제, 환경문제, 물 절약 등 소시오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매 시간마다 토의를 통해 시사 이슈 중 하나의 주제를 잡아 자료를 조사하고 발표하고 토론하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기도 한다.
“우리가 다루어 본 주제는 영역이나 분야를 한정시키지 않아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되는 것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청소년의 입장에서 토론과 토의를 통해 알아가고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입니다.”
성범죄, MBC파업, 대북정책, 남북 FTA 등 이런 주제들은 어른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에 깊이 들어갈수록 자신들의 문제가 됐다고 소시오 회원들은 입을 모은다.
“남북 FTA 문제를 다뤘던 토론 시간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북한에 대해 잘 알지 못했을 때는 그저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적이라고 생각했는데, 관계를 잘 풀어나가면 경제적인 측면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동반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물론 복잡하게 얽힌 정치적이고 국제적인 문제들이 많긴 하지만요.”
막연했던 꿈을 구체적으로 만들어 준 소시오 활동
김한슬 양은 어렸을 때부터 화가를 꿈꿨다. 소시오 활동을 하면서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할지 확실해졌다. 미술과 사회학을 접목시켜 우리 사회의 문제를 다룬 그림을 캔버스로 옮기고 싶어졌다는 것. 그런 한슬 양에게 소시오 활동은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소재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일이라고 한다.
사회적인 약자의 권익을 지키는 정의로운 검사가 되고 싶다는 정윤주 양. 윤주양은 동아리를 처음 기획하고 만든 주인공이기도 하다. 3학년이 된 지금 후배들에게 회장 자리를 내어주었지만 동아리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대학입시라는 큰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보니 청소년들의 사회참여 기회는 적을 수밖에 없잖아요. 작년에 저와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과 의기투합해서 만든 동아리가 바로 ‘소시오’랍니다. 사회는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진화되어 가야 하지만 이는 사람들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소시오는 이제 2년밖에 안되었지만 앞으로 10년 20년, 교내뿐만아니라 지역사회의 더 많은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동아리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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