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거리를 찾아서

‘추억의 미나릿길’, 벽화 따라 걸으니 재미와 향수 새록새록

담장 벽화 사업 지속하는 천안KYC벽화동아리와 아산시

지역내일 2013-08-31 (수정 2013-08-31 오후 12:53:26)

천안 아산에 갈 곳이 늘었다. 어른들에게는 유년 시절 기억을 떠올리게 할 애틋한 풍경이, 아이들에겐 재미있고 이채로운 그림이 있는 곳. 대표적인 곳이 천안 중앙동‘ 미나릿길’이다.
천안시와 아산시 곳곳에서 최근 다양한 벽화를 발견할 수 있다. 천안KYC벽화동아리와 아산시가 각기 다른 이름으로 벽화사업을 지속한 결과다. 오래되고 침침한 골목길을 밝고 환하게 바꿔주는 벽화는 그 지역 주민들에게 활기를 불어넣고 도시 미관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고 있다. 


* 어릴 적 추억에 젖게 하는 벽화.

천안 중앙동 골목의 화려한 변신, ‘미나릿길 벽화마을’ =




지난해 벽화거리가 완성되기 전 미나릿길 골목은 낡고 지저분해 불쾌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곳이었다. 그러나 도심재생사업으로 시작한 ‘추억의 미나릿길’ 조성사업은 어두운 분위기의 골목길을 테마가 있고 생기 넘치는 녹색 골목길로 변모시켰다.
이곳에서 50년째 살고 있는 박명숙(78)씨는 미나릿길이 벽화거리로 바뀐 것에 대해 무척 흡족해했다. “이젠 유명해져서 전국에서 알고들 오더라. 동사무소 직원들과 대학생들이 더운 여름에 고생 많았지. 덕분에 골목이 환해지고 냄새도 안 나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벽화그리기 사업에는 통장협의회 노인회 등 8개 자생단체회원과 미술·디자인 전공자 21명의 아르바이트 대학생이 참여했다.
이건영 중앙동사무소 총무팀장은 “골목 곳곳에 추억이 샘솟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또한 아이들이 좋아하는 트릭아트도 골목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거대한 동물그림 앞에서 사진 찍는 재미에 한 발짝 떼기가 힘들 것”이라며 “천안을 상징하는 용이 그려진 벽은 파타일을 이용해 입체적으로 꾸며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고 설명했다.


* 파타일로 꾸민 천안상징 동물 용.

미나릿길을 방문한 장경아(44 아산 배방읍)씨는 “인터넷 검색하다 이런 길이 있다고 해서 무작정 남편과 함께 왔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보는 재미가 있다. 아이들이 오면 무척 좋아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곳은 6월부터 매주 일요일 천안 시티투어 정규코스 마지막 방문지로 정해졌다. 근처 중앙시장과 연계해 방문하면 볼거리 먹거리 등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KYC벽화동아리, 천안 넘어 충남까지 벽화봉사 다녀 =




천안KYC벽화동아리는 2008년부터 직산 서로사랑지역아동센터 외벽 벽화작업을 시작으로 무려 30여 곳에 이르는 천안 곳곳에 벽화를 그려왔다. 그 중 원성천변 벽화거리 만들기 사업 및 북면 양곡리 벽화마을 만들기 사업 등은 몇 개월에 걸친 큰 작업이었다. 


* 벽화동아리 회원들이 쌍용주공 7단지 안 쌍용종합사회복지관 계단벽에 벽화를 완성하고 
  한자리에 모였다.

많은 구간을 벽화로 다 채우거나 특별한 조형물을 세우진 않지만 밝고 환한 그림이 꼭 필요한 곳에는 서슴지 않고 달려가 예쁘고 정감 가는 벽화를 선사했다.
벽화동아리 김하나 단장은 “그림이 좋아서 시작한 일이다. 전국적인 거리미술동호회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다 강윤정 NGO사무국장의 권유로 천안에서 벽화동아리를 만들게 됐다. 밋밋한 벽이 아름답고 깨끗하게 바뀌었을 때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기쁨이 좋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벽화봉사를 자주 하지 못한다. 충북 옥천까지 가서 성공리에 벽화사업을 마쳤으나 비용에 비해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여태까지는 천안시 지원을 받아 진행했으나 지원비가 예전보다 감소한 이유가 크다.
김 단장은 “지역아동센터 및 대민시설 등 주로 소외된 지역에 벽화봉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업 후원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후원문의 : 578-9484)




아산시가 추진하는 ‘우리 동네 가꾸기 사업’ =




천안시는 시민단체가 봉사활동으로 담장벽화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아산시는 시가 중심이 되어 담장벽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산시는 ‘도시경관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우리동네가꾸기사업’을 시행하며 2011년에 이어 올해 송악 역촌리 담장에 물감을 찍었다. 역말마을이었던 스토리를 살려 테마가 있는 벽화로 꾸밀 예정이고 8월 안으로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 온양온천역 하부교각: 이순신장군의 발자취가 서린 교각. 

이희정 건축과 주무관은 “아산시는 2009년부터 도시 미관을 살리기 위한 사업을 지속해왔다. 온양1동부터 6동까지 다양한 벽화를 그려 지역 이미지를 개선했다”며 “벽화 뿐 아니라 조형물도 설치한 대표적인 사례가 온양온천역 하부 교각”이라고 말했다.
전통 5일장이 열리는 역 하부공간엔 온궁행렬과 온천에 대한 힐링 주제를 표현했다. 특히 운동기구가 들어선 역 하부공원은 이순신장군의 발자취를 더듬는 벽화를 교각에 표현해 아이들의 교육 장소로도 활용가치가 높다. 신창면사무소 앞길도 농촌의 특징을 살린 토속적인 벽화가 차를 타고 지나는 내내 눈에 띄는 곳이다.
아산시는 우리 동네 가꾸기 사업으로 문화관광체육부에서 주관한 ‘2009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했다. 이에 힘입어 오래되고 낡아 도시의 흉물로 방치되어 있던 옹벽 담장 등을 예술작품으로 재창조하는 공공예술프로젝트 ‘우리 동네 가꾸기 사업’을 지속추진하고 있다.




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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