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템플스테이
올 여름 휴가, 산사에서 보내보면 어떨까?
힐링이 대세다. 너도나도 힐링을 예기할 만큼 현대인은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관심이 많다.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다시 찾기 위해, 산사의 수행을 통해 가르침을 얻고자 템플스테이를 선택하는 이가 늘고 있다. 몸과 마음을 비워야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자아를 찾아 조용한 산사로 찾아든 사람들을 만났다.
박은전 리포터 jeonii@daum.net
산사에서의 하루로 몸과 마음의 힐링을
토요일 오후, 지리한 장마에 불어난 개울 물소리 외엔, 한적한 북한산 인근 흥국사를 찾았다. 북한산 가는 대로변에서 갈래 길로 10분 정도 걸으면 흥국사가 나타나는데, 표지판이 잘돼 있어 찾기 쉽다. 흥국사는 지금으로부터 1300여 년 전 신라의 원효 스님이 북한산 원효암에서 수행하던 중 북서쪽에서 상서로운 기운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지금의 절터에 흥국사를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흥국사에서는 천년의 시간을 보낸 이 땅에서 오랜 세월의 깊이를 느끼고, 천년의 바람이 함께한 이곳에서 지혜를 배우고, 그동안 미처 살피지 못했던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템플스테이를 진행하고 있다.
흥국사 템플스테이는 108배를 드리며 나만의 염주를 만드는 과정으로 시작된다. 한번 절하고 한 알 꿰고, 무의식적인 반복을 통해 육체의 고단함으로 마음을 비우는 수행이다. “백팔 배 할 때 들었던 기도문 구절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 닿았고, 기도하며 염원했던 간절한 마음이 염주 한 알 한 알에 깃든,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염주를 만든 것이 참 뜻 깊었다”는 한 참가자의 후기처럼 의미있는 수행과정이다. 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최재민(고양 화정동 대학생)씨는 “국가고시를 앞두고 있어 기도하는 마음으로 일배 씩 올렸습니다. 완성된 염주처럼 좋은 결실 맺고 싶어요”라며 백팔 배를 마친 소감을 전한다.
참 나를 찾는 과정
절에서는 식사도 수행과정이다. ‘양에 알맞은 그릇’이라는 뜻의 발우와 절에서 식사하는 것을 ‘공양’이라 하여 일컫는 ‘발우공양’은 모든 사람이 같은 음식을 똑같이 나눠 먹고 공동체의 단결과 화합을 추구한다. 먹을 만큼의 음식을 청결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말소리를 비롯한 그릇소리, 먹는 소리 등 일체의 소리를 내지 않는 수행이다.
저녁에는 탑돌이를 하며 소원을 빌거나 연꽃등 만들기를 한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나듯이, 고단한 세상사에도 그 마음을 닦아 아름답게 사는 지혜를 배우라는 의미다. 부처님 오신 날 절에 등을 다는 것도 부처님의 뜻을 온 누리에 밝히고 자신도 등불처럼 살고자하는 다짐의 표현이다.
틈틈이 포행을 하기도 하는데, 포행은 다리가 저리고 졸음이 와서 좌선을 할 수 없을 때 차분히 걸으며 하는 수행이다. 선방 안이나 마당을 천천히 걸으며 수행하는 것으로 호흡과 걸음이 조화를 이루고 보폭을 일정하게 유지해 산만해지지 않도록 한다. 시선은 앞으로 가볍게 내려 타인과 눈이 마주치거나 서로의 몸이 스치지 않도록 한다.
템플스테이 과정 중엔 차를 마시는 시간이 있다. 차는 정신을 집중해서 만들지 않으면 그 맛과 색, 향을 제대로 내지 못하기 때문에 차를 달이거나 마시는 일도 수행의 한가지로 본다. 또한 스님과 차담을 나누며 인연의 소중함을 배우는 시간을 갖는다. 새벽 4시경이면 아침예불을 올리고 참선을 행한다. 예불은 부처님에 대한 존경의 의미와 자신의 수행을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참선이란 선에 들어간다는 뜻으로, 선이란 정신집중을 통해 고요히 사유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신을 통일해 마음을 제어하는 수행방법으로 ‘참 나를 찾는 과정’이다.
흥국사 템플스테이는 매달 2,4번째 주말에 진행되며, 참가비는 3만원이다. 3번째 주는 20~30대 미혼남녀 각 열 명씩 참여하는 ‘산사의 싱글파티’를 개최한다. 2년 가까이 진행되어 온 프로그램으로 참가비는 무료다.
문의 02-381-7970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 203번지 www.heungguksa.or.kr
양혜정 (서울 잠실, 회사원)
“머리를 비우고 싶어 찾았어요”
주변에 템플스테이 다녀온 분의 권유로 머리를 비우고 싶어 오게 됐어요. 108배 하면서 염주를 꿸 때, cd에서 나오는 좋은 말씀에 귀 기울이며 가슴에 새겼어요. 몸을 힘들게 하니 머리 속을 채웠던 상념들도 사라지고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 같아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중 참선과 새벽 불공이 기대 되네요. 자신을 되돌아보는 좋은 시간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김정호 (고양 화정, 대학원생)
“몸과 마음이 많이 치유될 것 같아요”
그냥 한 번 와보고 싶었어요. 친구랑 인터넷으로 템플스테이 검색해보다 흥국사가 집 가까이 있어 참여하게 됐습니다. 1박2일 동안 몸과 마음이 치유될 것 같아요. 백팔 배를 채워야겠다는 생각만으로 힘든 줄도 모르고 했어요. 하나의 과정을 완성했다는 성취감도 들고 나만의 염주를 보니 뿌듯한 마음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사찰음식에 관심이 많은 데 발우공양 수행이 기다려집니다.
◆ 근교 템플스테이 할 수 있는 곳
파주 보광사
신라시대에 창건된 천년 고찰로 많은 불교 문화재가 있는 곳이다. 숙종의 후궁으로 영조 임금을 낳은 숙빈 최씨의 묘인 소령원의 능침사찰(왕과 왕비의 능침을 수호하고 그 명복을 비는 소임을 맡은 절)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템플스테이는 매년 7월중 개최하고 있으며 영조대왕의 효심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 13
문의 031-948-7700 www.bokwangsa.net
북한산 진관사
많은 사람들이 언제라도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일상의 편안한 휴식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템플스테이를 진행한다. 천년고찰 진관사에 머물며 직접 수행자들의 일상생활을 체험해 봄으로써 행복을 깨닫고, 깊이 있는 치유명상 프로그램을 통해 참 ‘나’를 돌아보게 된다. 휴식을 주는 자연과 스님들의 미소를 만나 보자. 청소년 템플스테이, 사찰음식 만들기, 깊이 있는 명상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 354번지
문의02-388-7999 www.jinkwansa.org
강화도 전등사
현존하는 한국 사찰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으며, 부처님의 가피로 나라를 지킨 호국불교 근본도량으로 역사와 권위를 간직한 사찰이다. 전등사 ‘어깨동무 템플스테이’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세대간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수행형, 휴식형, 문화체험형 영어 템플스테이 등을 진행한다.
인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635번지
문의032-937-0152 www.jeondeungsa.org
서울 종로 조계사
서울의 도심인 종로 한가운데에 위치한 유일한 전통 사찰로서, 휴식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24시간 경내 개방을 통해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혹은 불자든 아니든 간에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들를 수 있도록 했다. 템플라이프 프로그램은 스님과 함께 불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정신문화로써의 불교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 종로구 견지동 45번지
문의02-732-2115 www.jogyes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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